영화 ‘돈룩업’ 현재 사회 양극화와 알고리즘의 인권침해 풍자
“당신의 대장 용종개수도 먼저 알아”


*이 기사에는 영화 ‘돈 룩 업’에 관한 강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쉬(스마트폰 업체)는 당신의 정보 4천만건을 갖고 있다. 당신의 대장 용종 개수도 검진 결과 나오기 몇 달 전에 알았다. 당신은 도덕적 신념을 근거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쾌락을 좇고 고통에서 도망쳐요. 들쥐처럼. 그리고 죽을 때 외롭게 죽어요”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Don’t look up)’에서 나오는 대통령 후원자이자 실세 피터 이셔웰(마크 라이선스) 스마트폰 업체(배쉬) CEO(회장)가 주인공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교수에 퍼붓는 악담의 하나다. 알고리즘이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돈룩업은 현대 사회 극심한 양극화 현상과 스마트폰 IT 재벌기업이 알고리즘으로 개인 사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단면을 폭로한다.

특히 영화에서 배쉬 CEO인 피터 이셔웰은 인류 역대 부자 순위 3위라는 점 뿐 아니라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의 후원에 의해 형성된 막강한 파워를 동원해 영향력을 과시한다. 그는 지구로 향하는 혜성의 궤도를 변경하러 발사한 로켓과 위성을 다시 지구로 되돌리게 했다.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 혜성 발견 교수진 등이 회의실에서 발사장면을 지켜보던중 등장한 이셔웰 회장은 불쑥 들어와 대통령을 불러낸다. 대통령이 다시 회의실로 돌아와 “우리 임무에 관한 중대한 정보가 들어왔다”고 말한 뒤 발사한 로켓과 위성들이 되돌아왔다.

곧바로 이어진 각료회의를 주재한 대통령은 “세계가 곧 닥쳐올 위험으로 여겼던 존재가 알고보니 훌륭한 기회였다”며 “배쉬의 천체 지질학자들이 만든 분광계가 기적같은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터 이셔웰 회장은 “우리 천체 지질학자들이 지구로 오고 있는 바로 그 혜성에 그 광물들이 최소 32조 달러어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다른 금속까지 하면 거의 140조 달러 가치”라고 발사 위성을 되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배쉬의 탐사 채취드론, 약자로 BEAD라는 장비가 혜성에 착지해서 양자 분열 폭탄을 혜성 깊숙한 곳에 넣어 30개의 유성체로 분해시켜 지구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예고편. 사진=돈룩업 영상 갈무리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예고편. 사진=돈룩업 영상 갈무리

 

대통령 후원 기업 사주의 말한마디에 지구를 구할 계획도 번복한다는 설정이다. 이를 납득할 수 없는 민디 교수는 혜성을 발견한 박사수료생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에게 알렸고, 펍에서 지나가다 듣던 점원이 사실을 알려달라고 하자 결국 디비아스키가 그 자리에서 이 사실을 공개해버린다.

디비아스키는 “사람들도 알아야 해요. 혜성에서 금, 다이아몬드와 희귀 광물을 찾았대요, 그래서 지구에 떨어지게 둔대요. 부자놈들 더 부자 만들어주려고!”라고 폭로했다. 이를 보던 펍 손님들은 입을 벌린채 할 말을 잃는다. 생존을 위한 국민의 알권리조차 보장하지 않고, 가진 자들을 위해 정보를 은폐하는 행태는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 정보와 사생활을 감시하고 있는 IT기업 알고리즘의 실체도 드러난다. 대통령과 민디 박사가 배쉬 공장에서 제작중인 탐사 채취 드론을 보러 갔을 때 민디 랜들 교수가 “폭발의 싱크가 걱정되진 않느냐”면서 “이네스 박사의 보고서를 가져왔다. 제 많은 동료들이 이 프로젝트에서 해고되거나 사임했는데 이 임무에 의혹을 제기하다 그렇게 됐다. 동료 심사과정(peer review)을 공개적으로 받으라. 임무를 사업가(비즈니스맨)처럼 접근하지 말고”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셔웰 회장은 “비즈니스맨이라고? 당신이 날 아느냐. 이건 인간의 진화다”라며 “배쉬는 당신의 정보 4천만 건을 갖고 있다. 당신의 대장 용종도 검진 결과 나오기 몇 달 전에 알았다. 지금은 내댓개쯤 있더라”고 엄포를 놓는다. 이셔웰은 “난 당신이 무엇인지 누구인지 안다”며 “내 알고리즘은 소비자 유형 8종을 분석하는데, 당신은 라이프스타일 이상주의자다. 높은 도덕적 신념을 근거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쾌락을 좇고 고통에서 도망친다. 들쥐처럼”이라고 비난했다. 이셔웰은 이어 “우리 알고리즘은 심지어 사망 방식도 예측한다. 96.5%의 정확도로”라며 “우리가 만난 후로 당신을 좀 알아봤다. 당신의 죽음은 아주 하찮고 따분했다. 혼자 죽을 거다. 외롭게”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예고편. 사진=돈룩업 영상 갈무리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예고편. 사진=돈룩업 영상 갈무리

 

민디는 결국 방송에서 이 사실을 폭로하고 디비아스키와 함께 천체의 진실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사회가 이 문제로 둘로 양극화한 상황도 나타난다. 랜들 교수 등은 사람들에게 위(하늘에서 날아오는 혜성)를 보라(Look up) 하지만,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위를 보지 말고 고개를 숙여 앞에 놓인 길을 보라, 한걸음 한 걸음 내딛으라”고 한다. 지지자들은 돈룩업(Don’t look up:위를 보지마)을 외친다. 반대편에서는 랜들 박사가 대중들에게 “혜성을 안전하게 지구에 착지시켜서 이용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올린과 배쉬를 믿지 말고 각자 핵미사일을 발사해 지구를 구해달라”고 촉구한다.

하지만 결국 혜성이 밤 하늘에 뚜렷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이 “순거짓말이잖아”라며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물병을 집어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