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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일 목요일

언론의 김경수 망신주기, 노무현 대통령 때와 똑같다

매년 강금원 노무현재단 명예이사장 추도식에 참석했던 김경수 지사
임병도 | 2018-08-03 08:12:47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8월 2일 <뉴스1>은 ‘[단독] 김경수 지사 압수수색 날 돌연 휴가.. 당초 다음 주 예정’이라는 제목으로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경남도지사 집무실과 관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는데 김경수 지사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뉴스1> 강대한 기자는 “김 지사가 압수수색 사실을 알고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연가를 이용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강 기자는 기사에서 ‘경남도청은 압수수색에 크게 당황’, ‘ 압수수색과 향후 전개 사항 등에 대해 걱정스러운 표정’ 등이라고 도청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뉴스1>의 기사만 보면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마치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매년 강금원 노무현재단 명예이사장 추도식에 참석했던 김경수 지사
▲ 강금원 노무현재단 명예이사장 추도식 사진들, 김경수 경남지사가 매년 참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무현재단,페이스북,트위터

휴가를 내고 행적이 묘연했다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강금원 노무현재단 명예이사장 추도식에 참석했었습니다.
김경수 지사는 매년 강금원 명예이사장이 추도식에 참석해왔습니다. 관련 사진을 봐도 김경수 지사가 해마다 추도식에 에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매년 8월 2일 열리는 추도식 날짜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미 고인이 돌아가신 날짜를 임의대로 변경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마치 김경수 경남지사가 압수수색 날짜를 피해 휴가를 내고 도망쳤다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만약 <뉴스1> 강대한 기자가 강금원 노무현재단 명예이사장의 추도식에 김 지사가 매년 참석해왔던 사실을 알았다면, ‘단독’이라며 저런 기사를 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취재만 제대로 했어도 “김 지사가 압수수색 사실을 알고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연가를 이용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는 문장은 절대 쓸 수 없습니다.
완전 삭제? 증거 인멸이라 주장하는 중앙일보
▲ 8월 2일 중앙일보 기사 ⓒ네이버 뉴스 화면 캡처

8월 2일 <중앙일보>는 ‘[단독] 김경수 PC ‘완전 삭제’…드루킹 연루 핵심 증거 ‘증발’이라는 제목으로 국회사무처 압수수색 관련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중앙일보> 정진우·박태인 기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사용하던 업무용 PC가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포맷된 것으로 2일 확인됐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김 지사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단서는 폐기됐다.”라며 마치 김경수 지사가 의도적으로 국회의원 시절 사용했던 PC를 포맷하고 증거를 인멸한 듯 보도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중앙일보의 이상한 논리
▲ 8월 2일 중앙일보의 [단독] 김경수 PC ‘완전 삭제’…드루킹 연루 핵심 증거 ‘증발’ 기사 내용. 통상적인 PC 반납과 국회사무처의 삭제 절차를 말하고, 갑자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PC파일 삭제 사례를 기사에 포함했다.
<중앙일보>의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스스로 모순에 빠진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 측은 ‘국회의원직을 그만둘 때 국회 요구에 따라 PC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사무처도 ‘반납한 PC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데이터를 완전 삭제하는 로(low) 포맷을 적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일보>는 통상적인 업무와 절차에 따라 PC를 반납하고 포맷했다고 기사에 적어 놓고도, 생뚱맞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PC파일 삭제를 말합니다.
돈 내고 물건을 샀다고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절도 범죄자 사례를 붙여 놓고 ‘재는 도둑놈이야’라고 주장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언론의 김경수 지사 망신주기, 노무현 대통령 때와 똑같다.
▲ 언론은 마치 김경수 지사가 압수수색을 피하고, 일부러 PC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매년 참석했던 추도식에 갔었고, PC 삭제는 국회 사무처의 통상적인 업무였다. 언론의 망신주기는 노무현 대통령 때와 유사한 보도 행태를 보인다.

<뉴스1>과 <중앙일보>는 나름대로 ‘단독’이라며 뉴스를 내보냈지만, 팩트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거나 이상한 논리로 해석을 한 오보에 가까운 기사입니다.
언론의 망신주기와 일방적인 흠집내기는 검찰 수사 전에 범죄자 낙인을 찍기 위한 수순에 가깝습니다. 특히 ‘돌연 휴가’, ‘완전 삭제’, ‘증거 증발’이라는 단어는 고의적으로 범죄자로 만들기 위한 언론의 지능적인 수법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의 망신주기에 수사를 받기도 전에 범죄자로 낙인이 찍혔고, 가슴 아픈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뉴스1> 강대한 기자와 <중앙일보> 정진우·박태인 기자가 무슨 의도로 기사를 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억측이나 소설식 기사 쓰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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