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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5일 수요일

코로나19로 민주당 대승... 그러나 웃을 수가 없다

20.04.16 05:11l최종 업데이트 20.04.16 11:42l


당선 스티커 붙이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 당선 스티커 붙이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 공동취재사진

"양대 정당이 1대1 정면으로 붙은 굉장히 간명한 구도였다."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16년 만의 과반 의석 확보. 더불어민주당의 승기를 미리 점친 당내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배경을 '1대1' 구도에서 찾았다.

[1 대 1] 막판 보수 결집 뚫은 양당 구도

이번 총선은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팽팽한 '결집' 대결이었다. 4년 전 민주당 지지세를 분산시킨 국민의당과 같은 제3세력의 실종도 이 구도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두 당의 팽팽한 대결은 15일 본 투표 직전까지 이어졌다. 출구조사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은 과반 달성 가능성에 안도하면서도 수도권에 쏠린 '경합 지역'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예상보다 조금 저조하다"면서 "막판 보수 쪽 결집이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알파가 사실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거든."

지역구 의석만 '130석 플러스 알파'로 예상했던 이 위원장은 높은 사전 투표율과 여권 압승 조짐에 애초 '우세 경합'으로 분류된 지역에 막판 보수표가 몰려 '알파' 지역이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 전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시민당을 포함, 단독 1당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만 16일(새벽 1시 기준) 150석 이상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정당인 시민당도 예상했던 17석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국회의장직 사수를 위한 총선 목표치는 가뿐히 달성했다.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선점할 수 있음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목표도 이룰 수 있게 됐다.

[야당 복] "중앙당 인물 싸움에서 통합당 완패"
 
출구조사 결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최배근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출구조사 결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최배근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지난 1년여 간 민주당의 총선 가도에 놓인 암초는 적지 않았다. 이른바 '조국 프레임'은 조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계속 당을 괴롭혔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둘러싼 검찰과의 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집권 중간에 공식처럼 따라오는 심판론도 난제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이로 인해 정부·여당에 스피커가 집중됐고, 위기관리 능력이 새롭게 조명됐다.

당내 한 관계자는 "재난 상황이 중심 이슈가 되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조치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주어진 문제에 안정적으로 대응했고, 그게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어쨌든 심판론은 작동하지 않았다. 또한 야당이 여당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 심판론이 작동하려면 혼내 주고싶다는 생각도 필요하지만, '여기가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야당 복이 있다'는 말이 총선 종반 자주 언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의 혐오 발언 논란 등 크고 작은 막말이 터져 나올 땐 '앉아서 받아먹는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앞선 당 관계자는 "중앙당의 인물 싸움에서 미래통합당이 완패했다. 공천에서도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시스템 공천으로 당을 장악한 반면, 황 대표는 갈등 관리에 실패했다. 코로나19로 이슈 대결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급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떠받친 선거  
 
인사하는 이해찬-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인사하는 이해찬-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연료를 채워가는 중간 급유(給油)적 선거가 될 것이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총선을 닷새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간 심판이 아닌 '중간 급유(연료를 보충함)'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안정적 국정 동력을 위한 국민적 지지가 모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였다.

민주당의 입장에선 같은 발음의 다른 뜻인 '급유(給由)'라는 단어도 적용될 수 있다. 이 말은 '얼마 동안의 말미를 준다'는 뜻이다. 총선 대승으로 얻은 잠깐의 말미 동안, 민주당은 구도와 상황, 또는 무능한 야당 등 외부 요인 아닌 자력으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출현으로 만들어진 양당 구도, 코로나19 위기 요인, 열세에 허덕인 야당.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잘 해서' 얻은 승점은 없었다. 총선 이후 단독 1당의 지위를 부여 받은 민주당에 숙제가 더 많이 남는 이유다.

당장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만들어낸 선거법에 대한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이해찬 대표나 이낙연 서울 종로구 당선자가 총선 이후 21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다시 손보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진보 진영 전체가 성찰해야 한다. 위성정당을 만들고도 '우리가 이겼다'고 자축한다면, 최악이다"면서 "현재의 선거법이 문제가 있다고 모든 진영이 동의하는 만큼, 총선 이후에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총선 이후 민주당이 제시할 명확한 의제가 보이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당장 코로나19위기 대응이 제1과제가 되겠지만, 21대 총선 승리를 통해 보여줄 비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락가락 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약이나, 총선 내내 갈피를 잡지 못한 긴급재난지원금 공약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코로나19 정국을 잘 돌파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밝혀야 한다. 공수처 등의 이슈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맞닿은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K(부산·경남) 지역과 TK(대구·경북) 지역을 대부분 미래통합당에 내주며 지난 총선의 성과 중 하나였던 지역주의 타파가 실종된 점도 곱씹어볼 대목이다. 특히 TK 지역의 경우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물망에 올랐던 김부겸 의원마저 자객 공천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에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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