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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3일 수요일

얼마나 더 경제가 무너져야 남북경협에 나설까!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12/04 [12:45]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중국 훈춘에서 기존 대련항을 이용하여 일본으로 가는 시간과 북 나진항이나 러시아 자루비노 항에서 가는 시간을 비교했더니 거의 10배 정도나  단축되었다. 나진항은 이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자주민보

4일 연합뉴스는 남북한과 러시아 3각 경제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합작기업의 경영권을 결국 러시아 측이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연합뉴스는 최근 러시아산 석탄 시범운송으로 결실을 본 이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 컨소시엄의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대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물류를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국내로 들여올 때보다 10-15% 정도 운송비를 아낄 수 있다.

호주에서 수입하는 철광석의 경우 운송비가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무겁고 부피가 큰 자원들의 경우 운송비 부담이 매우 크다. 따라서 자원수입을 하는데 있어 운송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모든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운송비가 적게 들 수 있는 북이나 러시아, 중국의 동북3성 등의 자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지역의 무궁무진한 에너지와 광물자원을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좋은 항구가 바로 북의 나진선봉항이라는 것이다. 남북을 철도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면 더욱 운송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를 한다고 마구잡이 해외 투자로 막대한 국민 혈세 수십조원을 날려버려 국민의 분노가 지금 하늘을 찌를 듯 한데 그 돈을 북의 항구나 철도에 투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수년 전 나진항에 러시아와 중국이 경쟁적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때 본지에서는 애가 닳도록 나진항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얼마나 강조했던가.
직접 중국 동북3성 현지취재까지 가서 중국의 관련 전문가의 중요한 자료까지 입수하여 보도하는 등 그렇게 노력했었는데 결국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고 말았다.
오히려 종북신문이니 뭐니 하면 지금까지도 극악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

원래 나진항 등 북의 도로, 철도 등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개발 전권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에게 다 일임하기로 했었다.
정몽헌 회장은 대북송금 사건이 터졌을 때 그 엄청난 사업을 현대 홀로는 할 수가 없기에 결국 남측의 주요 기업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진행할 것이라며, 이는 현대에게만 도움이 되는 사업이 아니라 남녘 전체에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런 애국적 기업가를 북에 돈을 퍼주었네 어쨌네 하며 그렇게 검찰조사고문을 가하니 결국 투신으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던가.

결국 지금 러시아측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 이번 사업도 원래는 현대가 우리나라 기업들과 힘을 합쳐 진행하기로 이미 북과 합의를 했던 사업인데 남측정부에서 이를 가로막으니 결국 북이 러시아와 중국에게 나진항 부두 이용권을 넘겨버린 것이 아닌가.
결국 그 나진항을 이용하여 가장 많은 자원을 수입하면서도 경영권도 주도권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그들이 부르는 대로 돈을 주고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나진항보다도 더 큰 청진항 등에 대해 중국에서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핵보유국이 된 북도 이제는 전쟁억제력에 있어 자신감을 얻은 듯 대외무역을 확대하고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남측이 투자하지 않으면 이젠 더는 기다리지 않고 중국, 러시아, 유럽 등에 개발권을 바로바로 넘겨버리고 있는 것이다.

오늘 경제지표를 보니 우리 국민실질소득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로 2년 6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간엔 실물경제는 죽을 맛이어도 경제지표는 좋은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경제지표마저도 엉망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전문가들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걱정이다. 올라가는 것은 가계부채요, 늘어가는 것은 자살자들이다.
특히 미국이 출구전략을 본격화 하면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 저금리 덕에 마구 빚을 내어 집을 사고 그 집을 담보로 빚을 내어 생활비나 사업비로 쓰고 있는 국민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러다가는 제2아이엠에프 사태와 같은 경제환란이 오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든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경제위기는 세계적 과잉생산에 따른 위기라서 그 대책을 모색하기기 쉽지 않다. 특히 중국 등 제3세계 나라들이 단순한 소비시장이 아니라 거대한 세계의 공장으로 변하면서 첨단기능을 탑재한 저가의 물품들이 해일처럼 밀려들고 있어서 삼성과 같은 첨단기술을 가진 회사도 스마트폰이 팔리지 않아 휘청거릴 지경이다.
중국 등 후발산업국들도 첨단기술을 바로 따라잡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어떻게든지 가격경쟁력을 갖추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다.
운송비, 재료비, 노동비용 등 모든 면에서 남북경협은 우리 기업에 큰 활로를 열어줄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그럼에도 왜 박근혜정부는 말로는 통일대박이라고 국민들을 현혹하면서 북의 지도자와 제도를 헐뜯는 삐라를 날려보내고 북의 인권문제로 자극하는 일로도 모자라 북에 대해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과 개인들에 대해 극악한 탄압을 가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세계정세를 분석하고 있노라면 답답한 가슴 통증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얼마나 더 국민들의 삶이 망가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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