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강준만 “유시민, 김어준, 유아인···페미니즘의 정의까지 독점하겠다는 ‘오빠들’”

[기타뉴스] 강준만 “유시민, 김어준, 유아인···페미니즘의 정의까지 독점하겠다는 ‘오빠들’”
수정2018-08-17 06:00:02입력시간 보기

강준만 전북대 교수. 경향신문 자료.
강준만 전북대 교수. 경향신문 자료.
“첫째, 유시민처럼 정치를 종교화한 ‘정치 종교적 오빠들’이다. 김어준을 비롯한 ‘나꼼수’ 계열의 논객들도 이 유형에 근접한다. 둘째, 정치보다는 자신의 권위를 중시하는 ‘권위주의적 오빠들’이다. 영화배우 유아인이 이 유형에 속한다. 셋째, 계급 문제를 내세워 페미니즘을 그 아래에 종속시키려는 ‘계급주의적 오빠들’이다. 그래도 세상이 많이 진보한 탓인지 요즘엔 자신의 실명을 내걸고 이런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펴는 논객은 많지 않지만,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익명의 댓글 중엔 여전히 많이 눈에 띄는 주장이다. (중략) 넷째,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몸에 새겨진 가부장적 DNA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반 페미니즘 본능을 드러내기도 하는 ‘본능주의적 오빠들’이다. 최근 논란을 빚은 변호사 박훈이 이 유형에 속한다.”
‘실명 비판’으로 잘 알려진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새책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개마고원)에서 밝힌 ‘오빠 페미니스트’의 4가지 유형입니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란, 평소에는 페미니즘에 별 관심이 없다가 여성들이 과격한 방법을 채택하자 ‘그런 페미니즘은 이 오빠들이 허락할 수 없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가부장제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마초임에도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의외로 많다.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입에 올리진 않을망정, 여성을 끔찍이 생각하는 듯한 발언을 자주 하면서 폼을 잡는 남자가 아주 많다. (중략) 그러다가 부지불식간에 가부장제를 건드리는 여성의 말, 아니 시선 하나에도 불같이 화를 내면서 본색을 드러낸다.(중략) 이런 오빠들은 가부장제라는 틀을 벗어날 뜻이 전혀 없다. 아니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가부장제는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중략)이른바 억압적 관용이다. 지배 세력이 반대 세력에 대한 제한된 관용을 보임으로써 반대 세력의 날카로움을 뭉툭하게 만들고 기존 헤게모니를 정당화하는 효과를 내는 관용 말이다.”
강 교수는 “페미니스트들이 그건 페미니즘이 아니라고 하자, 그들은 ‘진정한 페미니즘’ 타령을 해대기 시작한다”면서 “페미니즘의 정의까지 독점하겠다는 그런 과욕은 역사의 맥락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나아간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한 번도 페미니즘의 뜨거운 맛을 본 적이 없었던 가부장적 남성들은 메갈의 뜨거움에 펄쩍 뛰면서 광분의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면서 “앞으로 페미니즘은 더 큰 풍랑을 맞을 수도 있지만, 두려워할 건 없다”고 말합니다.
[기타뉴스] 강준만 “유시민, 김어준, 유아인···페미니즘의 정의까지 독점하겠다는 ‘오빠들’”
미래는 페미니즘에 유리할 것이라는 게 강 교수의 전망입니다. 책에서 그는 “극단적 가족 이기주의와 결합한 가부장제는 내외의 방어벽을 갖고 있는 셈인지라, 난공불락의 요새”라면서도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의 문제일 뿐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가부장제는 산산조각 난 채로 부서져 허공으로 사라지게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