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58] ‘신촌마을’ 가는 길
우리말이 한자어와 어울리면서 의미가 중복되는 낱말이 상당히 많아졌다. 역전앞이나 처갓집은 이미 고전이 되어 버렸다. 역전앞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역전의 비표준어’라고 나와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사람이 아직도 역전앞에서 만나자고 한다. 처갓집은 사전에 ‘아내가 시집오기 전에 살고 있던 집’이라고 등재되어 있다.
그러니까 표준어도 헷갈리고 있는 중이다. 역전앞은 틀리고, 처갓집은 맞는다는 결론이 나오니 말이다. 전(前)과 앞, 가(家)와 집이 동어 반복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건데, 많은 사람이 ‘처갓집’이라고 쓰다 보니 표준어가 되었다. 옛말에 “아내가 귀여우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고 했다. 그러니 ‘처갓집’은 그 유래가 오래되었다고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 표준어가 된다. 하지만 ‘신촌마을’은 다르다. 처음부터 ‘새마을’이나 ‘신촌’ 중 하나만 쓰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에는 ‘신촌(新村)’이라는 마을이 많다. 새로 형성된 곳은 거의 옛(舊) 마을에 비해 새로운 곳이기 때문에 ‘새마을’ 혹은 ‘신촌’이라 한 것이다. 서울에도 신촌이 있는 것과 같다. 굳이 ‘신촌마을’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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