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6년을 한반도의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훈련으로 기념할 수는 없다."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는 2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을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는 2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을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6월 15일 종교 및 각계 시민사회 83개 단체들이 참여해 발족한 '광북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8.15추진위)는 26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위한 대통령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복 76돌 8.15는 판문점선언 이행의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해 온 8.15대회 추진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우리의 선택은 한미일 군사동맹이나 냉전에로의 회귀가 아니라 남북의 화해, 한반도 평화에 있어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남북미 모두 선언이행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대화의 입구를 여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의 이정표를 세웠던 2018년 남북·북미 대화도 상대방을 적대하지 않는 일, 즉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부터 시작되어 핵·미사일 시험 유예와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합의까지 이루었다고 상기시켰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이 그동안 유독 대화의 걸림돌이 되어온 것은, 그 훈련이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선제공격 훈련이자, 수뇌부에 대한 참수작전까지 포함하는 체제전복 훈련이기 때문"이라며, "규모를 축소한다 한들 훈련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신뢰가 시작되기는 어렵다"고 훈련 중단의 필요성을 거듭 지적했다.

왼족부터 이창북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홍정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의장,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족부터 이창북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홍정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의장,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인사말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관계개선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멈춰 대화의 문을 열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가동할 마지막 기회이다. 이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인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고난의 행군을 멈추지 말자'라는 제목의 인사말에서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일체의 군사행동과 적대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양립할 수 없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무는 "북한의 비핵화는 기다릴 수 있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평화는 비핵화보다 먼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에게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평화를 위한 과정이고 수단"이라고 하면서 "비핵화 대신에 남북의 자주적 평화공존을 통해 상호 불가침과 체제 안전이 보장되는 실질적 평화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문에서도 최근 한미, 한미일 사이에 대북정책 협의가 빈번하고, 대화와 외교를 내세우는 말은 많지만 아직 행동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은 적대를 철회하고 신뢰의 손을 내미는 일이다. 지금 신뢰를 위한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광복 76년을 한반도의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훈련으로 기념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는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통해 남북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그렇게 할 때 북에도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8월에 예정되어 있는 한미군사훈련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약속을 깨는 행위이고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가 훈련 재개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전시작전권 환수는 더 이상 적합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은 국방비 지출 세계 10위, 군사력 세계 6위의 국가인데,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해 더 이상 추가적인 조건이 필요없는 상황이라는 것.

경제성도, 안보도 충족되지 않는 한미군사훈련은 결국 한반도에 부담과 위협만 가중시킬 뿐이고 한반도 주변지역의 안보환경에도 불안을 초래할 뿐이기 때문에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남은 임기가 6~7개월도 채 되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선거 전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려면 길어야 2~3개월 남은 상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한 대표는 "오늘 종교인들과 시민사회 대표들, 원로 선생님들이 간절하게 요청하고 부탁, 호소하는 것은 촛불정부의 문 대통령이 약속했던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의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걸 통해서 막혀있는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조금이라도 평화의 방향으로 가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때문"이라고 하면서 문대통령의 결단을 호소했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문 대통령이 누구의 눈치도 볼 것없이 결단해 줄 것을 바란다고 하면서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남북·북미간 대화·평화·화해·협력의 길로 나아가 달라'고 말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국내외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8월 15일까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한·미·일동맹 단절을 위한 1만인 선언과 10만 국민행동 등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행동전을 추진하고 있다.

8.15 추진위 상임집행위원장인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해서 "사전 접촉이 있었으며, 종단 수장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종교·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문 (전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합니다. 

올해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8년입니다. 
1953년 정전으로 포성은 멈췄지만, 지난 68년간 포성없는 전쟁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오랜 ‘정전’이 계속되는 동안 대결은 끊이지 않았으며, 분단과 적대의 상처는 깊어졌습니다. 전쟁의 위협뿐 아니라 적대 이념이 만들어온 특권과 부패, 반인권은 여전히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전 68년의 현주소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어렵게 시작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멈춰 섰기 때문입니다. 대화가 멈춰선 한반도는 언제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갈지 모를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멈춰선 대화를 복원하고 남북, 북미선언을 이행해야 합니다. 

2018년, 판문점과 평양을 오가며 맺은 남북의 합의들은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역사적인 선언이었습니다. 남과 북이 ‘종전’을 선언하기로 했으며,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평화군축을 위한 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약속했습니다. 같은 해 북한과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수십 년의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해 나’갈 것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북미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대화는 멈춰 섰습니다. 종전과 함께 정전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체제로 나아가자던 약속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평화프로세스가 멈춰선 한반도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패권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습니다. 대중국 포위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한미일 동맹 강화, 일본의 평화헌법 9조 개헌과 재무장도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도전입니다.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한미일 군사동맹이나 냉전에로의 회귀가 아니라 남북의 화해, 한반도 평화에 있어야 합니다. 
남북미 모두가 공히 공유하고 합의한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선언 이행에 답이 있습니다. 대화가 중단된 거기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남북미 모두 선언이행에 나서기를 촉구합니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대화의 입구를 여는 일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2018년, 상대방을 적대하지 않는 일로부터 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 시작된 남북, 북미대화를 통해 북한은 핵과 미사일시험 유예를 선언했으며,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합의까지 이끌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이 그동안 유독 대화의 걸림돌이 되어온 것은, 그 훈련이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선제공격 훈련이자, 수뇌부에 대한 참수작전까지 포함하는 체제전복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규모를 축소한다 한들 훈련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신뢰가 시작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한미, 한미일간 대북정책 협의가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화와 외교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행동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은 적대를 철회하고 신뢰의 손을 내미는 일입니다. 지금 신뢰를 위한 행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모인 각계 대표들은 이와 같은 각계의 요구와 절실한 바람을 담아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청하겠습니다. 
또한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는 정전협정 68년을 맞는 7월 27일부터 광복 76주년 8.15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시민과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1년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위기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오늘의 결단과 행동이 희망찬 미래를 여는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1년 7월 26일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사)겨레하나, (사)국민통합비전(피스코리아), (사)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사)독립유공자유족회.  (사)열린포럼, (사)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사)통일맞이, (사)평화철도, (사)평화통일연대,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사)하나누리, 과기정통부공무원노동조합, 광복회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노동희망발전소, 대한도덕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통일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길벗, 민중민주당, 벽을문으로!2021평화통일시민회의준비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 사월혁명회, 새로운100년을여는통일의병, 새로하나, 시민평화포럼, 우리학교와아이들을지키는시민모임, 유라시아평화의길, 인천자주평화연대,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전국민중행동(준),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청소년진보연대소명,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정의당,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진보당, 참의료실천청년한의사회, 촛불민심관철시민연대, 통일광장, 통일의길,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통일시민행동,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한국시민연대,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흥사단, 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 6.15청년학생본부, 6.15학술본부, 6.15여성본부, 6.15강원본부, 6.15경기본부, 6.15경기중부본부, 6.15경남본부, 6.15광주본부, 6.15대구경북본부, 6.15대전본부, 6.15부산본부, 6.15울산본부, 6.15인천본부, 6.15전남본부, 6.15전북본부, 6.15제주본부, 6.15충남본부, 6.15충북본부, 8.15서울추진위 [83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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