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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7일 목요일

과거 선거가 ‘트위터’라면 20대 총선은 ‘페이스북’이다.

‘2030이 아니다. 철저히 20대를 타겟으로 한 페이스북’
임병도 | 2016-04-08 10:56:3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금태섭 후보의 아들 금중혁씨가 말 머리 탈을 쓰고 아버지 사진 옆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총선아바타 팀이 서울 강서구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후보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사무실 관계자가 ‘금태섭 후보 만나러 왔어요?’ 라고 물었습니다. 총선아바타 팀은 ‘아니요. 아들 보려고 왔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아니 총선을 취재하러 다닌다면서 왜 후보자를 만나지 않고 후보 아들을 만나러 갔을까요?
금태섭 후보의 아들 금중혁씨는 SNS전담팀의 막내로 아버지의 선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말머리 탈을 쓰고 활동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왜 말머리 탈을 쓰고 활동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금중혁 / 금태섭 더민주 서울 강서갑 후보 아들
“그냥 ‘아들입니다’ 하면서 시작하기보다는 저희 (SNS팀) 힘으로 뭔가 얘네 이상하고 특이한 애들이다 봐보자는 유명세 탄 다음에 ‘저 사실 아들이었습니다’ 밝히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숨길 수 있을까’ 하다가 강서구 실루엣이 말머리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말의 탈을 썼죠.”
금중혁씨도 다른 후보자의 자녀들처럼 아버지의 선거에 도움이 되고자 캠프에 참여했고, 효과적인 홍보 효과를 위해 말 머리 탈을 썼던 것입니다. 그런데 금태섭 후보 아들 금중혁씨 페이스북 활동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19대 재보궐선거 때 등장했던 랜선효녀입니다.
▲19대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광온 후보의 딸 ‘랜선효녀’가 운영했던 트위터. ⓒ트위터 화면 갈무리

‘과거 선거가 트위터라면 20대 총선은 페이스북이다’
19대 재보궐선거 때 등장했던 박광온 후보의 딸 ‘랜선효녀’의 트위터는 당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그녀가 올리는 솔직한 글은 사람들에게 박광온 후보의 당선까지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박광온 후보의 딸은 아버지의 머리 크기 때문에 스냅백(크기 조절이 가능한 모자)조차 쓰지 못한다고 트윗을 올립니다. 그러자 박광온 후보는 ‘딸 아버지가 큰 머리를 물려줘서 미안해’라고 답변을 하고 ‘알면 됐어요. 아버지..(콧물을 닦는다)’라고 딸이 대답합니다.
아버지와 딸이 민감한 외모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며 그저 평범한 부녀지간 일상의 대화를 선거 운동의 중심으로 끌고 갑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재밌게 봤고 선거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박광온 후보의 딸이 SNS로 효도하겠다고 밝히자, 잇달아 다른 후보 자녀들의’ SNS 효도 선거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수원정 영통에 출마했던 천호선 후보의 아들은 ‘나도 효도란걸 해보렵니다 @qkxkzn <보궐선거 수원정 영통 후보 기호4번 천호선 둘째 아들/따라하기/한발늦은자의 최후/진솔하게 쓰렵니다.>’라는 프로필을 통해 박광온 후보의 딸처럼 SNS 선거 운동을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기장갑에 출마했던 윤준호 후보의 아들도’윤재형 @dreamfrom77’ 트위터 계정을 열기도 했습니다.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에는 강서구 맛집이나 강서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올라오고 있다.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과거 선거에서 트위터가 소셜미디어의 중심이라면 20대 총선은 페이스북으로 바뀌었습니다.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페이스북 계정을 열고 자신들의 선거 모습을 올리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라이브 생중계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선거 운동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금중혁씨(금태섭 더민주 서울 강서갑 후보 아들)는 ‘랜선효녀분도 있었지만 그분은 끝내 얼굴 공개도 안 하고 사진도 없고 물론 입담이 대단했고 글로만 승부를 봤지만. 이제는 글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상 사진 등등… 장르도 자기 부모님 이야기 뿐 아니라, 저희가 한 것처럼 맛집이나 그 지역 특성을 살린 콘텐츠가 늘어났다’며 영상과 사진 등 다양한 미디어 컨덴츠를 담을 수 있는 페이스북이 주목받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제 단순한 선거 운동이나 유세 사진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금씨는 말합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맛집 소개나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통해 선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 운동의 변화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30이 아니다. 철저히 20대를 타겟으로 한 페이스북’
금태섭 후보 아들 금중혁씨는 페이스북을 통한 미디어콘텐츠의 범람으로 ‘점점 수위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스펙트럼과 수위가 도발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중혁씨는 수위가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 ‘저희는 계획부터가 철저하게 2030, 아니 2030도 아니고 철저하게 20대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비방은 감수하고 진행했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봐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금중혁씨가 참여하고 있는 금태섭 후보의 공식 페이스북을 보면 나이든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들이 나옵니다.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카드 뉴스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카드 뉴스에는 ‘태섭이가 출마했당’이라는 말장난 비슷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카드 뉴스 본문에는 ‘닝겐’이라는 인간이라는 뜻의 일본어도 나옵니다. 어떻게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20대가 볼 때는 가장 효과적으로 의미가 전달됩니다.
페이스북 곳곳에 보이는 20대가 사용하는 언어와 표현들은 나이 든 사람에게는 거슬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20대의 지지와 투표율이 낮은 강서구의 특성을 본다면 오히려 20대에게 접근할 수 있는 선거 전략의 하나로 봐야 합니다.
▲금태섭 후보 아들이 설치한 몰래카메라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아들이 집 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합니다. 아침에 일어난 후보는 아들에게 산악회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아내는 검사를 그만둘 때부터 속을 썩였다며 바가지를 긁습니다. 출근 인사를 하기 위해 나가는 후보는 아들에게 재차 산악회 행사를 알려줍니다. 아들은 ‘짜증난다. 아무 것도 하기 싫다. 도대체 왜 출마를 하는 거지. 그것이 알고 싶다.’면서 후보 아들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놓고 페이스북에 묻습니다.
다음 중 아빠가 출마했을 때 아들이 할 일로 적절한 것은?
1. 오그라드는 감동 글을 쓴다.
2. 새벽부터 새벽까지 지역구를 뛰어다닌다.
3. 잘 생긴다.
4. 깝깝하다.
▲금태섭 후보와 아들의 대화로 만들 동영상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소주를 마십니다. 아들은 대놓고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솔직히 정치 왜 해?.’ 아들의 질문에 아빠는 ‘왜 아빠 정치하는 게 싫어?’라고 되묻습니다. 아들은 ‘아빠가 정치 시작하고 지금까지 나한테 보여준 거는 실패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검사도 때려치웠고, 결국 밀던 사람도 대통령 안됐고. 지난번 선거는 흐지부지됐고 이번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라며 아빠의 아픈 과거와 현재를 적나라하게 지적합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할 말은 한다’라는 아빠의 말에 ‘자존심이 뭐 고기 사줘?’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감히 정치인의 아들이 저런 식으로 얘기하냐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중혁씨의 말은 정치인의 아들이 아닌 평범한 20대가 지금 정치인들에게 하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20대는 정치가, 자존심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냐고 묻습니다.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아빠에게 아들은 ‘아빠 고기 사달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라고 묻습니다. 아빠는 ‘제육볶음은 고기가 아니야? 나중에 더 맛있는 고기 사줄게’라고 답합니다.
아들이 하는 말의 의미를 아빠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청년들의 마음을 정치인은 모릅니다. 청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으면서 그들에게 투표하라고 강요만 합니다.
▲금태섭 후보와 아들의 카톡대화를 구성으로 한 게시물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금태섭 후보는 아들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 ‘우려는 있다.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가족이기에 안고 가겠다’며 의외로 SNS팀의 활동에 개입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금태섭 후보 아들은 얼마 안 있으면 의경으로 군대에 갑니다. 그는 입영통지서를 받고 10분간은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선거 운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러나 얼마 안 있어 군대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금방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금태섭 후보보다 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까닭은 소셜미디어를 단순히 선거 운동으로 생각하는 후보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 표현하는 아들의 차이 때문입니다.
선거 때만 활발하게 움직이는 페이스북보다 늘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페이스북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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