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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9일 토요일

"내년 7월까지 일 극우와의 역사전쟁 시작됐다"

 [인터뷰] 호사카 유지 교수가 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신청' 전망

22.01.29 20:04l최종 업데이트 22.01.29 20:04l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하는 사도금광 전경.
▲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하는 사도금광 전경.
ⓒ ANN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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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논리 싸움입니다."

일본 정부가 28일 결국 문제의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신청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한일문제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관련기사 : 극우에 무릎꿇은 기시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신청 강행).

호사카 교수는 이 결정이 "정치적 기반이 약한 기시다 정권이 아베 전 총리 등 극우세력의 압력에 밀린 모양새"라며 "오는 7월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이번에 신청하지 않으면 보수지지층의 이탈이 우려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에 대해 대화를 시도하면서도 논리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즉, "조선인이 겪었던 것은 불법적인 강제노동이 아니라 합법적인 징용이기 때문에 등재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일본 측이 내세울 것이라고 호사카 교수는 예측했다.

호사카 교수는 인터뷰 내내 '논리싸움'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러면서, "이번 싸움이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세계에 알릴 기회"라면서도, 그러려면 "두루뭉술하지 않게 사실에 입각해 정확하게 분석한 논리를 개발해 일본 극우의 논리를 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통과되든 말든 올해 꼭 신청해야 하는 이유는..."

-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추천을 강행한 이유는 역시 아베나 극우 압박 때문인가.

"그렇다. 그건 확실하다. 자민당내 우파 의원들의 모임인 '보수단결모임'쪽에서 강하게 밀어붙였다. 특히 극우의 대표격인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 '보류한다고 해서 등재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는다, (한국이) 역사 싸움을 걸어온 이상 피할 수 없다'며 기시다 총리를 강하게 압박했고, 아베를 추종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도 '추천할 수 없는 이유나 장애물은 없다, 올해 꼭 추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어차피 한국 반대 때문에 통과되기는 어려울 텐데.

"그들로선 통과되든 말든 지금 신청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건 상당히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목적이 아주 강하다. 7월에는 참의원선거가 있고 그때까지 다른 크고 작은 선거들이 있다. 아베는 이번에 신청하지 않을 경우 보수층의 이탈이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 유력지 <요미우리신문>은 일주일 전 일본 정부가 한국 측의 반대 때문에 신청 보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그 이후 아베와 다카이치의 굉장한 반대가 있었다. 기시다 총리는 그들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정치적 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듯하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구불구불하고 좁은 에도시대 갱도와 달리 비교적 넓게 매끈하게 뚫려 있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구불구불하고 좁은 에도시대 갱도와 달리 비교적 넓게 매끈하게 뚫려 있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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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기반 약한 기시다 총리, 아베 등 극우파 공세에 밀려"

- 기시다 총리는 매번 아베 등 극우파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기시다의 기반이 확고하게 되려면 7월 참의원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그 후 3년 정도는 큰 선거가 없다. 이기면 기반이 상당히 안정돼서 장기집권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내 파열음이 나면 공천 과정에서 극우와 리버럴파 사이에서 싸움이 격화될 수도 있다. 그러면 기시다의 정치적 기반이 흔들린다.

또 오미크론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도광산 문제로 기시다를 비판하는 사람까지 많이 나타나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베이징올림픽에 정부관료를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 문제에서도 사실상 극우에 밀렸지 않나. 중국이 지난번 도쿄올림픽에 장관급을 보냈기 때문에, 원래 기시다도 답례로 스포츠청 장관을 보낼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아베와 다카이치의 공세에 밀려 결국 보내지 못하게 됐다."

- 기시다 총리의 스타일도 한몫 하는 것 같다.

"기시다는 아직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참의원선거에서 이길 때까지는 참자는 생각인 것같다. 이번에 사도광산을 세계문회유산으로 신청하면 양국간 논쟁이 계속되겠지만 물밑에서는 교섭을 하게 될 것이다. 아마 벌써 시작했을 것이다. 일 문화청 담당자가 한국과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기시다의 스타일은 모든 것이 등거리다. 정치적 스타일도 외교도 모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적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사실 자신이 외상일 때 맺은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도 아베와 한국의 입장을 절충한 것이다. 당시 그래서 양쪽 모두로부터 욕을 먹었다."

"일, 합법적인 '징용'일뿐 '강제노동' 아니었다고 주장할 듯"

- 향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일단 신청하고, 실제 심사는 내년 2023년 7월에 이뤄진다. 그땐 21개 국가가 심사국이고 2/3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한국은 가맹국이지만 이번엔 심사국은 아니다. 그러나 당사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 이것은 기록유산뿐만 아니라 문화유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본은 대화에 나설 것이고 아울러 논리공세를 시작할 것이다."

- 논리공세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논리를 말하는 건가.

"당시 사도광산에서 일어났던 것은 '강제노동'이 아니었다는 논리를 펼 것이다. 즉 '징용'일뿐이라는 것이다. 국가가 비상사태에 국민을 징용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법적으로 그때도 지금도 인정돼있다. 일본은 그 논리를 내세울 것이다.

반면, 강제노동이란 것은 ILO 규정에 불법적인 것이다. 예를 들면, 전쟁포로를 노동시키는 것은 징용이 아니다. 강제노동인 것이다. 그래서 군함도에서도 전시 강제노동문제가 된 전쟁포로들에게는 사죄를 하고 피해보상을 했다. 대만인이 아닌 중국인들도 중국은 전쟁 상대국이었기 때문에 징용이 아니라 강제노동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 배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 이제부터는 논리 싸움인 것이다."

- 반대로 한국 사람은 당시 일본인이었으니까 징용이지 강제노동이 아니라는 건가.

"일본은 대만인이나 조선인이나 모두 강제적으로 끌고 와서 노동을 시킨 건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한국은 이것을 한국은 불법이라고 하지만 일본은 합법이라고 한다. 당시 한국이나 대만은 일본이었고 그들이 노동한 것은 국가에 의한 합법적인 징용이었다는 논리다."

-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 아닌가.

"물론 한국의 논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 자체가 불법이니까. 한국은 1910년 8월 22일 이전 한일 간에 맺어진 협정이나 조약은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일제강점기는 불법이라는 입장이 한국의 법적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의 법적 입장은 1945년 8월 15일 이후가 무효이고, 일제 강점기는 합법이었다는 데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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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먹혀들 수 있는 정확한 대응 논리 개발해야"

- 한일간 과거사 문제의 근본을 건드리는 역사 논쟁이 되겠다.

"그렇다. 그러나 이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일본 간 논쟁을 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기 때문에 양국의 논리가 부딪친다. 그래서 군함도 땐 일본도 한국도 그런 논리 싸움을 지양하고 역사적 사실 그대로 전시관에 전시하자고 약속한 것이다. 조선인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가한 것은 사실이니까."

- 그러나 일본은 결국 그 약속 마저도 안 지켰잖나.

"작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가 일본측에 약속을 지킬 것을 지적했으나 현재까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극우들은 '징용'이 합법적이었고 조선인들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상당히 고생했었다고 주장한다."

- 오히려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논쟁 과정에서 세계가 조선인 강제노동을 알게 될 것이라는 얘긴데,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문제는 이쪽의 논리가 정확하게 세계에 먹혀들어가야 한다는 거다. 예를 들면 일본은 일제강점기 때 같은 국민이었기 때문에 조선인 노동자와 일본인 노동자간 차별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다. 그것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일본은 당시 같은 국민이었던 조선인들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뿐만이 아니라 상당한 차별대우를 했다. 이것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하다. 일본에도 있을 것이다. 두루뭉술하게 하지 말고 사실에 입각해 정확하게 분석해서 언론에 내놓을 수 있는 쉽고 명료한 논리를 내놔야 한다.

그리고 그런 논리를 국제적으로 공표하는 것은 한번에 그치지 말고 계속 말해야 한다. 한번 말했으니까 세계가 알게 됐다는 착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베는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거짓말을 몇 번이라도 반복하지 않나."

- 조선인들이 강제노역을 했다는 자료는 충분한가.

"충분히 있다. 한국 내에 연구자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연구자가 적고 그 작업을 이어갈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 일본과의 치열한 역사 전쟁이 다시 시작된 느낌이다.

"그렇다. 이제부터는 정말 논리 싸움이다. 극우 계열의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같은 경우는 대단한 논리파이다. 연설하는 것을 봐도 굉장히 자료에 입각해서 한다. 비록 왜곡된 극우쪽의 자료이지만 일단 논리성이 있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깰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내년 7월까지 그 싸움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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