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년이 넘도록 거리에서 눈물을 쏟아낸 세월호 유족들은 삭발과 단식으로 세상의 외면과 냉대에 맞서고 있다. 박근혜 정권 3년차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한 극단에서 새로운 질문을 맞닥뜨리고 있다. 반성은커녕 유체이탈 화법으로 천연덕스런 변명만 늘어놓는 대통령, 권력과 결탁하는 걸 넘어 스스로 권력화한 언론, 민중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도 피폐해졌고 열패감과 무력감에 빠진 한국 사회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을 맞아 국민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명진스님과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대표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목사를 만나는 연속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 = 이정환 편집국장. 정리 = 강성원 기자.
좌우여야를 막론하고 국가 최고 권력자들에게 이처럼 거침없는 독설을 퍼부었던 종교지도자가 있었을까. 지난 이명박 정권 4년 동안 “법구경을 읊어야 할 스님의 입으로 ‘욕’구경만 해댔다”던 명진 스님은 봉은사 주지로 있던 지난 2010년 정권의 외압으로 사실상 봉은사에서 쫓겨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전과 14범의 파렴치한 범죄자”라고 힐난하는 등 ‘강남 좌파 주지’로 찍혔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의 일침을 피해갈 수 없었다. 명진 스님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 시절 과거사 사과 발언을 했을 때도 “역사가 무슨 전당포냐. 왜 걸핏하면 역사에만 맡기자고 하느냐”고 날 세워 비판했다. 당시 명진 스님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지만 야당의 무능함에 깊이 실망한 후 지금은 신당 ‘국민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명진스님을 만났다.
 
- 박근혜 정부는 시민이 세월호 참사에 헌화하는 것도 경찰로 막고, 자유롭게 말할 자유도 빼앗고 있다. 국민은 마음속으로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행동하는 데에는 겁을 먹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다고 보나.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단순 무식하게 ‘잘 살아보세’가 통치이념이 됐다. ‘반공’이라는 외피를 둘러싸고 물질적 풍요를 끝없이 추구하는 것으로 우리의 삶이 규정돼 버렸다. 일본에 36년 치욕적 수탈을 당하고 나서도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청산 없이 돈 몇 푼으로 해결하려 했던 무식의 극치가 한국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다. 물질적 욕망은 지금도 계속이다. ‘부자 되세요’라는 구호와 747공약(7% 경제성장·국민소득 4만 달러·7대 강국)이 먹혀 경제적으로 우리나라 잘 살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전과 14범을 대통령으로 만든 나라다. 결국 우리 국민의 저급한 물질만능주의 사고가 이렇게 타락시켰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지위와 명예, 돈을 획득하기 위해서 모두 부를 위해 모이다보니 부를 축적하기 위해 끝없이 남을 짓밟도록 가르쳤다. 자비심이라든지 연민은 조금도 없이, 가난한 사람이 굶어 죽고 집 없어 쫓겨나도 아무 상관 없이 나는 100평짜리 아파트에 살면 행복한 짐승 같은 사회가 돼 버렸다.”  
- 이런 ‘짐승의 시대’에 언론이 아무리 비판해도 대통령은 아프다고 누워있고 말도 안 통하고 수많은 비판 기사를 쏟아내도 보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40%에 육박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결합하는 팬층이 있기 때문이다.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박 대통령이 결혼도 못 하고 부모가 총 맞아 죽어서 불쌍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경북의 유교적이고 보수적 사람들은 박정희를 보고 찍은 것이어서 박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해도 안 무너진다. 정치를 아무리 잘못해도 ‘저 불쌍한 사람, 청와대에서 독수공방하고 나라 걱정밖에 할 게 뭐 있겠어. 밑에 사람이 잘못해서 그렇지’라며 박 대통령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본인도 항상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유체이탈식으로 나오는 것도 자기 잘못이 아니라 비서실장과 총리가 잘못했다는 확신을 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시대가 안 깨진다고 본다.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벽창호 같다.”

  
▲명진 스님   사진=강성원 기자
 
- 박 대통령이 매번 자신과 관련된 일에도 ‘역사에 맡기자’고 하니까 스님은 ‘역사가 전당포냐’라고도 했다. 수많은 기사보다 강렬했던 말이었다. 박 대통령이 유체일탈식으로 말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나.
“이 분은 책을 안 읽는 것 같더라. 인문학적 소양이 거의 없다. 언어 구사하는 걸 보면 보통 우리는 누가 원고를 써 주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 보면서 고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잘 써 준 것도 못 읽는다. ‘전화위기의 기회로 삼아서’라든지, 보통 전화위복이라고 하지 전화위기라고 안 한다. 지하경제도 양성화시키겠다고 해야 하는 걸 활성화시키겠다고 얘기한다. 더구나 정말 웃기는 건 ‘솔선을 수범해서’라고 그렇게 쓰고 싶어도 안 써진다. 이건 거의 책을 안 읽고 인문학적 소양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가 불행한 이유 중 하나다.” 
- 그래도 예전에 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다는데 정말인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경선했다. 그때 내가 봉은사에 들어가 있었다. 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고 그나마 비교적 괜찮은 사람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왕이면 이명박 보다는 박근혜가 한나라당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이 박 후보 진영 쪽에 들어간 것 같다. 하루는 박 후보에게 전화가 왔다. 그날이 8월15일이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오늘이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이다. 현충원에 어머니를 참배하고 나오는 길인데 스님이 평소에 저를 응원한다고 말을 들었다. 나는 불자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살아계셨으면 스님께 고맙다고 인사했을 것이다. 어머니 대신 제가 말씀드린다’고 했다. 육영수 여사는 독실한 불자였다. 그래서 ‘어머니 마음으로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끊었다. 그러고 나서 박 후보는 경선에 떨어졌다. 만약 그때 박 후보가 경선에서 이겨 대통령이 됐으면 나는 지금 국사(國師)가 됐을지 모른다.(웃음) 난 이명박 때문에 망한 사람이다.”
- 박 대통령이 근본적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보나. 특히 세월호 참사 후 대통령이 보인 태도를 볼 때 어떻게 평가하나. 
“근본적으로 인간이 가져야 할 것이 연민이라고 본다. 아픔과 고통에 대해 같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연민. 세월호 유족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을 때 약간 비웃듯이 쳐다보면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분에게는 연민이 없구나’라고 느꼈다. 그 역시 부모가 둘 다 총을 맞아서 세상 떠난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더 같이 아파할 줄 알았는데, 자식 잃은 부모의 애끊는 울음소리를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지나갈 수 있다면 인간의 품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마음속에 조그만 자비심도 없는 사람은 제도(濟度)를 못한다. 아무리 악한 사람도 그런 상황에선 유가족들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 
-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이란 관점에서 봤을 때 박 대통령이 저렇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세월호는 왜 한 시간 반 이상 골든타임에 아이들을 그대로 놔뒀는지에 대해 부모들이 한이 맺힌 것이다. 살려내라는 것도 아니고 그 의문에 답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때 대통령은 뭐했나. 사고 7시간이 지난 이후 나와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는데 왜 발견이 어려워요’라고 말한 게 결정적이다. 세월호 사건에서 모든 의혹의 핵심이 여기 있다. 다른 의혹을 다 제쳐 두더라도 왜 그렇게 말했는지, 7시간 동안 어떻게 된 건지, 보고를 잘못 받았는지 아니면 안 받았다든지, 본인 입으로 얘기해야 한다. 큰 사고가 나고 국내에 있었는데 7시간 만에 나타난 이유가 너무 이상하다. 난 정윤회를 만난 건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그게 어떻게 국가기밀인가. 세월호 때는 대통령 행적이 국가기밀이고 지금은 아파서 누워있다고 브리핑도 하는데 그럼 국가기밀을 어기는 것인지, 국가 기밀이 몇 개월마다 한 번씩 바뀌나. 이런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경우가 바뀌는 것에 국민이 분노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뭔가 마취가 돼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문제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국가가 해야 한다. 국민의 의심을 종북이라고 몰아선 안 된다. 천안함 때도 이명박 정권이 보여준 태도가 국민이 더 강한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의심한다고 종북 빨갱이라고 하는 건 국가가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 그런 의심을 못 하게 국가가 완벽하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 스님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으면서 국민모임 신당 창당에 참여했다. 사실 신당의 어젠다가 무엇인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신당은 야당이 잘하면 나올 수가 없고 나와서도 안 된다. 지난 대선에서 나도 문재인 대표를 지지하고 도왔는데 대선 이후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드러났는데도 본인이 당사자면서 대선 불복은 아니라고 어정쩡하게 물러섰다. 어느 나라에서 국가기관이 거의 총동원돼 개입한 선거를 상대 정당의 후보가 그렇게 쉽게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가. 국가기관이 개입한 정말 부정부패한 선거이기 때문에 대선 후보로서 인정 못 한다고 투쟁해야 했다. 그래야지 야당이다. 그래서 신당 얘기가 나온 것이고 신당이 진용을 갖추고 국민 여론을 모으면서 갔어야 하는데 갑자기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면서 보궐 국면으로 가게 됐다.” 
- 그런 점에서 문 대표를 초식동물에 비유하기도 한다. 
“초식동물도 뿔이 있고 들이받기도 한다. 그 당시 대선 문제는 복종 불복종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국기문란 사건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문 대표가 국가의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을 너무 쉽게 인정하는 아주 겸손한 태도에서 많은 실망을 느꼈다. 그리고 세월호 때도 야당은 여당이 쳐놓은 가이드라인대로 가져와 유가족을 설득했다. 그게 어떻게 야당이냐. 유민아빠 단식 때 문 대표는 유민아빠의 단식을 말리기 위해 단식했다. 이걸 보고 결정적으로 문 대표는 무능하고 점잖은 사람이지, 정말 국민이 뭘 바라고 어떤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판단력도 없다고 봤다. 실제 강력한 투쟁을 통해 야당다움을 보여줘야 했다.”
- 오늘 보궐 선거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도 당선이 어려울 것 같다. (명진 스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날은 보궐 선거 투표 마감이 몇 시간도 채 남지 않은 때였다.<편집자 주>)   
“그래서 난 끝까지 정동영 출마를 반대했다. 나는 ‘정동영이 죽어야 죽은 거름을 통해 싹이 트여 난다. 그래야 국민모임 신당이 살고, 신당이 사는 게 정동영이 사는 거다. 안 그러면 국민모임도 죽는다’고 요구했다. 정동영의 지난 5년 동안 한진중공업과 쌍용차, 용산참사 현장을 다니는 모습은 정말 진정성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좋아했다. 그래서 나도 정동영 부부를 강원도로 오라고 해서 하룻밤씩 불러 재우고 얘기해줬다. ‘김구와 장준하, 문익환 선생처럼 오랫동안 정신적 지도자가 될 생각을 왜 안 하느냐. 정동영의 행보는 그런 길을 가도 된다. 5년짜리 대통령, 국회의원에 연연하지 말고 정신적 지도자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6 ·15남북공동선언이라는 굉장한 업적을 이뤄냈다. 정동영도 남북문제에 대해선 전문적 소견과 비전을 갖고 있더라. 그 부분은 높이 평가 한다. 남북 간 통일문제를 끌고 나가는 정신적 지도자가 되라고 나는 계속 출마를 반대했다. 그래서 그러겠다고 했는데 다음날 보니 후보 등록을 했더라. 그래서 ‘사람의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는 구나’하고 실망을 많이 했다. 정동영이 되면 천정배와 연결되면서 파괴력이 생길 거라고 보는데, 떨어지면 국민모임의 동력 상실이 우려되고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다.”

  
▲명진 스님  사진=강성원 기자
 
- 아마 오늘 보궐 선거도 새정치의 참패로 끝날 것 같다. 현실정치에서 여전히 제3정당의 길은 멀고도 멀다. 
“예전 70~80년대 싸움은 재야가 있고 학생·노동운동 있어서 싸운 것이 아니다. 뚜렷한 자기 길을 가고 있는 김대중·김영삼이라는 야권의 정치지도자 있었고 거기에 재야와 학생, 노동계가 합세한 것이다. 그때 김대중·김영삼과 같은 정치지도자가 없었으면 재야가 아무리 떠들어도 결국 싸움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 야당에서 누군가 그 역할 해야 한다. 강력한 투쟁을 통해 그러면 재야와 종교계가 다 같이 모일 거다. 지난해 대선 부정 여론이 막 끓어오를 때 친노계라도 삭발 투쟁하고 농성하면서 싸움 붙기 시작했으면 큰 싸움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세월호 문제 때도 몇몇 의원 빼고는 코빼기도 비추는 야당 의원이 없었다. 문 대표의 지금 모습도 다음 대선에서 중도보수표를 노리는 행보들인데 난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난 정치인들에게 ‘대통령 되기 위해, 도지사·국회의원 되기 위해 무엇을 하지 마라. 좋은 일을 해라. 그러다 운이 닿고 복이 되면 국회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되기 위해 행보를 하는 것은 욕망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 보수언론은 박근혜 정부 보호보다 정권의 재창출을 노리고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엔 ‘세금 도둑’, 성완종 리스트엔 ‘노무현 사면’이라는 프레임 만들어 확 밀어붙이고 종편서도 떠들면 실제 뉴스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받아들인다. 지난 몇십 년간 그렇게 해왔던 상황에서 말은 오염돼 죽어 있고 언론은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말도 안 죽었고 언론이 제구실 못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미디어오늘에 기사가 올라가면 좋은 기사는 SNS로 퍼져 나간다. 예전에 등사기로 밀어서 돌릴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거다. 그런데도 일반 독자들이 들었을 때, 젊은이들이 봐도 ‘아!’ 소리가 나오는 구사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언론은 글 자체가 활구(活句)가 아니라 사구(死句)가 됐다는 것이고 활구로써 감동을 주고 번쩍 정신이 나게 하는 구사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떨어져 있는 것이다.”
- 그 말은 목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방식에서도 힘을 많이 주고 유연하지 않다는 건인데, 이는 진보진영의 문제 같기도 한다. 
“진보진영도 굳어져 있는 것이다. 프레임은 굳어진 틀이다. 틀 밖으로 나와서 쳐야 하는데 틀 안에서 싸우니 똑같은 결과가 만들어진다. 나는 독재자와 싸울 때 막 물러가란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이 들었을 때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의 규정이 제일 무서운 것이라고 봤다. 지혜롭게 싸우려면 철학적 사유를 통해 마음을 비워야 한다. 비우는 사람의 행위나 언어는 지혜롭게 배어난다. 진보언론이 지혜롭게 싸우기 위해선 철학적 사유를 통해 ‘비움’을 익혀야 한다. 매번 똑같은 얘기만 하지 말고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폐부를 찌르는 언어들이 나와야 국민도 손뼉 치고 동의하며 힘이 생긴다. 새가 완전히 비워진 상태에서 자유롭게 날듯이 우리의 사유를 자유롭게 하는 게 반독재 투쟁을 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절대적 무기가 되는 것이다.” 
- 한국사회를 바꾸기 위해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근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풍요와 물질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물질이 없고 가난할 때는 불행했는가. 물질은 필요하지만 우리 행복을 충족시켜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지 끝없는 고뇌가 필요하다. 그것은 더불어 사는 세상, 철학적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물적 토대가 공평히 분배되는 세상, 배가 고프고 집이 없어서 곤궁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세상, 국가가 그런 걸 만들어 줘야 한다. 그게 실현된 곳이 덴마크다. 그곳이 이상세계 유토피아 같은 꿈같은 세계라고 해도 우린 그쪽을 향해 가려고 애쓸 때 비슷한 근사치 답이라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려면 철학자가 정치가가 되는 세상 돼야 한다. 이명박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서 극도로 나빠진 지금의 대한민국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야만의 시대라고 본다.”
- 그래서 스님도 꾸준히 사회적 발언을 하고 정치 참여도 하는 것인가.
“플라톤이 한 유명한 말이 있지 않나.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정치라는 게 단순하게 대통령, 국회의원이 되는 게 아니라 이 사회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방향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라도 뜻을 모아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교는 인간의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고통은 생로병사의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닌 사회적 고통도 있다. 독재 권력으로부터 핍박받고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사회적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