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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6일 목요일

문제는 고등어와 경유차 아닌 정부의 무책임이다

문제는 고등어와 경유차 아닌 정부의 무책임이다 

장영기 2016. 06. 17
조회수 160 추천수 0
미세먼지 사태와 관련한 4가지 근본 질문
 
1. 미세먼지 사태 갑작스런 일인가
2. 대기오염 주범은 무엇인가
3. 경유차 운전자는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
4. 경유가격 인상은 서민을 고통스럽게 하는가

05592366_R_0.jpg» 6월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 대책이 졸속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 미세먼지 사태 갑작스런 일인가
 
최근 4, 5월의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 상태는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하였다. 연일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되고 미세먼지는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결국 정부에서는 6월 3일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발표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묻고 있다 “올 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체 무엇 때문에 대기오염이 높아진 거야?”
 
대기오염도의 변화를 설명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오염 배출량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기상조건의 변화이다. 올 봄 갑작스런 오염 배출량의 큰 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상 조건의 악화에 따라 고농도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태는 갑작스러운 것인가? 2014년 전국 260여개 대기오염측정소에서 연간 대기환경기준 달성률을 보면 이산화질소의 일평균 농도 기준 달성률은 65.6%, 미세먼지의 일평균 농도 기준 달성률은 8.2%, 오존의 1시간 평균농도 기준 달성률은 37.5%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는 더 형편없는 수준이었고 이러한 상황은 최근 수년간 반복되는 일이었다. 
 
대기오염 사태가 전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다만 삶에 쫓기다 보니 우리의 대기질이 형편없다는 것에 둔감해졌고, 대기환경기준을 제대로 달성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이것이 대기관리의 국가 정책목표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고농도 대기오염 상황은 배출량의 변동이 크게 없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번 정부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은 곧 기온이 더 오르면 오존 특별대책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오존은 마스크로 막을 수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대기오염 주의보가 계속 발령되더라도 노약자의 외출을 자제하라는 것 이외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긴급 대책은 별로 없다. 우리는 정부한테 인접 국가로부터 받는 대기오염 영향이 큰 불리한 조건에서 왜 대기오염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서 고농도 대기오염 발생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지 못했나고 물어야 한다. 

2. 대기오염의 주범은 무엇인가

05592452_R_0.jpg»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3일 오전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박근혜 정부의 미세먼지 졸속 대책 규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발표를 앞두고 '경유값 인상', '고등어 구이' 논란 등의 대책을 흘려가며 국민을 우롱한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근본대책을 촉구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기오염 고농도가 계속되자 언론이 대기오염 주범 찾기에 나섰다. 고농도 대기오염을 일으킨 원흉으로 중국, 경유차, 석탄화력, 비산먼지에 이어 급기야 고등어까지 등장하면서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앞에 언급된 모든 요인이 종합적으로 대기오염에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배출원별 기여율에 대해 서로 다른 표현이 나오면서 주범 논쟁은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대기오염 기여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3단계의 기여도를 설명하여야 한다. 
 
1단계는 배출량 기여도이다. 이는 어떤 배출원에서 얼마나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느냐 하는 것이다. 배출량 기여도는 공간 범위를 정하여 같은 지점에서 배출된다고 가정하고 상대적인 배출량의 크기를 비교하는 셈이다. 배출 기여도는 대기오염 해석과 관리의 기초자료가 되지만 이 기여도에 따라 우리가 대기오염물질을 호흡하는 것은 아니다. 
 
2단계는 농도 기여도이다. 배출기여도를 기초자료로 하여 추정되는 우리가 마시는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설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으로부터 장거리 이동하는 농도를 추정하고, 대기 중에서 2차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의 농도를 해석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화학적인 측정 분석, 대기 확산 모델링에 의한 분석 등이 활용된다. 
 
따라서 농도 기여도는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어떤 기법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추정값이다. 그러나 많은 뉴스가 배출기여도인지 농도기여도인지  또한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고 강조하고 싶은 내용만 얘기하니 시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3단계는 위해성 기여도이다. 대기오염 개선의 관심은 최종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피해를 받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위해성 기여도이다. 즉 같은 미세먼지 농도라도 흙먼지인지 디젤매연인지에 따라 인체 위해도의 크기는 다른 것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초자료와 분석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는 농도 기여도에 대한 분석은 상당한 수준에 접근했다고 본다. 그러나 위해성 기여도에 대한 분석은 아직 준비 단계 수준이다. 
 
정부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경유차에 대하여 수도권 지역 초미세먼지의 1차 배출기여도는 약 24%를 차지하지만 2차 생성을 고려한 배출기여도는 약 29%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종합적 농도기여도와 위해도 기여도는 아직 제시되지 못하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기 위해성 평가(MATES)에서 디젤 미세먼지 농도가 대기 중 초미세먼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 정도 되지만 대기위해성에서는 약 84%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의 경우 미국보다 디젤엔진 기여율이 높기 때문에 상황이 이보다 더 나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제 ‘경유차 배출량이 몇 퍼센트인데, 비산먼지 배출량이 몇 퍼센트인데, 주범이 아닌데 억울하네!’라는 주장이 계속된다면 근거가 배출기여도인지 농도기여도인지 위해도를 고려한 것인지 다시 물어보아야 한다.
 
3. 경유차 운전자는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

04975381_R_0.jpg» 클린디젤이라며 정부가 각종 혜택을 주었던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최근 경유차에서 미세먼지와 질산화물이 많이 배출되어 1차적으로 또한 2차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는 사실이 많이 보도되었다. 그러자 경유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죄인 취급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경유차를 구입한 시민들은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연비가 좋고 유류가격도 저렴하며 클린디젤이라는 홍보에 구입 결정을 많이 하였을 것이다. 
 
경유차를 구입한 시민은 이제 자동차 제작사한테 왜 자동차를 판매할 때 배출되는 대기오염 정보에 대해서는 눈에 잘 띄지 않게 조그맣게 구석에 썼느냐고 물어보아야 한다. 연비는 왜 과장하였는지, 휘발유차보다 경유차가 더 많이 배출시키는 블랙카본이 지구온난화에 상당히 기여한다는 사실은 왜 숨겼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다른 어떤 물질보다 폐암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왜 밝히지 않았는지 물어야 한다. 경유차가 실내 검사조건에서는 질산화물을 기준치 이내로 배출시키지만 실제 도로에서 주행하면 기준의 수십배를 배출시킨다는 사실을 왜 속였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경유차를 구입한 시민은 무엇보다도 정부에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국가시스템은 도대체 무엇하고 있었느냐고 물어보아야 한다. 전혀 클린하지 못한 디젤을 클린디젤이라고 먼저 홍보하며 경유택시를 보급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제 와서 경유차 운전자에게 왜 경유차를 구입하여 대기오염을 가중시켰느냐고 비난한다면, 그것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왜 그 당시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살균제를 샀느냐고 비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4. 경유 가격 인상은 서민을 고통스럽게 하는가

05112541_R_0.jpg» 미세먼지 대책은 도로변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회적 신체적 약자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미세먼지 대책에 고민하던 환경부는 경유 사용량을 줄이기 위하여 경유가격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그러자 경제 부처와 여당에서는 경유가격 인상은 서민들에게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였다. 덕분에 유류가격 조정은 뒤로 미뤄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과연 경제 부처는 서민들을 걱정하여 경유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것일까.
 
당연히 경유가격 인상을 서민들이 부담하게 하면 서민들에게 고통이 된다. 그러나 경유가격 인상의 목적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경유 사용량의 감소는 경유차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목적에 동의한다면 정부는 당연히 경유가격의 부담은 서민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도시지역의 평균오염도보다 도로 인근지역의 대기오염도와 위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도로와 도로변에서 일하는 많은 서민의 건강은 최악의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고통을 진정 걱정한다면 서민들의 주머니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어떻게 서민들의 호흡 고통부터 줄여나가야 할지 고민하여야 한다.
 
장영기(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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