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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31일 일요일

‘단식농성’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반민특위처럼 좌절되지 않는다”

[인터뷰] ‘단식농성’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반민특위처럼 좌절되지 않는다”

“지금이 특조위 살릴 골든타임, 국민과 국회가 힘을 달라”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6-07-31 19:33:32
수정 2016-07-31 19: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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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한 단식 농성을 5일째 진행하고 있다.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한 단식 농성을 5일째 진행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근혜 정부의 노골적인 탄압 속에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침몰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장관급 인사인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특조위 조사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27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일 30도가 웃도는 더위와 장대비 속에서도 이 위원장은 “특조위가 처한 현실이 더 엄중하다”며 꿋꿋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금이 특조위를 구할 골든타임”이라며 국민들과 국회의 힘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민중의소리’는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 5일차에 접어든 이 위원장을 만났다.
“지금이 침몰하고 있는 특조위 살릴 골든타임”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 위원장은 단식농성에 나선 배경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의 염원에 의해 만들어진 특조위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조사활동을 못 하게 된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했다”며 “국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특조위가 처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의 출범과 진상규명 활동을 갖가지 수단으로 방해해 왔다.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반년이 넘도록 특조위는 제대로 출범도 못 했다.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특조위를 파견 공무원으로 장악하려는 정부의 시행령 탓에 이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애초 계획에서 반토막이 난 예산은 지난해 8월에 들어서야 지급됐다.
특조위에 조사관이 채용되고 예산을 배정받은 2015년 8월을 활동 기산점으로 본다면 현재 특조위의 조사활동은 채 1년도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정부는 특조위에 예산도 인력도 배정되지 않은 2015년 1월1일(특별법 시행일)을 특조위 활동의 개시일이라 주장하며 1년 6개월의 조사기간이 끝났다고 강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특조위 조사활동 예산 지급은 전면 중단됐으며 특조위 조사관들의 신분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현재 특조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점점 침몰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정부는 지난 6월30일자로 특조위 조사활동을 강제로 종료했다. 7월1일부터 예산 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특조위는 사무실 내 복합기 카트리지를 교체할 예산도 없어 자료 복사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조사관들 사이에서는 갹출해서 사무품을 구매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러한 특조위의 위기는 과거 이승만 정권의 탄압에 의해 '친일파 청산'이라는 목표가 좌절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와 비교되기도 한다. 이 위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특조위를 지지하고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에 제2의 반민특위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가 하는 것이 올바르고,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지금 단계에서 반민특위처럼 좌절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금이 특조위의 골든타임이라며 세월호의 진상규명이 밝혀지기 위해 국회와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조위를 구성하고 있는 조사관들이 벌써 5명이나 떠났다. 앞으로도 그만큼 떠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특조위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이 바라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며 “특조위는 가라앉고 있다. 국회에서도 특조위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해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해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김철수 기자
질문 어떤 절박함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하게 됐나.
답변  박근혜 정부에서는 특별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지난 6월30일자로 특조위의 조사활동을 강제 종료시켰다. 7월1일부터는 예산 배정도 전혀 안 된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종합보고서와 백서를 작성하라고 하지만 한창 조사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주문에 응할 수 없다.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오는 9월30일 종합보고서 작성 기간이 끝난 후 특조위 해산조치에 들어가게 된다. 국회에서도 특별법 개정안 발의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으나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여야 합의를 통한 조사활동 보장 역시 불분명한 상황이다.
특조위가 현재 조사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했다. 국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특조위가 처한 난관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단식농성을 시작하게 됐다.
질문  현재 특조위가 처해있는 상황은 어떠한가.
답변  조사활동을 위한 예산이 전혀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다. 가령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 한다면 특조위 조사관들이 사비로 충당해야 한다. 제대로 된 조사활동을 진행할 수 없다. 조사관들의 자발적인 의지에도 한계가 있다. 현재까지 5명의 조사관들이 특조위를 떠났다. 앞으로도 그만큼 떠날 수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특조위는 현재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는 인양이 되고 있는데 특조위는 점점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 특조위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질문  특조위의 현재 상황이 정권의 철저한 무관심과 방해 속에서 친일파 청산이라는 목표가 좌절됐던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와 유사한 상황인 것 같다. 이 때문에 특조위가 제2 반민특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답변 특조위 역시 상당한 좌절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특조위를 지지하고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에 제2의 반민특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저희가 하는 것이 올바르고,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지금 단계에서 반민특위처럼 좌절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순간에도 그러한 믿음을 갖고 있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규명될 거라고 본다.
질문  특조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국회의 도움도 많이 필요해 보인다.
답변  현재 특별법 개정안이 4건 발의됐다. 그러나 발의만 된 상황이고 언제 상정이 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여야 합의 역시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상할 수 없다. 특조위는 무한정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특조위는 가라앉고 있다. 국회에서도 특조위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질문  무엇보다 국민들의 힘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답변  많은 시민들이 밤 11시까지 계속 농성장에 찾아온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목이 다 아플 정도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란다, 힘내시라, 응원하겠다는 격려의 말들을 해준다. 지금처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이를 통한 안전한 사회의 건설을 위해 특조위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의 특조위 활동 보장을 위한 단식농성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의 특조위 활동 보장을 위한 단식농성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조사활동 보장을 위한 세월호 특조위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지방문을 하고 있다.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조사활동 보장을 위한 세월호 특조위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지방문을 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농성장을 방문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맞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농성장을 방문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맞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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