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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오바마의 사과, 그리고 현직최고위급의 방북


<분석과전망>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 해결의 새로운 정형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11/10 [22:28]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한의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조치에 대한 분석의 한계 지난 9일 이루어진 북한의 미국인 석방조치는 누가 보아도 전격적이다. 미국의 해당 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워하며 이와 관련 다양한 분석들을 쏟아냈다. 미국의 AP는 북한의 석방 조치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3개국 순방을 이틀 앞두고 갑자기 이뤄졌다"는 것에 주목하며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의 조치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방북 경험이 있는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ready to talk) 메시지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등 대북인권공세를 가한 것이 북한의 미국인 억류에 큰 부담을 주었으며 때문에 북한이 어떻게 해서든 이를 털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분석에서 일치되는 것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본다는 것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문가들이 한 결 같이 다 북한의 의도를 중심에 놓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북한이 자국에 억류한 미국인을 석방 했던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따라 나왔던 것이 그러한 분석이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무슨 정해진 ‘매뉴얼’처럼 나오고는 했다. 같은 말만 반복하는 앵무새 같은 말로 들려 식상하기 이를 데 없는 판에 박힌 분석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틀린 분석은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북미대결전의 현황을 제대로 보고 전망하는 데에 유의미한 그 어떤 것도 제공해주지 못한다. 북한 억류 미국인석방문제 해결의 새로운 정형 미국인들이 북한에 들어가 북한이 말하는 ‘간첩’행위를 하다가 적발되어 구금되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때마다 조용히 처리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특히 석방과정은 언제라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이 취하는 정형화된 방식이 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나 전직 고위 관리들이 직접 평양으로 들어간다. 이를 세계의 언론들은 앞 다투어 대서특필을 한다. 억류자와 그 옆에서 환하게 웃는 카터나 클린턴의 얼굴이 부각되는 사진으로 석방문제는 정점을 찍는다. 석방문제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곤했다. 그러나 이번 2명의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는 달랐다. 최근 1명의 석방 역시 마찬가지이다. 언뜻, 조용한 것처럼 보인다. 이번 석방과정은 외형적으로만 보면 그렇듯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조금만 깊게 접근하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우 다른 특징을 띠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고 하는 것은 단연 그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9일 CNN 방송이 보도한 내용이다. 북한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친서를 보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다. 지난 달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를 상기하면 그 충격은 더 커진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AP통신이 그날 평양에서 북한 법학 교수들과 인터뷰를 한다. 북한의 교수들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2명이 석방되려면 미국 정부의 공식 사과문(official statement of apology)과 그들에 대한 정식 석방요청(formal request for their release)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이 사실, 크게는 주목하지 않았던 뉴스였다. 그렇지만 그때, 미 행정부는 신속하게 반응을 했었다.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이 같은 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 측의 공식사과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친서는 미국인 석방문제의 전격성이 북한에서가 아니라 실제에 있어서는 미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이번 미국인 석방문제에서 또 하나 돋보이는 것은 미국인 2명의 귀국길에 동행한 사람이 전직 대통령이나 전직 고위관리가 아니라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라는 사실이다.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을 한 것이다. 클래퍼 국장의 방북이 현직 관리로는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최고위급이라는 데에 누구할 것 없이 다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미 정보기관의 최고 수장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정보는 물론 북한 정세 전반에 관한 최종 판단이 그에게서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클래퍼 국장에게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아침 일일 정보보고를 받아야하는 이유이다. 미국대통령이 자신에게 매일 북한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는 정보기관 1인자를 평양에 밀사로 보내 북한이 말하는 자국인의 ‘간첩행위’에 대해 사과를 하고 석방시켰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특기할만한 일이다.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전직 고위관리들을 보내 자국인 석방문제를 풀곤 했던 기존 사업방식과비교를 해보아도 차원이나 질이 전혀 다르다. 이번 석방문제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북한의 의도가 아니라 미국의 의도를 중심에 놓고 분석작업을 벌여야하는 결정적 이유를 구성해주는 것이 이것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결단 북한 억류미국인 석방 같은 문제는 제국주의로서의 미국, 그리고 그 미국과 대립을 하면서 미국과는 전혀 다른 정치사회체제를 운용하고 있는 사회회주의 국가 북한 간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다. 북미대결전이 종식되지 않고서는 북한 억류미국인 석방문제는 언제라도 또 다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의 해결 방식은 결국 북한 억류 미국인의 석방문제 해결의 새로운 정형을 미국이 내놓은 것으로 된다. 미국은 물론 세계의 외교가에서 크게 주목하는 등 미국이 새롭게 내놓고 있는 이러한 정형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지난 시기 미국이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고위급인사를 보내 미국인 석방문제를 풀었을 때 사람들은 누구할 것 없이 북미 간에 특별한 변화가 이루지기를 기대하곤 했다. 그러나 그 기대가 기대로 끝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결국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 대부분이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새롭게 취한 새로운 사건 해결 정형은 그에 걸맞게 당연히 새로운 기대를 돋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인 석방문제 해결과정에서 또 하나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친서를 보냈다고 알린 CNN의 보도에서 확인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국 억류인 석방을 지시했다고 하는 사실이 그것이다. CNN은 클래퍼 국장이 방북할 당시 자신이 억류 미국인들과 함께 귀국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것까지도 보도하고 있다. 이는 이번 사건의 해결을 최종 결정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었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된다.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북미 간에 최대의 현안 중인 하나인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가 미국의 대통령이 사과하며 석방요청을 하고 이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받아들여서 해결되었다는 것은 북미 간에 그 모든 현안들이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결단을 할 때만이 풀린다는 매우 단순하나 극히 중요한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것으로 된다. 이후 북미대결전이 대립에서 벗어나 대화의 길로 전환되게 될 때 확인할 수 있는 사업해결의 정형을 사람들은 이번 미국인 석방문제 해결에서 미리 경험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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