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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7일 일요일

'억울한' 유세단 이끄는 정청래 "옛날엔 왕따였는데 지금은..."


16.03.27 09:52l최종 업데이트 16.03.27 10:5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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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국회의원이 26일 저녁 창원 마산오동동 창동예술촌에서 '우리가 남이가' 팟캐스트 녹음을 했다.
ⓒ 윤성효

더불어민주당에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배제되었던 정청래 의원이 "4월 13일까지는 총선 승리밖에 없다. 개인 진로는 그 이후에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공천 배제되었지만 탈당하지 않았던 그는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공천 탈락한 후보들과 함께 유세단을 꾸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위해 전국을 돌기로 했다. 이름은 '더민주당 컷오프 유세단'으로, 정 의원과 김빈 후보, 장하나․김광진 의원 등이 참여한다.

정청래 의원은 26일 저녁 창원 마산오동동 창동예술촌에서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하귀남의 똑바로 서라) 녹음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하귀남(마산회원), 김기운(창원의창), 박남현(마산합포) 총선예비후보와 한은정 창원시의원 등이 함께했다.

정 의원은 이날 김종길(진해), 김기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요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나 유세에 와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고 한 그는 후보 이름을 딴 삼행시를 지어준다고 했다.

그는 김기운 후보에 대해 "'김'치맛 된장맛 나는 사람, '기'운찬 사람입니다. '운'에 따르지 않고 노력에 의해 당선되는 사람"이라고, 박남현 후보에 대해 "'박'력 있고, '남'자답습니다. '현'명한 선택 기대하겠습니다"고 했다.

"공천 배제, 지금은 홀가분하다"

공천 배제와 관련해 지금 소감을 묻자, 정 의원은 "안 믿겠지만 홀가분하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려움에 처해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듯이, 지금은 내 아픔보다 어려움에 처한 후보들을 도와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많은 지지자들의 눈물로 지금은 힐링이 됐다. '운빨'보다 더 센 게 '기운빨'이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 되었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패닉 상태였다"고 하자, 그는 "그날 9시40분에 발표를 했는데 그날 새벽까지 무슨 일을 한 게 있어, 그 시각에는 자고 있었다. 동네사람들이 아파트 현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일어났다, 전화를 안 받으니까 사람들이 온 것이다. 충격으로 어떻게라도 되었나 싶었던 것이다.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꿈인가 싶었다. 한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오판'했다고 했다.

"지역구 '마포을'은 제가 하기 전에는 옛 한나라당이 했다. 지금은 밭이 좋아졌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정청래가 아니어도 누구를 꽂아도 된다는 오판을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꽂으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종편에서 계속 저를 공천하면 안된다 하고, 조중동도 사설까지 써서 공격했다. 전쟁으로 치면 우리 진영의 명장이라 할 수 있는데 적이 목을 치라고 하니까 아군이 친 것이다. 바보 같은 것이다."

"컷오프 뒤에 국민들은 저의 반응에 대해 궁금해 했다. 말하지 않는 게 큰 무기라 생각했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면 재심 기회를 통해 구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가운데 한 마디 하는 게 좋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구제를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었다. 대선 주자이고 전직 당대표가 노력하고 있는데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것마저 거절당했다."

하귀남 후보가 "정청래 의원의 기를 받고 싶다.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시대정신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시대마다 정신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성공 기록을 봐야 한다. 시대정신이 때로는 도구나 방법으로 나타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텔레비전 토론이 없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터넷이 없었으면 당선이 불가능했다고 본다. 2016년 총선의 무기는 'SNS'다. 'SNS'을 한글로 치면 '눈'이다. 시대의 눈이다. 이번 선거는 카톡(카카오톡)이다. 카톡을 누가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 저는 경선도 못하고 공천도 못받았지만, 저는 카톡으로 일대일 관계를 맺기 위해, 지역 유권자 6000여 명과 하려고 준비해 왔다. 낮에는 돌아다니다가 어두워지면 카톡을 하라. 후보와 일대일로 직접 소통하는 친구를 만들면, 그 친구들이 다른 사람한테 자랑할 것이고, 그것이 중요하다. 저에게 이번 선거를 어떻게 치르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는 후보한테 그렇게 하라고 컨설팅을 해주었는데, 선생인 저는 잘리고 말았다."

정청래 의원은 "지금까지 동료의원한테 '왕따'를 당해왔다. 그런데 요즘은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요즘은 와 달라는 후보들이 많다. 지원유세를 해달라고 하거나 개소식 축사를 해달라고 한다. 오늘도 두 분한테 전화를 받았다. 제가 일정이 될지 모르겠다고 하니 제가 되는 시간으로 잡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직 최고위원이 공천에서 컷오프 된 사례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많이 있다. 이번에 당해 보니 의정 활동을 잘하는 것보다, 지역구 경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당내 역학 관계였다"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4년 전에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내 권력 투쟁에서 걸림돌이 되겠다 싶으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공천 이야기로 흘러갔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투쟁'과 관련해, 정청래 의원은 "그 방법 자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당대표 권위와 정치인 기개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그렇게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해야 한다며 싸워서 이겼고, 결국 대통령이 됐다"며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싸움에서 미래권력이 밀리면 믿음이 없어진다. 김무성 대표는 미래권력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았기에 회복 불가능 할 것"이라 덧붙였다.

"대권주자를 김무성 대표한테 넘길 수 없을 것이다. 여당 안에서 박근혜 대통령처럼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했다. 저는 과학적 데이터는 없지만, '참역술인'의 느낌으로 말하는데,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0석 정도 될 것이라 본다. 김종인 대표는 분당하기 전의 의석을 해야 본전치기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합쳐서 20석 정도될 것이라 본다. 야권이 140석 정도이고 새누리당이 160석 정도 될 것이라 본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의원조차 당선을 보장받지 못하고, 수도권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호남에 의석 몇 개 정도일 것이다. 비례대표는 정의당이 더 많을 것이다."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은 유승민, 이재오 의원이 살아온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에는 박 대통령처럼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없다. 대선 후보도 박 대통령의 의중에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김무성 대표 이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더 뜰 것이다. 오 전 시장은 박 대통령한테도 거부감이 없다. 권력과 주식은 민감성 피부다"고 말했다.

컷오프 뒤 탈당하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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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국회의원이 26일 저녁 창원 마산오동동 창동예술촌에서 '우리가 남이가' 팟캐스트 녹음을 했다. 하귀남 변호사의 사회로, 김기운(창원의창), 박남현(마산합포) 총선예비후보와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함께했다.
ⓒ 윤성효

정청래 의원은 컷오프 뒤에 탈당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캠프에서 회의를 했다. 제가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면 서울시의원과 마포구의원은 3가지 길에 놓이게 된다. 저와 같이 탈당해서 저를 돕든지, 아니면 탈당하지 않든지, 아니면 탈당하지 않고 저를 돕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안전한 게 없다. 무소속으로 나오면 본인들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그 분들이 저를 돕지 않으면 배신자가 될 것이고, 탈당하지 않으면서 저를 도우면 해당행위가 된다. 무소속 하면 심적으로 그 분들이 괴로울 것이라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마포을'에 손혜원 후보를 공천했다. 정청래 의원은 "손혜원이 정청래다"며 손 후보와 손잡고 선거운동할 것이라 밝혔다.

"손혜원 후보한테 감사드린다. 손 후보는 비례대표 1번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포기한 것이다. 비단길을 포기하고 가시밭길을 택한 것이다. '마포을'은 20대와 30대가 61%로 젊은 지역구다. 새누리당은 조직이 거의 와해 되었다. 보수성향 단체들도 저와 가깝다고 할 정도다. 지하철에 나가 선거운동하면 노인들이 먼저 와서 인사할 정도다. 둘이 나가 선거운동하면 사람들은 저를 쳐다본다. 저는 손혜원 당선시키면 정청래까지 두 명을 당선시키는 것이라 말한다. 손혜원 후보는 '저는 여의도만 하고, 마포는 정청래가 지킬 것'이라 한다."

정청래 의원은 종편에 출연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도 조중동이나 종편에서 인터뷰나 출연 섭외가 온다. 지극정성으로 한 적도 많다. 그러나 응하지 않는다. JTBC에서 손석희 앵커가 뉴스룸을 맡고 나서 초창기에 출연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손석희는 훌륭하나 종편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언론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이슈를 만들면 언론은 나를 따라 다닌다. 조중동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검색을 해보니, 제 이름이 하루에 언론에 평균 63건 나왔더라. 2015년 포털 '다음' 인기검색어는 모든 분야에서 제가 7위였다. 강정호, 손석희, 유재석 등이 저보다 앞섰고, 이민호와 박원순이 저 밑에 있었다."

그는 "진보정당 정치인들도 조중동과 싸우지 않는다. 정치인은 거대 언론이 국정원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며 "종편에 출연하지 않다보니 저를 공격한다. 저 같은 국회의원이 10명만 있어도 조중동과 종편은 달라질 것"이라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정당의 '공천 비민주성'과 관련해 견해를 피력했다.

"첫째는 내 탓이고 우리 탓이다. 우리가 감당할 능력이 없어 외부인을 모셔왔고, 문재인 전 대표나 저나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할말이 없다. 국회의원 한 명도 공천관리위원회에 넣지 않았던 것을 자랑처럼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바보짓이었다. 당내 사정도 모르고 했던 것이다. 멀쩡한 사람을 자르고 경쟁력 떨어지는 사람을 공천했다. 과정도 중요하나 결과도 중요하다. 몇 석을 당선시켰느냐가 중요하다. 축구경기를 하는데 공을 잘 차는 선수를 전진배치해야 하는데 2부 리그 선수를 투입하면 이길 수 있을까."

"이제는 서울시장이나 용꿈을 꾸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정청래 의원은 처음에 즉답을 피하다가 재차 묻자 "요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저의 진정성을 몰라주고, 무슨 기대를 하고, 보답을 받으려는 것처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앞으로 정치를 하지 않을 생각도 한다. 컷오프 됐을 때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를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정치를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열린우리당 때 정동영 전 의장을 도운 적이 있는데 그 때 저한테 당직을 맡길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열심히 한 진정성을 저울질 당하는 것이 싫었다. 정치판에 들어와 보니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아들 셋이 있는데, 정치 10년 하는 동안 가족의 삶이 피폐해지고 영광보다 아픔이 크다. 그래서 미련 없이 그냥 떠나야지 하는 생각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컷오프 동지회' 활동에 대해, 그는 "오는 28일 발족 기자회견을 연다. 차량 유세단을 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원 유세할 것"이라며 "공천을 못 받으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 봐도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지원유세를 다니며 다른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 감사하다"며 "이 모든 것이 저의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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