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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4일 월요일

귀농 생각하세요? 다랑논 공유프로젝트 추천합니다

 [경남 마을을 만드는 사람들②] 소농 공동체, 밀양 단장면 감물리 다랑협동조합 김진한씨

21.06.15 09:23l최종 업데이트 21.06.15 09:23l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경상남도에서 2020년부터 경남공동체협력지원가를 선발해 마을공동체 활동이나 주민활동 등을 지원한다.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좀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전하고자 한다.[기자말]
올해 2월, 마음 맞는 애인과 함께 밀양 단장면 감물리에 귀농 왔다. 밀양으로 귀농했다고 하면 들려오는 단골 질문은 바로 "연고도 없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이다. 나의 단골 대답은 이런 식이다.

작년에 경기도 고양시 우보농장에서 진행하는 청년 자급자족 플랫폼 교육을 들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4박5일 동안 전국 농가를 구경할 기회가 있었고, 그중에 한 곳이 감물리에 있는 다랑협동조합이었다.
 

이곳에 정착해야겠다고 결심한 첫 번째 이유는 '자연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감물리는 밀양에서 3대 오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인지 많은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자연이 만든 저수지, 산, 그리고 다양한 생물들이 숨 쉬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다랑협동조합이다. 젊은 청년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오랜 시간 묵은 다랑이논을 자연농을 통해 살리려 하고 있다. 다백조를 비롯한 다양한 토종벼의 채종포를 만들어 우리의 토종씨앗을 살리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벼농사만 짓는 줄 알았는데 동물권운동・여성운동 등 다른 시민 활동도 열심인 분도 계셨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우리도 이곳에서 농사도 짓고 시민 활동도 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하고 생각했다.

무작정 다랑협동조합의 조합원이자 경남공동체협력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한(42)씨에게 연락했다. "돈도 없다. 근데 귀농 가고 싶다. 빈 집이 있느냐"라고. 이런 당황스러운 제안에도 김진한씨는 열심히 빈 집과 논과 밭을 알아봐주셨고, 그 덕에 우리는 현재 안정적으로 감물리에 정착하고 있다. 김진한씨는 무슨 연유로 감물리에 다랑논 농사를 짓고 다랑협동조합까지 만들게 됐을까.
  
 김진한씨가 참가자들에게 모내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김진한씨가 참가자들에게 모내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다랑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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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물리로 오기까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물리는 밀양의 3대 오지 중 하나이다. 밀양의 3대 오지마을이라 하면 일오치, 이소월, 삼감물이라 하여 산내면의 오치마을, 단장면의 바드리 마을과 감물마을을 일컫는다.

김진한씨는 "감물리가 소농 하기 딱 좋은 곳이다"라고 했다. 귀농하면 대규모 시설농이나 상업농이 대부분인데, 감물리에선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경지 정리도 안 되어 있고, 다랑논이다 보니 기계를 많이 쓸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소농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대농을 하라느니, 특용 작물을 하라느니 등의 주변 사람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기계를 쓰지 못했기에, 남는 논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혼자서 이것을 꾸려나가기엔 한계가 많았다. 그리하여 다른 청년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소수 인원으로 다랑협동조합을 꾸려 다랑논에서 벼농사를 했다.
 
 감물리 다랑논의 모습
▲  감물리 다랑논의 모습
ⓒ 박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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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논 공유 프로젝트

감물리 다랑논에는 묵은 논들이 많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벼농사가 돈이 되지 않자 손을 놓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진 탓이다. 다랑협동조합으로 사람이 모였지만 어림도 없었다. 3년만 묵어도 나무가 자라 적은 인원으로 논을 복원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을 더 끌어모아야 했다. 도시민들이 와서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부산, 대구, 김해, 창원 등 인근 도시에서 온 도시민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모내기만 잠깐 체험하고 마는 게 아니라 1년 과정을 함께 한다. 모판내기, 모내기, 김매기, 추수까지 총 4과정을 함께 진행한다. 작년엔 16팀과 700평, 올해는 27팀과 1000평의 논을 마련했다.

현재는 모판내기와 모내기가 진행된 상태다. 참여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한 가족 단위 구성원부터 여성 혼자 참여한 경우까지 구성원의 형태가 다양하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을 체험시켜주고,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귀농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한 번에 내려오기는 쉽지 않은데, 이런 체험을 통해 징검다리 역할도 가능하다.
 
 모내기를 하고 있는 참가자
▲  모내기를 하고 있는 참가자
ⓒ 다랑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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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도부터는 밀양 감물리의 다랑논뿐만 아니라 경상남도 차원에서 경남에 있는 다랑논을 대상으로 공유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거제시, 남해군, 산청군, 함안군, 밀양시까지 총 다섯 군데다. 경남 다랑논 공유 프로젝트는 작년 감물리 다랑논 공유프로젝트를 체험한 경남 사회혁신추진단 허남혁 주무관의 아이디어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난한 싸움을 혼자 해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올해부터는 경남에서 함께 해주니 든든한 아군을 얻은 느낌이다. 김진한씨는 "각 지역마다 색다른 특징이 있는 게 재밌어요"라며 "함안은 '언니네텃밭'이라는 친환경 텃밭 작물 판매하는 곳이 있어 텃밭 체험도 덤으로 할 수 있고, 남해는 바닷가와 인접해 있고, 산청 같은 경우는 떡 만들기와 같은 체험행사 등 지역마다 다른 방식의 행사를 취하고 있어 우리는 어떤 행사를 열 수 있을지 많은 자극이 된다"라고 말했다.

소농 생태 마을공동체

김진한씨는 "다랑논 공유프로젝트는 메인 사업은 아니다"라며 "최종적으로는 이 프로젝트로 인해 사람들이 감물리를 체험하고 이곳에 와서 적게라도 자기가 농사를 지으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다랑논 공유프로젝트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한 유인책인 셈이다.

벼농사에는 자본주의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낼 씨앗이 심어 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쪼개진 단계마다 노동력을 집중 투입해야 하는 벼농사 체제의 특성상 마을 단위 공동체 시스템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산의 수원을 지키고, 수리체계를 민주적이고 공동으로 유지해나가야 하는 것도 공동체를 발전시키는데 한몫한다. 

옛날엔 기계와 플라스틱 없이도 농사를 잘만 지었다. 김진한씨는 "소규모로 한다면 가능하다. 자급할 정도라면 기계 없이도 가능하다"라며 "과거의 방식을 연구하되, 과거의 형식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벼농사에서 찾아보고 싶다"라고 자신의 희망을 술회했다.
 
 다랑 협동조합 조합원과 그들의 가족
▲  다랑 협동조합 조합원과 그들의 가족
ⓒ 다랑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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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마을공동체 지원센터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gcsc0511에 중복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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