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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5일 수요일

두 달 남기고 ‘마이웨이 윤석열’, 성공할 수 있을까

 

등록 :2022-01-06 04:59수정 :2022-01-06 07:3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을 63일 앞둔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윤석열식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자신을 축으로 한 ‘초경량 실무형 선대본부’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결정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다”라며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과 상의 없이 제시한 선대위 개편안을 공식 거부하고, 김 위원장도 사실상 해촉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정책·정무·공보 등 핵심기능을 자신 직속의 총괄상황본부로 일원화하는 개편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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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구설이 끊이지 않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도 이선 후퇴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핵관’으로 꼽히던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의원은 이날 당직과 선대위 직책에서 사퇴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4선의 권영세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정책·전략·홍보 등 핵심 기능만 선대본부에 남겨둔 채 나머지 본부는 모두 해체하기로 했다.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검사 출신인 그는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다.


선대위 해체, 김종인 위원장과의 결별로 요약되는 윤 후보의 결정은 자신의 방식대로 남은 60여일의 대선을 치르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 쪽은 초심과 정권 교체를 부각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해 정치의 길로 나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망가진 공정과 상식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맞섰던 뚝심과 강단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윤 후보는 급속히 이탈하는 청년층에게도 구애 메시지를 보냈다. 기자회견에서 “특히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의 결정에 긍정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이번 기회에 윤 후보도 심기일전해서 말조심도 하고 전문적인 것들은 공부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책과 정무 분야에서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중도층을 붙들어온 김종인 위원장과의 결별은 적잖은 손실이다. 여기에 윤 후보가 ‘내 방식대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선언을 한 만큼, 정권 심판론과 색깔론, 거친 표현을 앞세운 강경 보수 행보로 순식간에 지지율을 잃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를 개편했어도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인 ‘후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정치 경험이 없는 윤 후보가 적절한 메시지와 정무적 판단을 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의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으나 잘못된 언행과 실수가 이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26184.html?_fr=mt1#csidxa893308cdb84c4486cdd916e412f7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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