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지난달 29일 유엔군 사령부와 판문점을 방문했다. [사진 :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지난달 29일 유엔군 사령부와 판문점을 방문했다. [사진 :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유엔군 사령부를 방문한 데 이어 김성 유엔주재 북한(조선) 대사의 유엔사 해체 주장까지 전해지면서 가짜 ‘유엔사’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김성 대사는 유엔총회 제4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에 있는 유엔사는 미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행정과 예산 모든 면에서 유엔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며 “유엔사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의 고집은 남한에 대한 점령을 정당화·영구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사악한 정치·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다”며 유엔사의 즉각적인 해체를 촉구했다.

그는 “불법으로 창설된 유엔사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사령부와 다를 게 없고 유엔의 이름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유엔은 유엔사에 대한 지휘권도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1950년 한국전쟁 직후인 6월 27일과 7월 7일 긴급 소집한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창설된 유엔사는 탄생에서부터 위법성 논란에 휘말렸다.

유엔헌장에 따르면 유엔군 창설은 유엔총회 결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 유엔안보리에서 단지 유엔기 사용만을 승인했을 뿐인데 미국이 유엔군을 참칭해 무단으로 창설해 버렸다.

유엔사 창설이 불법이라는 김성 대사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주장이다.

유엔군 사령부가 유엔의 기구가 아니라, 미군이 지휘하는 불법 기구라는 근거는 또 있다.

미국이 정전체제에서조차 유엔사를 유지하자, 1975년 30차 유엔총회에서 주한 유엔사 해체를 결의했다. 키신저 당시 미 국무장관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1976년 1월 1일부로 유엔사를 해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46년이 지난 오늘까지 미국은 유엔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미국은 유엔사를 해체할 대신 1978년 한미연합사를 창설해 유엔사가 가지고 있던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이양하는 한편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해 대북 군사 압박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유엔 회원국이자 미국과의 전쟁 당사국인 북한(조선)으로 선, 유엔 기구도 아닌 유엔사가 유엔을 참칭해 미군의 지휘 아래 버젓이 총부리를 겨누는 현실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가짜 ‘유엔사’ 논란과 관련해 사실 미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미국은 가능하면 유엔사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언급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유엔사를 유지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관철하는 전초기지로 이용하고 싶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상황이 난처해질 수 있다.

종전선언이 아무리 형식적 선언이라지만 종전을 선언하는 마당에 불법적으로 창설된 유엔사에 대한 언급은 피할 수 없고, 유엔사 문제를 언급하는 순간 유엔사 해체 주장이 대세를 이룰 게 뻔하다.

미국이 이번에도 가짜 ‘유엔사’에 쏟아질 해체 압력을 피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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