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유족 김덕종씨, 런던서 ‘세월호 2주기 포스터’ 사진 올리며 연대
로마 간 세월호 유경근씨 “옥시 피해자에 무한한 지지와 응원” 글로 화답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과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이 유럽에서 서로에 대한 지지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옥시 본사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영국으로 출국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덕종씨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런던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나타내는 포스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8일(현지시각) 오전 이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지난 3일부터 유럽에서 에스토니아호·힐스버러 참사 유가족 등과 만나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일정이 엇갈려 런던에서 만나진 못했지만 이들에게 ‘연대’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 등의 피해 사건은 생명 앞에서 국가의 할 일과 기업의 윤리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안방의 세월호’로 불리고 있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세퓨의 원료공급사가 있는 덴마크로 이동한 최 소장과 김씨는 현지에서 기자회견 및 시위를 하고 세퓨 사망자 추모 행사 등을 연 뒤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도 응답했다. 8일 세월호 참사 유족 유경근씨는 ‘억울하게 자식과 가족을 잃고 외롭게 싸워오신 옥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함께 첨부한 사진엔 이탈리아 로마에서 유씨와 세월호 참사 유족 윤경희씨가 ‘레킷벤키저(옥시 본사)는 103명이 넘는 한국의 산모와 아기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영문으로 적은 흰 종이를 들고 있다. 유씨와 윤씨 등 세월호 유족들은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2주 일정으로 독일과 바티칸, 벨기에, 영국 등 유럽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스웨덴 ‘에스토니아호 침몰 참사’와 영국 ‘힐스버러 압사 사건’등 해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유씨가 남긴 트위트에 팔로워들은 “피해자가 다른 피해자를 위로하는 국민행복시대... 마음이 아픕니다. 세월호, 옥시 꼭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지켜보도록 하겠다”,“세월호도 옥시처럼 조만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길 간절히 바란다”는 등의 답글을 보냈다.
글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사진 유경근씨 트위터,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