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야6당 등 '거부권 거부 범국민대회'... 이재명 전 대표, 발언 없이 시민들과 도심 행진
1만여 명의 시민들이 33도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채상병 특검법'을 또다시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해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현장에 모인 야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함께했다.
13일 오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등 야6당과 시민단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개최한 '거부권 거부 범국민대회'에서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른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을 고민하는 척조차 하지 않고 거부했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자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은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내동댕이쳤다"면서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국민을 거역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심판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대에 오른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황 원내대표는 "광화문에서 지금 여러분들이 이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엄청난 고생을 하고 있지만 이 고생은 아스팔트가 차가워지기 전에 끝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대통령이)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보니 '탄핵 열차'에 가속도가 붙었다"라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시민들과 함께 "3년은 너무 길다. 3달도 너무 길다. 3일도 너무 길다"는 구호를 외쳤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역시 "진보당은 하루 속히 (대통령을) 끌어내려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라며 "국민여러분이 채상병 특검법에 힘을 실어달라. 여당 의원들까지 찬성하지 않을 수 없도록 압도적 힘을 보여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이날 연단에는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상대책위원장,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이 올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목소리를 보탰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경찰 추산 3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채상병 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 '민생 개혁입법 즉각 수용'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광화문역 7번 출구 앞부터 새문안교회 인근까지 260여m 구간 4개 차로를 가득 메웠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을 시작으로 종로1가, 을지로, 서울시청을 거쳐 다시 광화문을 지나 정부서울청사 북측까지 3㎞ 구간을 한 시간여 동안 행진했다.
파란색 와이셔츠를 입고 현장을 찾은 이재명 전 대표는 따로 연단에 서지 않고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들과 함께 바닥에 앉아 발언을 들었다. 집회가 끝나고 행진이 시작되자 대열 선두에 서서 행진을 마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주최 측은 오는 19일은 채 상병 1주기를 맞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미국 방문 중 전자결재를 통해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4일 국회 문턱을 넘은 지 닷새 만이자 정부로 이송된 지 나흘 만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15번째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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