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7년 1월 20일 금요일

'법꾸라지' 그물에 걸렸다 법원, 김기춘 구속영장 발부


17.01.21 04:19l최종 업데이트 17.01.21 04:19l






김기춘, 법원 영장심사 위해 출석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김기춘, 법원 영장심사 위해 출석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오랫동안 권력의 칼을 휘두르며 숱한 사람들 눈에서 피눈물을 쏟아지게 만들었으면서도, 교묘하게 법망을 피했던 '법꾸라지'가 결국 그물에 걸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새벽 구속됐다. 김 전 비서실장이 1964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로 부임하며 '꽃길'을 걸어온 지 53년만이다. 

조윤선 문화체육부장관도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블랙리스트 관리 및 집행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장관은 구속영장 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직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치고 오랜 시간 검토한 끝에 21일 새벽 3시 44분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새벽 4시 50분께 영장 기각을 발표했던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와 상황은 흡사했지만 결론은 정반대였다. 보도에 따르면 성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위기를 맞았던 특검팀은 세간의 우려를 일부 씻어내며 향후 수사에 필요한 동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조윤선, 법원 영장심사 위해 출석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조윤선, 법원 영장심사 위해 출석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앞서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해 직권 남용 권리 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이에 따라 20일 오전부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진행됐었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특검과 혐의 소명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방어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측의 공방이 치열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 가량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 등에 대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전 실장에 이어 역시 3시간 가량 영장심사를 받은 조 장관도 방어권 보장 등 이유를 내세우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며, 특히 "김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시켰다"고 자백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이 특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6명 중 5명이 구속됐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앞서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비서관 등 5명에게 영장이 발부됐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만이 구속을 면한 상태다. 

한편 배우 문성근씨는 전날 저녁 트위터를 통해 "김기춘씨가 고령을 핑계로 불구속을 호소했을 것 같아 기억을 되살려 드린다"며 "문익환 목사는 통산 6회에 걸쳐 11년 3개월 감옥살이를 했는데, 마지막 5, 6번째 구속될 때는 나이 70세가 넘었고, 그 때 법무부 장관이 김기춘씨였다"는 글로 구속영장 발부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