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플래그(Red Flag, 붉은 기)는 미 공군이 네바다주와 알래스카주에 위치한 기지에서 매년 실시하는 공중전 훈련으로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우방국 38개국이 참가하는 대규모 합동훈련이다.

레드플래그는 참가국들을 여러 차례로 나눠서 실시하는 다국적 공군훈련으로 2021년에 실시하는 레드플래그라면 2021-1, 2021-2, 2021-3... 이런 식으로 몇 차례로 나누고 매번 참가국들도 바뀐다. 레드플래그에 참가해도 일정이 다르면 볼 일은 없다. 현재 ‘레드플래그 21-2’가 10일부터 25일까지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레드 플래그에 참가한 한국 공군 KF-16 전투기 편대가 미 공군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태평양을 횡단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레드 플래그에 참가한 한국 공군 KF-16 전투기 편대가 미 공군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태평양을 횡단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런 훈련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최근 한국군의 참가 여부가 문제시된 이유는 두 가지.

첫째, 3년 만에 F-15K 및 FK-16 전투기 6대와 200명 안팎의 한국군이 훈련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훈련에 불참하던 공군이 ‘레드플래그 21-2’에 참가한 데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중국 포위압박 차원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에 참가함으로써 대중국 외교에 심각한 난관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훈련 참가가 문제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본 항공자위대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미 공군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 등 20여개 부대의 100여대 항공기와 15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다.

결국 ‘레드플래그 21-2’에 참가한 공군이 일본 항공자위대와 일정이 겹침으로써 한일 합동군사훈련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일본 자위대와 우리 국군이 합동으로 군사훈련을 하는 비참한 현실은 결코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한반도를 군홧발로 짓밟은 군국주의 일본군대와 군사훈련을 해야 하는 이 비극은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이미 예고되었다. 당시 회의에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강조하면서, 한일 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 GISOMIA)에 이어 실질적인 한일 군사교류를 추진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레드플래그 21-2’와 때를 같이해 문재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중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를 영국에서 만나 한미일 정상회담을 가진다. 대중국 포위압박 전략을 위한 미국의 각본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