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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최룡해 특사의 방러결산-북러관계 획기적 진전

nk투데이 이동훈 기자 
기사입력: 2014/11/28 [08:4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최룡해 조선로동당 비서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17~24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최룡해 특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등과 면담했으며 하바롭스크와 연해주를 방문했다.

최룡해 특사는 18일 크렘린 궁을 찾아 푸틴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최룡해 특사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푸틴 대통령 공보수석에 따르면 사적인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이와 관련 <조선신보>는 친서에 “정치, 경제,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두 나라의 협조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도에 대한 조선 측의 견해”가 들어 있었으며 최룡해 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면담에서 이에 관한 <원칙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최룡해 특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대화를 했으며 또한 우리 관계의 발전을 포함한 공통 관심사의 문제를 아주 솔직하게 깊이 논의할 수 있었다”며 양국 지도자들 사이에 더 가까운 관계가 수립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룡해 특사와의 면담을 가진 다음날인 19일, 15개국 대사들의 신임장을 받은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정치 관계 및 통상 경제 협력 심화는 두 나라 국민의 이익과 지역 안보의 안정에 기여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북-러 정상회담 이야기도 논의되었다. 20일 있었던 최룡해 특사와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의 비공개 회담 이후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 <최고위급>을 포함한 접촉을 진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밝혀 북러 정상회담을 염두해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논란이 있는 사안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북한의 주장을 소개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 지도자의 특사와 만나는 것은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표인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외무부 북핵담당 특임대사는 22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확산회의에서 “6자회담이 여전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며, “한미가 회담 재개에 전제조건을 내세워선 안된다”며 북한 입장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비롯한 대북 인권 압박 움직임에 대해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양국은 경제·문화 협력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18일 김정규 외무성 제3부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전날 러시아 외무부 대표단과 만나 문화, 외교, 경제 분야 협력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으며 북한은 특히 에너지, 석탄산업 분야에서 쌓은 러시아 전문가들의 노하우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또한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만나기도 했다. 

북한은 특히 농업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의 소리>방송은 22일자 보도에서 북한이 극동지역 농경지 1만~1만5천 헥타르(ha)를 대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최룡해 특사는 21일 하바롭스크를 방문하여 뱌체슬라프 슈포르트 하바롭스크주 주지사와 회담했으며 이 자리에서 하바롭스크 지역 농경지 대여를 논의했다. 러시아 측에서 농지를 무상임대하고 북한 측이 노동자와 장비를 제공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분배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24일 연합뉴스는 최룡해 특사가 연해주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미클루셰프스키 주지사와 회담했으며 경제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클루셰프스키 주지사는 연해주에서 여러 투자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서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군사분야의 교류도 눈에 띈다. 21일 <조선중앙통신>은 방문기간 로광철 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이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을 만나 군사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더욱 활성화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의견들을 폭넓게 교환하였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한반도에서의 군사 대비태세 강화와 과도한 규모의 군사훈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룡해 특사와 일행은 모스크바 체류기간 동안 레닌묘를 방문하였으며 조국전쟁중앙박물관과 크렘린 성벽 곁에 있는 무명전사묘 등을 돌아보았다고 한다.

이번 최룡해 특사의 러시아 방문은 올해 들어 급속히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이를 한 차원 높일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은 내년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해방> 70돌, <러시아 전승> 70돌을 맞는 내년에는 공동 경축행사도 성대히 열고 대표단 교류도 활발히 하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북-러 정상회담까지 논의되고 있어 양국의 협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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