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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일 목요일

김초원·이지혜 선생님의 눈물


[인권오름 : 인권으로 기억하는 4.16] 죽음 앞의 차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약속은 참사 당일에 벌어진 일을 복기하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된다. 4.16연대는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 선언'을 추진하며 인권으로 4.16을 기억해보자고 제안한다. 기억은 행동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는 열망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행동이 되어야 한다. <인권오름>과 <프레시안>에 매주 공동 게재되는 연재 기사가 하나의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

죽음 앞에서 무엇이 다를까? 사고의 원인도 모른 채 그 험난한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들에게 국가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유는 그가 이주민이고,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살아있는 이주민들과 기간제 교사들을 빈번하게 차별하더니, 원통하게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차별의 낙인을 지우려 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속에서 돌아가신 이주민과 기간제 교사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7월 15일 4.16 인권실태조사단이 발표한 <세월호 참사 4.16 인권 실태 조사 보고서>에 담긴 이주민 희생자 가족들이 겪은 차별의 양상은 이렇다. 우선 희생자 유가족으로서 알아야 할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없었다. 참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가는 유가족들에게 정부가 내린 결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가족과 정부 간 협의 과정에도 이주민 유가족은 참여할 수 없었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의사소통의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통역 지원조차도 유가족이 입국한 초기 열흘 정도에 그쳤다. 경제적 지원과 의료 지원 역시 부재했다. 시신이 수습되기를 기다리느라 발생하는 체류 비용을 유가족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조달했다고 한다. 의료비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고, 의료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병원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 이주민 유가족에게 정부로부터 충분한 보상금을 받았으면서 왜 본국으로 귀국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주민 유가족은 가족의 희생에 대한 슬픔을 지우기도 전에 한국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프레시안(최형락)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사고로 동일한 장소에서 사망한 정규직 교사 7명과 달리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6월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이 맞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법적 해석 결과를 받았고, 이에 힘을 얻은 두 기간제 교사의 유가족은 6월 23일 인사혁신처에 순직 신청을 했다. 그렇지만 7월 12일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사는 산재보험 대상자이기 때문에 순직 심사를 할 수 없어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사망'에 따른 보상 절차가 이뤄지도록 근로복지공단으로 문의 및 행정적 조치를 해달라"고 전했다. 사실상 반려와 다름없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도 7월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원의 순직 인정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2012년 서울중앙지법은 성과급과 관련한 소송에서 기간제 교사들도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업무의 성격이나 종류에 있어 일반 교사와 기간제 교사 간의 차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연금에 기간제 교사가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순직 인정과 공무원연금 가입과는 관련이 없다. 단원고등학교 전 교장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사고 당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두 교사는 가장 빠져나오기 쉬운 세월호 5층 객실에 있다가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갔고 결국 구조되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정부 당국은 잘못된 법제도 규정을 이유로 하면서 기간제 교사를 죽어서까지도 차별한 것이다. 차별이 없도록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2차 오체투지가 진행되었다. 필자도 세월호 참사 이후 두 기간제 교사 희생자와 이주민 희생자들에 대한 차별이 없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2차 오체투지에 함께 했다. 죽어서까지도 차별받아야 하는 이주민, 비정규직의 현실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희생자 유가족은 그 차별에 대한 슬픔을 고스란히 마음속 깊은 아픔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 아픔을 잊지 않고, 부당한 차별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국가와 정부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고 요구해야 한다. 이날 오체투지에는 곳곳의 현장에서 차별과 부정의에 맞서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하이디스 해고 노동자, 성소수자 등이 참여했다. 이러한 차별과 부정의의 현실을 더욱 알려야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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