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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30일 화요일

2014년 <카더라통신> 결산

2014년 <카더라통신> 결산
nk투데이 
기사입력: 2014/12/31 [10:05]  최종편집: ⓒ 자주민보

언제부터인가 언론에서 보도하는 북한 관련 보도를 믿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소식통에 따르면”으로 시작하는 보도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북한 관련 보도는 북한이 반론요청을 하거나 반박하는 보도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확인이 안 된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간에는 “북한 관련 보도는 특종 아니면 오보”라는 말이 널리 퍼져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북한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13일 첫 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8개월 동안 12편의 <카더라통신>이 나왔습니다. 내용상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숙청설>이 나돌면서 죽거나 강제노역을 갔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내용입니다. 은하수관현악단에 있다가 숙청되었다고 보도되었으나 실제로는 모란봉 악단의 단장이 되었던 현송월의 문제를 다룬 <죽었다가 부활하는 북한 사람들>, 북한 김정훈 축구감독이 2010년 월드컵 성적에 책임을 물어 “아오지탄광”에 유배를 갔다던 유언비어를 다룬 <김정훈 감독 징계오보 사건>, 장웅 국제태권도연맹(ITF) 위원장이 숙청되었다고 하다가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던 일을 다룬 <<숙청설>, 언제까지 우려먹을 건가> 등의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카더라통신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2013년 라오스에서 북송되었던 청소년 9명에 대한 처형설이 결국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특정 사안이 사실이 아닌 것이 확인되었으나 여전히 사회에 사실인 것처럼 알려진 것에 대해 다루고 있는 내용입니다. 90년대 중후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 300만 명의 북한 주민이 굶어 죽었다는 주장은 과장되었다는 사실을 수년전 발표된 통계자료를 이용해 반박한 <통계청도 부정한 300만 아사설>, 아시안게임 도중 금메달을 못따면 “아오지 탄광”에 가야한다는 세간의 소문에 대한 <금메달 못 따면 아오지행?>, 그리고 신은미-황선 콘서트에서 “탈북자가 북한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말”이 거짓이라는 극우세력의 주장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통해 다루었던 <탈북자가 북한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말이 종북허위?> 같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한관련 보도 중 상식적인 선을 벗어나 진위가 의심되는 보도에 대한 반박 보도가 있었습니다. 북한문서를 입수했다고 주장했지만 북한문서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을 다루었던 <YTN합성사진사건과 자유북한방송의 보도>, 보고서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을 있는 것처럼 다루고 제목을 달았던 것을 지적했던 <미국 농무부의 북한 식량 문제 분석과 두 개의 기사>, 물놀이장 이용료가 6개월 치 월급이라고 하고 북한 여성의 바지착용이 금지되었다는 일반 상식을 벗어나는 주장의 진위를 파헤쳐 봤던 <문수물놀이장 이용료가 북한 근로자 6개월 치 월급?>과 <북한 여성 바지 착용 9월부터 금지?>, 일부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대한 검증을 해봤던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 강제 노동, 사실일까?>와 <북한이 장애인 말살정책을 편다?> 같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카더라통신을 하면서 북한 소식을 다루는 몇몇 언론들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300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주장은 거짓입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계속 300만 아사설 기사를 싣습니다.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 탈북자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상황에 따라 그런 사실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립니다. 또한 자신들이 한 보도가 오보였다는 것에 대한 반성의 기미도 없습니다. 언론의 경우는 아니지만 자신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지금 북한 보도에서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확인되지 않는 “일부 소식통”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한다는 점과 틀린 사실에 대한 정정보도 및 재발 방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송월 현 모란봉악단 단장 숙청설의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보도였지만 소식통의 말만 믿고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었습니다. 오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제대로 된 정정보도는 없었습니다. 작년 처음 기사가 나왔을 때 숙청의 이유는 부적절한 동영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적절한 동영상과 관련하여 온갖 소문과 추측성 보도가 나돌았습니다. 2014년 5월 현송월 단장이 살아있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부적절한 동영상이 있었다는 주장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언론보도는 정정되지 않았고 괴소문에서 파생되었던 온갖 지저분한 추측은 마치 사실처럼 종편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 상황을 볼 때 새해에도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반북보도가 많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새해에도 카더라통신이 계속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이동훈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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