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에서 프랑스군 철수에 이어 미군도 철수를 결정하면서, 니제르 정권의 반제국주의 움직임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니제르는 오랫동안 서방 국가들의 군사 작전 기지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작년 7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니제르 군부 정권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화하며 서방 군대의 철수를 추진해 왔다.
프랑스 군대에 이어 미군도 니제르에서 철수 결정
프랑스는 테러리즘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바르케인 작전(Operation Barkhane) 하에 약 5,100명의 군대를 사헬 지역에 배치하고 있었고, 니제르에도 1,500명 정도 규모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 쿠데타 이후 니제르에서 프랑스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반프랑스 정서가 급증했고, 2023년 말 프랑스는 니제르에서 철수했다.
한편 미국 역시 프랑스군에 이어 철수해야 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미국은 2013년부터 니제르에 1,100명 규모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드론 기지와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미군 주둔 역시 테러리즘이 명분이었다. 니제르 군부 정권은 지속적으로 미군 철수를 요구해 왔고, 결국 미국은 2024년 9월 15일까지 철수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니제르 군부 정권은 미군 철수 요구, 니제르 민중은 니제르 군부 정권 지지
지난 3월 니제르 군부 정권은 미국과의 군사 관계를 단절하고 미국의 주둔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고 미국에 통보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니제르에서 철수를 거부하고 미군 주둔을 유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니제르 군부 정권은 니제르 주둔 미군 철수를 위해 어떤 압박을 가했을까.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아래 소개하는 미 공화당 의원과 미군의 한 내부 고발자의 발언을 통해 개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4월 중순 미 공화당의 한 의원은 의회 청문회에서 니제르에 주둔 중인 미군 병사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지금 니제르에는 약을 받지 못하고, 보급품을 받지 못하고, 우편물을 받지 못하는 군인들이 있다”는 실상을 폭로했다.
미군 내부 고발자 역시 바이든 정부가 니제르 군부 정권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니제르 주둔 미군이 취약한 처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니제르는 영구적인 군대 주둔을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며 우리에게 떠나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니제르에 있는 약 1,100명의 미군은 현재 니제르에 억류된 것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상의 보도를 통해 니제르 군부 정권이 니제르 주둔 미군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니제르 민중이 가세한 정황도 포착된다.
4월로 접어들면서 많은 니제르 민중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들 시민은 니제르 군부 정권과 니제르 민중단체의 요청에 따라 집결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날 참가한 한 시위대의 발언이다.
“우리는 니제르에서 미국인과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를 촉구합니다. CNSP(니제르 군사 정권 조직의 역어)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외국 군대를 철수시키려고 하는 CNSP를 지지합니다.”
니제르-미국, 9월 15일까지 미군 철수 공동성명 발표
결국 미국은 니제르 군부 정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군 철수에 동의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4월 22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나이지리아 총리에게 철수 의사를 통보하고, 철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니제르 군부 정권이 철수를 요구한 지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철수 의사를 밝힌 것.
니제르와 미 국방부는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4일(5.15~19) 간의 회담을 진행하고, 5월 19일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2024년 9월 15일까지 니제르 주둔 미군이 철수하며, 니제르는 철수하는 동안 미군의 보호와 안전을 책임진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