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6년 6월 5일 일요일

정권교체 원한다면 한경오와 입진보들을 거부하라

정치는 생물, 선거는 생물의 오욕칠정이 빚어내는 진화
김갑수 | 2016-06-06 09:15:3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한 김대중의 관점은 탁견이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인다. 그러므로 변화하지 않는 정치집단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정치가 생물’이라는 말은, ‘정치는 수학이 아니다’라는 말과도 거의 같은 뜻을 갖는다. 그런데 정치적 식견이 얕은 이일수록 정치의 생물성 대신 수학성에 의존한다.
2017년 정권교체를 지선의 목표로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야당이 어떻고, 친노가 어떠며, 입진보가 어떻다고 한들, 아무려나 새누리보다는 나을 거라고 한다.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나도 차기 정권교체의 시대성과 당위성에 이의를 달아본 적이 없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오늘의 야권이 35% 이상의 철옹성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수구보수세력과 싸워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야권 내 공정한 경쟁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공정한 경쟁이란 역량 있는 후보가 돌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역량 있는 후보들이 나와서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공정 경쟁이 없이 후보가 결정되면 수많은 유권자가 기권하거나 새누리로 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야권 특정세력만으로는 보수수구를 이길 수 없는 것이 한국 정치지형의 특수성이다.
우리 국민은 불공정한 경쟁의 승리자를 선택하기보다는 차라리 야권 분열을 원하며 분열 가운데서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법을 배웠다. 이것은 1987년 대선 다음의 일이다. 이후 선거들은 대체로 이런 양상으로 귀결되었으며 또한 이것은 지난 4.13 총선으로도 다시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정치적 안목이 얕거나 파당적 사심이 있는 사람들은 해묵은 ‘야권분열’과 낡아빠진 ‘야권연대’ 타령만을 주야장천 늘어놓는다.
내가 보기에 정치적 식견이 얕고 파당적이기는 뉴스영세기업 ‘한경오’와 학벌 좋은 입진보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총선 야권은 이들의 뜻과는 반대로 제3당이 출현하여 여소야대를 구축할 수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4.13 총선은 지금의 유권자가 최소한 한경오나 입진보들보다 현명하다는 것이 여지없이 입증된 사건이었다.
4.13 총선에서 국민은 야권 후보가 미리 일방적으로 하나로 뭉치지 말라고 명령해 놓았다. 설령 뭉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좋은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두 명의 유력한 후보가 대등하게 돌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사실 문재인과 안철수가 대등하게 돌출했던 지난 2012년이 정권교체의 호기였다. 그런데 문과 안은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서 진 것이다. 이때도 역시 한경오와 입진보들이 안을 윽박질러서 주저앉혔다. 그들은 ‘후보적합도’라는 해괴한 여론조사를 만들어 문재인을 편파적으로 밀었다.
안철수 지지자가 상당수 기권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유감스럽게도 한경오와 입진보들은 그때의 우매한 짓거리를 지금 다시 똑같이, 아니 더 노골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이래서 나는 2017 정권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한경오와 입진보들이 문제다. 그들은 여전히 야권 유권자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라. 김영삼과 김대중의 돌출과 경쟁 이후 김영삼과 김대중은 차례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후 2002년 선거에서도 노무현과 정몽준이 대등하게 돌출했기에 노무현이 최종 승리를 얻을 수가 있었다. 나는 만약 정몽준이 없었더라면 노무현의 당선은 어려웠다고 본다. 거듭 말하거니와 정치는 수학이 아니라 생물이라는 점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이회창이 1997년, 2002년 두 번씩이나 거듭 깨진 것은 그가 수구보수 진영에서 대세론을 행사한 비경쟁 후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수구보수세력에서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대등하게 돌출하여 치열하게 치고 박더니만, 결국 이명박, 박근혜가 차례로 대권을 쥐게 되었다.
지금 시점에서 문재인의 출마를 상수로 본다면, 문재인과 지지층이 다른 후보 하나가 대등하게 돌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이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온다면 안철수가 되든지 손학규가 되든지 아니면 다른 누가 되든지 간에 일단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줄 의향이 있다.
문재인의 잘못을 지적하면 왜 박근혜는 비판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일단 논점일탈이기도 하지만 대단히 근시안적인 졸견이다. 게다가 아전인수식 발상이기도 하다. 나는 통합진보당의 지지자였다. 이석기 내란조작 터졌을 때, 그리고 통합진보당 해산 당할 때 당신들 중에서 90% 이상은 박근혜 편을 들지 않았던가?
아직도 박원순은 ‘선’이고 변희재는 ‘악’인가- 6.10 체제의 전복 없이는 민주도 통일도 없다
박원순은 처음 알았다고 한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세 번씩이나 발생했음에도, 서울시장인 그가 '메피아'의 실체를 몰랐고 그들의 특혜 계약과 특혜 임금 등, 불평등 불공정 거래 내용을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한다. 과연 지난 5년 동안 그는 이것을 몰랐을까?
<노컷뉴스> 보도에 의하면 서울 메트로는 이번 사고를 낸 은성 피에스디 등 5개 하청회사를 먹이사슬로 삼아 자기들의 퇴임 후 안전 직장으로 이용해 먹었다. 게다가 그들의 급료는 실제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비정규직보다 2~3배나 되었다.
은성피에스디에는 김 군과 같이 저임금을 받으며 중간착취를 당하고 있는 10~20대 노동자가 많다. 2016년 현재 총원 143명 중 10대 22명(15%), 20대 17명(12%), 30대 21명(15%), 40대 10명(7%), 50대 26명(18%), 60대 47명(33%) 등이다.
용역비용에는 관리비, 이윤 등도 포함돼 있다. 결국 용역업체 자체 채용자들에게는 강도 높은 노동을 시키며 저임금으로 착취하면서 서울메트로 전적자를 위한 임금 보전 내지 업체 이윤으로 더 가져간 것이다. 요컨대 서울메트로는 먹이사슬의 정점에서 단물을 빼 먹은 것이고, 서울시는 외주화로 중간착취를 하면서 안전 부실의 환경을 계속 방치해 왔던 셈이다.
박 시장은 희생된 김 군 어머니에게 김 군을 ‘명예 기관사’로 임명하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김 군의 어머니가 말한 거절 이유에 사태가 다 요약되어 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서울 메트로 같은 (추잡한) 회사의 직원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한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시의회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메트로 사장에 지하철 비전문가 이정원 씨를 임명했는데, 그는 사장뿐 아니라 수많은 ‘자기 사람’을 서울메트로를 비롯한 도처 서울시 산하기관에 낙하산으로 심어놓은 사실이 새로이 드러났다.
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시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 아울러 나는 박원순 시장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하고 싶다. 박원순 시장은 어떤 사람일까? 그를 지지하고 그에게 표를 준 우리는 과연 박원순을 제대로 알고나 있었을까?
일찍이 20억 고액연봉에다 온갖 비리, 불법을 자행한 지휘자 정명훈을 감싸고 돈 박원순 시장, 그는 서울시청 홍보에는 195명의 직원을 투입 중이다. 박 시장은 사고 직전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고, 자기 부인의 고향인 충청도를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나는 박원순의 저서를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약력에 단국대학 졸업이 누락되어 있다. 반면에 그는 두세 달 다닌 서울대(사회계열) 학력은 반드시 기입해 놓았다. 어떤 책에서는 아예 ‘서울법대’라고 사실과 다르게 기입해 놓은 것도 있다. 4년씩이나 다니고 졸업한 ‘단국대학 사학과’를 자기 삶에서 배제했던 그를 나는 이해하기가 어렵다.(말썽이 난 후 네이버 학력 등 고칠 수 있는 것은 지금은 고친 상태)
박원순은 서울시장 선거 텔레비전 토론에서 ‘천안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나경원의 질문에 ‘북한의 소행으로 본다’고 태연하게 답변했다. 또한 그는 2013년 종편 A에 출연하여 이석기 의원의 국가보안법 적용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자주민보> 존폐 문제에 지자체장으로서 권한 행사를 기피하더니, 슬며시 일처리를 사법부에 전가해 버렸다.
박원순은 다른 종편과의 인터뷰에서는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청구는 정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내가 알기로 2011년 박원순 시장 선거운동에 가장 헌신적이었던 사람들이 바로 통합진보당 청년당원들이었다.
내친 김에 그의 과거를 더 추적해 보기로 하자.
“권양...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기를 삼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이 사람은 누구인가?”
이것은 한국 법조계에서 ‘시대의 변론’으로 회자되는 조영래 변호사의 것이다. 그 유명한 부천서 성고문사건(1986년) 1차 변론서의 서두 문장이다. 아래 두 글을 읽어 보자.
1) “1차 변론서의 초안은 박원순이 담당했다... 그러나 박원순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초고를 일별한 조영래는 아무 말 없이 덮어 둔다... 변론 기일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조)영래는 자신이 직접 펜을 들었다.”(안경환 저, 『조영래 평전』, 323쪽)
2) “1차 변론요지서의 초안을 필자가 잡아주었더니 그는 거의 다시 쓰다시피 재작성했는데...이 1심 변론요지서는 이 시대 최고의 명문 중의 하나가 되었다.”(박원순 저, 『역사가 이들을 무죄로 하리라』 441쪽)
당시 조영래는 39세였지만 세상이 인정하는 대변호사였다. 반면 박원순은 30세의 무명 변호사였다. 그런데 그는 스스로, 조영래의 1차변론서 초안을 자기가 ‘잡아 주었다’고 표현했다.
나는 사람을 평가할 때 이런 사소한 것들을 더 중시한다. 박원순은 대부분의 학·경력 기재가 석연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장 당선 전 그는 방배동 60평 아파트에 월세로 살았다고 했다. 그는 얼마나 책이 많은지 아파트 거실까지 마치 도서관 서고처럼 층층이 책꽂이를 나열해 놓은 것을 보았다. (아파트에 자기 혼자 사는 것도 아닐 터인데 어떻게 거실까지 다 자기 책으로 점유할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조금 의아했다. 참고로 나는 내 책을 내 방 외의 곳에는 두지 않는다.)
박원순의 저서 중에 <역사가 이들을 무죄로 하리라>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여기서 ‘이들’이란 대부분 국가보안법 위반자들이다. 그런 그가 서울시장이 되고는 이석기에게 ‘국가보안법 유죄’를 단죄하는 발언을 했다. 박원순은 이와 별도로 『국가보안법 연구』(전 3권)라는 저서로 이름을 날렸다.
그렇다. 혹시 그의 반생에 걸친 저술과 운동은 모두 매명의 수단으로 이용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박원순처럼 재벌 돈으로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서울시장에 최초 출마할 때에 백두대간을 등반하고서 덥수룩한 수염을 달고 나타났다. 알고 보니 그의 등반은 재벌 코오롱으로부터 무려 1억 원 상당의 지원을 받은 이벤트였다.
아래 명단은 우리가 한껏 조롱하기도 하는 변희재가 올린 것이다. 이노근 의원실에서 제공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박원순이 낙하산으로 심어 놓은 ‘박원순 사람들’ 명단이다.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이 음습한 야심과 함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마당에 우리는 무조건 ‘박원순은 선이고 변희재는 악’이라고 할 수 있겠는지? 낙하산을 탄 사람들은 모두 6.10 체제의 수혜자들이다. 그러고 보면 수구화된 헌법재판소도, 기득권화된 민주노총도, 심지어 사이비 진보정당 정의당까지도 모두 6.10의 산물들이다. 6.10 체제의 전복 없이는 더 이상 이 땅에서 민주도 통일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크린도어 사건으로 박원순을 비판하니까 비슷한 반응들이 또 나온다. 박원순을 까는 것은 종편 프레임이라나 뭐나? 하지만 나는 견해가 다르다. 한경오가 종편에 앞서 야당 잘못한 것을 치고 나와 야권을 정화시켜야 보다 강한 야권이 구축될 수가 있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에서는 필히 반대급부를 계산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박원순 지지자가 7%라면, 박원순과 한패인 야당이 싫어 기권하거나 새누리로 가는 유권자가 7% 이상일 수도 있음을 헤아려야 한다. 정치가 생물이라면 선거는 그 생물의 오욕칠정이 빚어내는 또 한 차례의 폭발적인 진화이다. 앞을 내다보는 자만이 큰 승리를 얻을 수가 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4&table=c_booking&uid=328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