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6년 6월 9일 목요일

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바뀐 이유

[당대회분석]④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바뀐 이유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6/06/10 [00:11]  최종편집: ⓒ 자주시보
36년 만에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가 3박 4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북한은 노동당이 국가와 사회 전반을 이끄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당대회의 결과는 향후 북한이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에 NK투데이는 제7차 당대회의 내용이 담긴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중심으로 당대회 결과를 집중 분석하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 <사진 7> 2016년 5월 8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채택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결정서'에 따르면, 김정은 당위원장은 당 제7차 대회에서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가장 정당한 통일방략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당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하고 정립한 통일원칙과 통일방안을 계승하는 한편 새로운 통일방략을 제시한 것이다. 위의 사진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회의장을 촬영한 것이다. '백전백승 일심단결'이라는 구호가 보인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업총화보고 총결기간 평가의 두 번째 내용은 성과 부분으로 소제목은 '강성국가건설에서 이룩한 자랑찬 성과'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1998년 4월 8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공개했다.

2000년 1월 1일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 따르면 '사회주의 강성대국'이란 "국력이 강하고 모든 것이 흥하며 인민들이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이 사는 사회"다.

이후 2011년부터 '사회주의 강성국가'란 표현이 나오면서 '강성대국'이란 표현은 점차 사라졌으며, 현재는 '사회주의 강성국가' 혹은 '사회주의 강국'이란 표현만 사용하고 있다.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바꾼 것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성대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어서 목표를 '강성국가'로 낮췄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북한에서 '강성대국'과 '강성국가' 사이에 차이를 둔 적도 없고, 어감 차이 말고는 '강성국가'가 '강성대국'보다 낮은 목표라는 근거도 없다.

또한 목표 하향 문제라면 북한이 공식적으로 '종국적 목표는 강성대국이며 당면 목표는 강성국가다'라고 하면 그만이므로 위와 같은 견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북한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도 당면 목표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제시하면서 다음 목표로 '사회주의 강성대국'이 아닌 '주체혁명위업의 최후승리'를 명시했을 뿐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바꾼 이유를 설명한 적이 없다.

다만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우호적 관계에 있는 강대국들을 비판할 때 '대국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국'이란 표현의 부정적 어감을 피하기 위해 '강성국가'란 표현을 도입하지 않았나 추정해 볼 수는 있다.

사업총화보고는 강성국가 건설의 성과를 크게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과 '경제건설, 문화건설'로 나눠서 정리했다.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은 이미 건설한 분야며, '경제강국, 문명국'은 아직 건설 중인 분야라서 이렇게 구분한 듯하다.

정치강국, 사상강국, 청년강국…

사업총화보고는 '정치사상강국'의 의의를 두고 "사상과 정치는 사회생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회주의강국건설에서 선차적으로 나서는 중요한 과업"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총화보고는 '정치사상강국' 건설 성과를 크게 ▲'주체의 사상론' ▲'일심단결의 혁명철학' ▲'자주의 정치노선'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주체의 사상론'이란 "혁명과 건설에서 사상이 기본이며 사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밝힌 이론"이다.

사업총화보고는 북한이 "주체의 사상론"에 입각해 "사상교양사업, 정치사업"을 앞세운 결과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이 "견결한 혁명투사"로 성장했고 "이색적인 부르주아 사상문화" 유입을 막아냈으며 결과적으로 "온 사회가 주체사상, 선군사상으로 일색화" 된 "불패의 사상강국"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일심단결의 혁명철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사상으로 "하나의 사상, 하나의 중심에 기초한" "수령, 당, 대중의 일심단결"을 의미한다.

사업총화보고는 "전당과 전체 인민이 수령을 중심으로 사상의지적으로, 도덕의리적으로 굳게 뭉친 온 사회의 일심단결을 실현"했다고 평가하고 특히 "당의 인민사랑의 정치, 인덕정치"를 통해 ▲당에 대한 신뢰 강화 ▲정치적 안정 보장 ▲당-민 혼연일체 공고화 등을 실현해 "온 사회가 서로 돕고 이끄는 화목한 대가정"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자주의 정치노선'이란 "모든 문제를 우리 인민의 이익과 우리나라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풀어나간다는 것으로 사업총화보고는 이를 통해 "세계정치무대에서 존엄 높은 정치강국으로서의 권위와 영향력을 당당히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총화보고는 '정치사상강국' 영역에서 특이하게 '청년강국'에 대한 평가도 했다.

'청년강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롭게 제시한 용어다.

2015년 8월 27일자 노동신문은 '청년강국'의 의미에 대해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실한 강력한 청년전위조직과 수백만의 청년대군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선봉대적, 돌격대적 역할에 의하여 약동하는 젊음으로 비약하며 부강번영하는 나라, 선군청년전위들의 고상한 정신도덕적 풍모와 진취적이며 무궁무진한 힘과 열정에 의하여 온 세상에 청춘의 기상과 위력을 떨치며 승승장구해나가는 전도양양한 나라"로 설명했다.

사업총화보고는 "청년중시를 전략적 노선으로 틀어쥐고 청년들을 주체의 혈통을 이어나가는 혁명의 계승자로 튼튼히 키움으로써 세상에 둘도 없는 청년강국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집중하고 "청년동맹에 큼직큼직한 일감들을 맡겨" 청년들을 키웠다고 해설했다.

'교양'과 '실천'으로 청년세대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을 언급하며 "청년전위들이 창조한 백두산영웅청년정신은 오늘의 시대정신"이라고 규정했다.

마음먹은 대로 첨단무기를 만들 수 있다?

사업총화보고는 총결기간 "선군혁명노선, 자위의 군사노선을 관철하여 우리 조국을 불패의 군사강국으로 강화 발전시킨 것"을 "특출한 성과"로 꼽았다.

먼저 인민군대에 대해 '혁명강군', '주력군'으로 준비되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최고사령관을 중심으로 단결 ▲혁명적 군풍과 강철 같은 군기 확립 ▲정규화적 면모 확립 ▲김일성-김정일군사사상과 전략전술로 무장 ▲높은 실전능력 구비 ▲우리식 현대적 공격·방어수단 구비 ▲혁명적 군인정신 발휘 등을 성과로 꼽았다.

또한 인민내무군에 대해서도 "수령보위, 제도보위, 인민보위의 사명과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민내무군은 우리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 소속 준군사조직으로 우리로 치면 과거에 있었던 '전투경찰'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며 주로 기관·공장 경비나 건설에 투입된다.

다음으로 사업총화보고는 국방공업과 국방과학기술 부문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보고는 "당의 국방중시사상"에 따라 "우리 식의 새로운 주체무기 개발 사업"을 벌여 "국방공업발전에서 최첨단돌파의 전망"을 열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국방과학기술이 "최상의 경지"에 올랐고, 국방공업은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 내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핵무기와 관련해 "세 차례의 지하 핵시험과 첫 수소탄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세계적인 핵강국"이 되었으며 미국의 "핵위협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사업총화보고는 사회 전반의 국방태세에 대해 "온 사회에 총대중시, 군사중시기풍이 확립되고 민간무력의 싸움준비완성에서 전환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사업총화보고는 군사강국 건설을 통해 "조국의 강성번영과 주체혁명위업의 승리를 위한 확고한 군사적 담보를 마련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수호할 수 있게"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정치사상강국과 군사강국의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자립경제 토대 닦아

사업총화보고는 총결기간 "자립적 민족경제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다지고 경제강국 건설의 도약대를 마련"하였다고 평가했다.

먼저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가 적극 추진"된 점을 성과로 꼽았다.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 노선은 1978년 제2차 7개년 계획에서 제시된 경제 노선으로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재차 확인된 내용이다.

'인민경제의 주체화'란 "자기 나라의 자원과 기술에 의거하여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경제를 건설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보고는 '주체화'의 사례로 ▲안변청년발전소·희천발전소·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등 발전소 건설 ▲전망이 좋은 탄광·광산 개발 ▲주체철·주체비료·주체비날론 생산공정 건설 등을 꼽았다.

발전소 건설이나 탄광·광산 개발은 필요한 전기와 석탄, 지하자원 등 원료·연료를 자체로 생산하는 의미가 있다.

주체철·주체비료·주체비날론은 북한에서 생산하는 무연탄, 석회석을 이용해 철강·비료·섬유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외부 원료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갱생의 상징이다.

'인민경제의 현대화'란 "뒤떨어진 기술을 선진기술로 개조하여 인민경제의 기술장비 수준을 높인다는 것"을 뜻한다.

보고는 '현대화' 사례로 ▲공장, 기업소의 설비와 생산공정 현대화 ▲현대적인 기계제작기지와 전자, 자동화요소와 기구생산기지 건설 ▲체신·운수·건재 등의 현대화 등을 꼽았다.

'인민경제의 과학화'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모든 부문의 생산과 경영 활동을 높은 과학적 토대 위에 올려 세운다는 것"을 뜻하며 보고에서 별도의 사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사업총화보고는 '인민생활 향상' 부문에 대한 성과를 평가했다.

먼저 식량생산에 대한 성과를 꼽았는데 ▲종자혁명과 감자농사혁명 ▲이모작과 과학농사 ▲32만여 정보 토지정리 ▲1만여 km 자연흐름식 물길 건설 ▲축산기지·양어장·채소온실·버섯농장·과수원 등을 곳곳에 현대적으로 건설 ▲수산업발전의 돌파구 확보 등을 제시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식량 문제에 많은 투자를 해 생산량을 꾸준히 높여 왔으며 최근에는 필요한 식량을 초과 생산한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경공업 부문은 "기술개건과 원료, 자재의 국산화사업이 적극화되어 질 좋은 인민소비품을 더 많이 생산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주체적 건축사상이 구현된 노동당 시대의 기념비적창조물"이 수많이 세워졌다는 점도 성과로 꼽았다.

첨단과학기술을 강조

사업총화보고는 사회주의문화 건설 부문을 크게 ▲과학기술 ▲교육 ▲보건 ▲체육 ▲예술 ▲출판·언론 ▲문화생활 등으로 나눠 평가하였다.

먼저 과학기술 부문에서는 "당의 과학기술 중시 노선"을 통해 ▲우수한 과학기술 역량 성장 ▲과학연구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 강화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전 이룩 등을 성과로 꼽았다.

특히 "핵심기초기술과 우주기술을 비롯한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 "기적적인 성과들을 이룩"하고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한 점을 강조했다.

교육 부문에서는 "당의 교육중시사상과 노선에 따라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원격교육체계가 확립된 것을 비롯하여 정보산업시대의 요구에 맞게 교육사업에서 새로운 발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학기술전당을 건설하고 전국 곳곳에 미래원, 과학기술보급실을 꾸려 "과학기술강국, 인재강국"으로 비약할 기초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은 2012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결정한 제도로 기존의 11년 의무교육 기간을 1년 연장했을 뿐 아니라 교과과정에서도 과학기술 분야 비중을 대폭 키우고 교과서나 교육방식도 주입식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강조하는 통합교육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부문에서는 "당의 주체적보건사상과 정책"에 따라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옥류아동병원 ▲류경치과병원 등 현대적 의료기관을 건설하고 전국적인 원격의료서비스 시스템을 갖춘 점을 성과로 꼽았다.

체육 부문에서는 "당의 체육중시정책에 따라 체육열풍이 일어나고 체육시설들이 개건되었으며 나라의 체육발전에서 새로운 전환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림픽경기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에서 성과를 낸 부분을 강조했다.

예술 부문에서는 ▲인민군대가 선군문화 본보기 창조 ▲공훈국가합창단을 비롯한 예술단체들이 혁명적 진군의 나팔수 역할 수행 ▲연작 영화 '민족과 운명'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창작 ▲군중문화예술 활동 활성화 등을 통해 "온 사회에 혁명적 낭만이 넘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출판·언론 부문에서는 기자, 편집권, 언론인들이 "당정책의 충직한 대변자, 견결한 옹호자, 힘있는 선전자"로 사업을 잘 했다고 치하했고, 문화생활 부문에서는 "도시와 농촌, 거리와 마을을 사회주의 선경으로 변모"시키고 "여러 명승지들과 문화정서생활기지들"을 건설해 "인민들의 문화생활조건과 환경이 개선"되었다고 평가했다.

경제건설과 사회주의문화건설의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NK투데이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기획연재]당대회분석 목차
①7차 당대회의 의의 
②'개혁개방'은 없었다: 전체 체계 
③비장한 분위기의 '경과보고': 36년 평가-경과보고 
④강성대국에서 강성국가로 바뀐 이유: 36년 평가-성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