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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4일 토요일

세비 논란, 그리고 안철수란 이름의 비극

세비 논란, 그리고 안철수란 이름의 비극
(WWW.SURPRISE.OR.KR / 권종상 / 2016-06-05)

원 구성이 되지 않는다면 세비를 받지 않겠다는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의 말을 뉴스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뉴스가 나가고 나서 들러봤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보고 상단에 배치된 의견들을 읽어보면서 저는 솔직히 좀 화가 났습니다. 적지 않은 의견들은 안 대표의 의견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이지요.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인식은 이전에도 문제가 됐던 바 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저는 의원수가 지나치게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회는 말 그대로 각 지역 뿐 아니라 국민들의 입장을 다각도로 반영해야 하는 곳입니다. 오히려 어떻게 생각하면 국회가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기엔 작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함량 미달의 의원들이 자기들의 보스를 위해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하는 곳도 그곳입니다만, 우리는 4년마다 그들을 걸러낼 수 있는 권리를 갖습니다. 선거라는 과정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역할입니다. 물론 이것이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지언정, 국민의 감시와 참여는 국회의 역할을 올바른 쪽으로 유도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합니다. 참정권이라는 국민에게 주어진 권리만 잘 활용해도 국민들이 짜증날 일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저는 이 발언에서 안철수 의원이야말로 얼마나 스스로의 일에 대해 가치를 격하시키고 있는가를 봅니다. 지금 원구성 작업도 정치활동의 일환입니다. 안철수 의원 스스로야 대한민국에서 몇 번째로 손꼽힐 부자일수도 있지만, 가난한 국회의원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세비를 지급하는 것은 청렴하게, 특정 세력으로부터의 로비에 기대지 말고 소신을 갖고 일해달라는 것입니다. 세비는 국민의 혈세이니까요. 그리고 그 돈을 활용해 국민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라는 겁니다. 실제로 세비만으로는 국회의원 활동을 열심히 하기엔 부족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정치인들은 후원을 받는 것이지요.
안철수 의원의 이번 발언에서 제일 문제라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 발언이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겨 자신의 인기를 챙기려는 저열함이 묻어난다는 것입니다. 정치는 혐오를 통해 이뤄지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정치는 더 정확한 대표성을 확보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조율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소외계층들의 대표들도 더 많이 원내로 들어와야 합니다.

그 때문에 저는 지역구도 지역구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례대표 의원들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또 더 나아가 지금의 소선거구제의 한국 총선 제도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 아예 모든 선거를 정당 지지도를 제대로 반영하는 독일식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믿습니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CEO 마인드로 세워지는 게 아닙니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물론 직접민주주의처럼 민의를 직접 반영하지는 못하기에 완전히 효율성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도 효율성을 들이대는 순간 현실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돈 있고 권력이 원래부터 있는 사람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렇게 현실정치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이 주요 대권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건 한국 정치의 비극입니다.


시애틀에서...
http://surprise.or.kr/board/view.php?table=surprise_13&uid=30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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