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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5일 화요일

자운영과 독새기(둑새풀,뚝새풀)를 아십니까?


임두만 | 2015-05-06 09:21:0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맘 때 쯤이면 모를 내기 전의 논에 자주색 꽃이 장관으로 피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논은 파란 잡초가 우거져 겉으로 보기에는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논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좌축은 자운영 우측은 독새기...식물도감 에서 캡쳐 ©임두만
하지만 농부들은 논을 장악하고 있는 이 꽃밭이나 풀밭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풀들은 뽑아내야 하는 괴로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 풀들은 그냥 거름으로 써도 되기 때문입니다. 두엄 한 지게라도 덜 날라도 되는 거름이기 때문입니다. 이 풀들 위에 그냥 두엄을 뿌리고 갈아버리면 논은 두엄과 이 풀들이 함께 썩으면서 더 기름진 땅이 됩니다.
실제로 자주색 꽃밭으로 보이게 하는 자운영은 질소고정과 유기질 생산에 의한 토양개량제로서 녹비작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뿌리에 뿌리혹이 잘 발달되어 질소동화작용이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벼를 재배하기 이전에 갈아엎어 녹비로 이용할 경우에는 자운영의 수량에 따라 금비대체효과가 달라집니다. 사실 일정량이 되면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벼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독새기는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면 논이 벼를 심지 않았음에도 파랗게 보이게 합니다. 생명의 윤회 법칙에 따라 모내기 철이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 꽃밥을 내고 열매를 만들어 때를 기다리는 독새기들이 천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방에 따라서 독새풀, 뚝새풀로 불리는 이 풀은 가득 메워있는 논을 갈아엎고 나면 작은 씨앗들은 흙속에 뒤엉켜 한해를 무사히 보내고 다음 해 모내기 전에 이 풀은 또다시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논이 비어 있는 공간과 시간을 잠시 이용하고는 다음해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풀도 죽은 다음에 훌륭한 두엄입니다. 여름에 논둑 밭둑을 베고, 다른 잡초를 베어 두엄을 만들지 않아도 이 풀은 이른 봄 무성하게 자라서 꽃을 피우고 씨를 낸 뒤 죽은 다음 훌륭하게 두엄 역할을 합니다. 이 식물은 6월이면 그냥 둬도 죽기 때문에 자신의 시간에서 삶과 죽음의 시간을 인간의 삶과 적절히 맞추어 진화한 똑똑한 식물입니다.
잡초처럼 보이지만 거름이 되는 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때가 되면 죽어서 거름이 되는 풀… 거름이 되지만 봄이면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는 풀…
살아나면 앙상하고 황량함만 가득한 들녘이 보라색 꽃밭으로도 보이고 초록색 풀밭으로도 보여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풀… 새봄의 희망과 농사의 풍요를 꿈꾸게 하는 풀… 이런 풀이 자운영과 독새기입니다. 자운영과 독새기는 풀이지만 부활의 상징입니다.
우리 정치계는 자운영과 독새기가 필요합니다. 정치적으로 죽어서 거름이 될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천정배는 죽었다가 살아났고, 정동영은 지금 다 죽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동영도 거름이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자운영과 독새기가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듬해엔 반드시 살아나듯이…
김대중은 정치적으로 여러 번 죽었다가 살아났습니다. 노무현도 죽었다가 살아났습니다. 넬슨 만델라도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링컨은 여러 번 죽었다가 살아났습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 난 덩샤오핑 때문에 오늘의 중국이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위대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쳤습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도 죽었다가 살아나더니 지금 전 세계의 이목을 받으며 일본 우월주의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아베는 몹쓸 정치인이자 인간이지만 일본인들이 보기에 아베는 '잘 하고 있는 총리'입니다. 그러니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이 지난 선거에서도 압숭을 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살아서 내가 무엇이 되겠다는 사람은 차고도 넘칩니다. 내가 죽어서 거름이 되겠다는 정치인은 눈을 씻고 찾기에 힘이 듭니다. 죽어야 부활이 있습니다. 죽지 않으면 부활도 없습니다.
천정배는 출마하면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호남 개혁정치의 부활을 꿈꿉니다. 호남 개혁정치가 부활해야 호남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호남이 바로 서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라며 부활을 말했습니다.
이미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한 것입니다. 그가 다시 죽어서 거름이 될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것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야당정치도 호남정치도 인권정치도 민주정치도 지금은 다 죽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그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살아있다고 믿으며 죽은 민주와 인권과 개혁에게 인공호흡기라도 붙여야 하므로 힘을 합하고 단결하여 살리자고 합니다. 이들은 부활에 대한 소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운영과 독새기가 주는 교훈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다시 말합니다. 죽어야 다시 삽니다. 죽어야 부활이 있습니다. 사진의 좌측이 자운영, 우측이 독새기풀입니다. 자운영과 독새기에게서 배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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