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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7일 일요일

조국 “내년 선거 때 심판받겠다…사면 반대 국민께 효능 입증할 것”

 

인터뷰 | 조국 전 혁신당 대표

사면 반대 48%에 저의 효능·역할 입증할 것

11월 혁신당 전대 열리면 당 대표 출마할 생각

민주당과 합당은 내년 초 열린 자세로 논의

윤석열·한동훈, 지위 보전 위해 칼 망나니처럼 휘둘러

박찬수,박찬수기자

  • 수정 2025-08-18 08:05등록 2025-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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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공유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감 전에 비해 약간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란이 오갔다. 한 개인의 사면이 사회 시스템의 문제뿐 아니라 계급 문제로까지 비화한 건 ‘조국’이라는 발화점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다. 숱한 논란과 비판, 정치적 우려를 뚫고서 밖으로 나온 조국 전 대표를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공유 카페에서 만났다. 수감 전보다 약간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는 걸 원치 않기에 분명한 반대 증거가 나오지 않는한 재심 청구를 하지 않겠다. 저는 미래를 보고 갈 생각이다. 제 사면에 반대하신 48%의 국민께 저의 효능, 저의 역할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감옥에서 광복절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심경이 어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에 감사했습니다. 여론조사로는 찬반이 팽팽했는데,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정부 출범 초기에 (사면을) 결행하기로 하셨구나 짐작했습니다.”

― 이재명 정부 출범 두 달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이재명 대통령 개인의 특성, 장점이기도 한 것 같은데 실무 능력이 아주 좋고, 조직 장악력이 아주 좋으신 거 같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국정 장악력이죠, 국정 장악력이 아주 좋고, 국무위원까지 포함해서 공무원, 관료에 대한 장악력이 아주 좋은 게 확인된 거 같습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통해서 훈련되고 축적됐던 능력을 지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내란을 극복하고 경제 위기를 넘어야 하는 비상한 상황이니까,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맨 앞에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그게 참 좋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산업재해 문제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그렇게 직접 챙기고 지시하고 그런 적이 없잖아요?”

― 사면을 둘러싸고 논란이 컸습니다. 형기의 1/3만 복역한 상황에서 사면되는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구요. 이런 비판과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주당 안에서 조기 사면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고, 2030세대에서는 반대 의견이 높았던 것으로 압니다. 그 우려와 비판, 이해하고 감수합니다. 향후 행동으로 답하겠습니다. 내란 척결과 민생 회복, 사회 대개혁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하겠습니다.”

― 출소 메시지에서 ‘저의 사면에 비판의 말씀을 해주신 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존경의 마음으로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법률적으로만 얘기하면 사면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니까 그게 불법이라고 얘기하시는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 문제보다는, 이유야 뭐든 간에 조국은 유죄 판결이 나지 않았느냐, 검찰권 오남용이 있었다 하더라도 유죄 판결이 난 거 아니냐, 그리고 그것 때문에 투옥까지 된 거 아니냐, 그렇다면 대통령이, 아무리 검찰권에 의해서 피해를 받은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경우엔 유죄 판결을 존중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요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비판 자체에 대해 제가 고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비판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저는 검찰 수사는 물론이고 법원의 유죄 판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며칠 전 대구문화방송(MBC) 보도(동양대 표창장이 허위라는 법원 판단과 배치되는 증거가 새로 나왔다는 보도)를 봤는데, 재판 과정에서 저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 말을 지금 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따지는 건 피고인 시절의 얘기이고, 저는 이제 정치인이 됐기에 더는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였고, 제가 지금 국민께 말씀드리는 건 그걸 전제로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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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조국 전 대표가 서울 봉천동 공유 카페 앞 골목에서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류우종 기 wjryu@hani.co.kr

― 조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 중에는 꼭 재심을 청구해서 무죄를 받아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재심을 청구할 생각입니까?

“저는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재심을 하게 되면 거기에 또 힘을 쏟아야 하는데 그걸 원치는 않습니다. 저는 법원의 사실 판단과 법리에 동의하지 못하지만 판결에 승복한다는 얘기를 이미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에 따라서 지난해 12월16일 구속돼 8개월의 형을 살았고, 오늘(15일) 사면복권을 받았습니다. 여하튼 법률적으론 끝난 문제입니다. 앞으로 할 일은 저의 사면을 비판하시는 분들, (여론조사에서 사면에 반대한) 48%의 국민께 저의 효능, 저의 역할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사면복권을 비판하신 분들이라도 제가 정치인으로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 받아주실 것이고, 안 그러면 못 받아주실 거라 생각하기에 저는 미래를 보고 갈 생각입니다. 저의 활동의 초점은 재심이 아닙니다.”

― 좀 전에 ‘2030세대에서 사면 비판이 높았다’고 언급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2030세대가 저에 대해 가진 불만은 이른바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한 불만일 겁니다. 자신들은 가질 수 없던 인턴십이라는 기회를 조국이라는 사람은 자식들에게 주고, 그걸 입시에 제출했다는 것 때문에 화를 내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점은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여러 차례 사과했고, 지금도 여전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당시 제도가 그랬다, 부모로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변명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제가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을 거라는 걸 잘 압니다.

그래도 제가 석방된 오늘부터, 앞으로의 제 행동과 실천으로 그분들의 고통을 완화하고 그분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뭔가를 한다면,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면에 반대했던 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건 앞으로 저의 실천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립니다. 지방선거 출마설, 민주당과의 합당설 등이 떠도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요?

“이제 막 석방됐을 뿐인데 여러 추측과 예상이 난무해서 좀 조심스럽습니다. 교도소에서 방송을 보니까 정치평론가들이 수많은 전망을 하시고 시나리오를 말씀하시는데, 지금 당장 제가 무엇을 하겠다 얘기하는 건 너무 성급한 거 같습니다. 먼저 사면 탄원을 해주신 종교계와 시민사회 원로 분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조언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국혁신당 시도당이 있는 지역을 방문해서,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정치인으로 돌아왔고 내년 6월 국민으로부터 한 번 더 심판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실 생각이라는 거죠?

“그게 지방선거가 될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될지를 지금 판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정치적 심판을 받을 것이란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때 상황을 보면서, 제 개인이 아니라 당에서 필요한 곳이 어딘지 결정을 해주면, 저는 거기에 따를 생각입니다.”

―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얘기하는 분도 많습니다.

“많은 분이, 예컨대 박지원 의원님은 공개적으로 민주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선의를 가지고 그런 제안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단결하자는 취지라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답을 할 수 없는 게, 조국혁신당은 공적 정당인데 내부 논의를 먼저 해야 하고, 또 합당이 최선인가도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도 조국혁신당을 만들면 민주당의 선거 승리에 방해된다는 비난이 매우 많았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별도의 당을 만든 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모두에 다 도움이 되지 않았나요? 내년 지방선거와 그 이후 2028년 총선까지 생각하면 어떻게 두 당의 관계를 형성하는 게 최선인가, 합당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내부 논의를 먼저 거쳐야 합니다.

물론 저는 예전의 정의당처럼 무조건 민주당과 차별화하고 선을 긋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선은 당을 재건하는 게 시급합니다. 낮은 자세로 당원들의 얘기를 듣겠습니다. 그리고 연말을 지나 내년에 들어갈 때, 어떤 게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될지 열린 상태로 고민하고 당내 의견을 모아보겠습니다.”

―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임기 단축을 결정했으니 조만간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게 됩니다. 당 대표로 복귀하시는 겁니까?

“아직 전당대회 날짜는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11월 초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면 저는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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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대표가 15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기 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조 전 대표는 “젊은 세대의 ‘입시 비리’ 비판은 변명할 수 없는 문제다.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감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수감과 특검의 체포영장에 막무가내로 저항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겁니다.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전직 대통령 이전에 대한민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가 없는 저급하고 몰염치한 겁쟁이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국민도 ‘저런 사람이 검찰을 지휘했고 나라를 쥐락펴락했구나’ 하며 한탄하셨을 겁니다. 윤석열은 공포를 주는 ‘폭군’에서 조롱의 대상인 ‘진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저에 대한 사면 결정이 난 후 김건희씨도 구속되어 남부구치소에 입감됐습니다. 남부구치소는 제가 있던 남부교도소 바로 옆입니다.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두 주체의 몰락을 확인하면서 저는 옥문을 열고 나온 것이니, 정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 언젠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게 정치적으로 필요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조 전 대표는 윤석열·한동훈 두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

“2019년 제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윤석열·한동훈 두 사람은 제가 사모펀드를 활용해 정치자금을 모았다는 황당한 논리를 언론에 전파하고 청와대에도 보고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자신들의 주장이 근거가 없음을 알았을 겁니다. 그러면 수사를 멈춰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수사 중단은 자신들의 오류와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제 자식들의 인턴증명서 수사로 파고 들어갔습니다. 10년 전 학생 인턴의 상황을 분 단위로 따졌습니다. 털고 또 털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우리 가족 전체를 짓밟았습니다.

인턴증명서 기재 시간과 실제 활동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이에 대해선 여러 차례 공개 사과를 했고, 처벌도 받았습니다. 그런 기회를 아예 가질 수 없었던 분들에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윤석열과 한동훈은 자신들의 지위 보전과 검찰개혁 저지를 위해 검찰권이라는 칼을 망나니처럼 휘둘렀습니다. 베고, 찌르고, 비틀었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윤석열은 계엄을 통해 민주헌정을 파괴하려 했고,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을 ‘수거’하여 죽이려 했습니다. 솔직히 말합니다. 저는 두 사람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단, 국민 다수가 용서하라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경우엔 예외입니다.”

― 출소 메시지에서 국민의힘을 ‘극우정당’이라고 칭했습니다. 국민의힘 극우화를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국민의힘 전신(前身) 정당의 경우엔 수구와 온건 보수가 공존했습니다. 당내에 극우 성향 인사는 있었지만, 당권을 가진 지도부가 극우 일변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집권 이후에 수구·극우가 확고한 당내 주도권을 쥐게 됐고 이 흐름이 12·3 계엄 뒤 더 분명해졌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여러 나라에서 극우 정당의 부상이 현저히 눈에 띄는데, 한국의 경우엔 새로운 극우 정당이 등장하는 대신에 국민의힘 자체가 극우화된 겁니다. 지금 윤석열과의 단절 거부, 부정선거 음모론 폐기 거부 등의 모습은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닙니다. 윤석열 집권 후 국민의힘이 ‘윤석열화’된 결과이고, 윤석열이 가진 극단성과 저열성이 국민의힘 전체에 전염된 결과입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평균적인 국민 마음을 읽고 그에 부합하는 혁신을 하지 않고 극우 지지층에 영합하는 선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당 대표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얻은 41.15%를 믿고 이재명 정부가 실책을 범할 시간을 기다리는 겁니다. 국민의힘 자멸을 안타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자멸이 가속화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야 합니다. 위헌 정당 해산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내란 특검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될 것이나, 이와 별도로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을 통해 국민의 ‘적’이 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제1야당을 교체해야 합니다. 즉, 국민의힘을 주변화·소수화시키고 그 공간을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확보해야 합니다.”

― 국정기획위가 제시한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가 개헌입니다. 역대 거의 모든 대통령이 공약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개헌, 이번엔 현실화할 수 있을까요?

“이재명 정부 임기 중 꼭 개헌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여대야소의 국회 환경이기에 실현 가능성도 크다고 봅니다. 개헌 시기와 관련하여 2026년 6월 지방선거냐 2028년 4월 총선이냐로 의견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2026년 6월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고, 올해의 경우 내란 완전종식과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2028년 4월로 미룬다면 개헌의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희망사항을 말하자면, 올해는 검찰개혁·언론개혁·사법개혁 등에 집중하고 연말연초에 개헌 논의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내년 6월 전에 여야 합의가 다 이루어지지 못하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사항 중심으로 1차 개헌을 했으면 합니다. 예컨대, 5·18 및 6·10 정신의 헌법전문 추가, 대통령의 계엄선포권 제한,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 감사원의 소속 변경 등을 포함한 개헌입니다. 그리고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 논의를 계속하여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4년 연임제로 대통령 임기조정, 지방분권 공화국 명시, 수도 조항 신설(행정수도 위헌 방지용), ‘사회권’을 포함한 기본권 조항 강화,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 구성방식 개선 등을 합의해 2028년 4월에 2차 개헌을 하면 됩니다.

개헌이 성사된다면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한 단계 도약할 것입니다. 1987년 헌법을 만든 주체들이 약 40년을 지속한 헌법을 만들었듯이,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헌법을 남겨 주어야 합니다. 개헌은 이재명 대통령의 큰 업적 중 하나가 될 것임이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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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인터뷰 직전, 서울 봉천동 공유 카페 앞 골목에서 조국 전 대표가 박찬수 한겨레 대기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수년간의 긴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학자의 삶은 끝나고 정치인의 삶을 살게 됐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받고 8개월간 옥고도 치렀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대학 졸업 이후에 학자를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잠시 민주당 혁신위원으로도 일했지만, 언제나 중심은 학교에 두고 있었습니다. 윤석열이 지휘하는 ‘조국 (가족) 사냥’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비유하자면 ‘별자리’가 바뀐 것이지요. 이런 총체적이고 전면적 충격을 겪으면 누구든 사람의 생각은 바뀔 수밖에 없을 겁니다.

2019년 이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쥔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23년 말 정치 투신을 결심했습니다. 학자 시절에는 학문적·이론적 원칙과 이에 기초한 논리의 일관성과 정밀함이 중요했습니다. 정치인이 된 후로는 정치적 원칙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온 말, ‘모든 이론은 회색이다.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다’를 사고와 행동의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학자는 ‘해석’ ‘평가’ ‘분석’이 중심입니다. 정치인은 이를 전제로 ‘변화’ ‘창조’ ‘변혁’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 ‘사건 창조적 인간’이 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과 소통하며 세상의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의 새로운 용도를 국민께 입증할 겁니다.”

박찬수 대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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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기자

청와대와 국회를 오래 취재하며 ‘정치란 결국 권력 행사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권력을 제대로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을까에 관한 기사를 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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