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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1일 화요일

법정은 온통 울음바다, 재판장 "너무 슬퍼서..."


[세월호 선원 28차 공판] 유족·생존자들의 마지막 진술... 27일 결심공판 14.10.21 22:07l최종 업데이트 14.10.22 07:39l박소희(sost) 기사 관련 사진 ▲ 세월호 침몰사고 146일째이던 추석날인 9월 8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가족 합동 기림상을 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4월 16일 이전에 저희 가족은 화목했고 한 달에 두세 번 영화 보고, 가족들끼리 밥 먹으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영화도 못 보고, 언니와 함께 했던 길거리, 식당을 지나치면 언니의 행동들이 떠올라 말없이 각자 우는 일이 많아졌다. 우리 언니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옛날처럼 잘 웃지도 않는다. 엄마, 아빠는 저마저 잃을까봐 늘 어디 있는지 확인한다. 저는 오히려 일상생활을 못하는 부모님 걱정이 앞선다. 엄마는 선생님인데 학생들만 보면 눈물이 나서 이제 가르치지 못하겠다고 한다. 아빠는 저녁에 술을 드시지 않으면 못 주무신다. 우리 가정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언니는 신나는 수학여행 갔는데 주검으로 돌아왔다. 왜 차가운 곳에서 죽어야 했는지 정말 알고 싶다." 언니를 잃은 여동생의 말에 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21일 광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자들이 마지막으로 진술하는 기회를 줬다. 선고를 앞두고 피고인들의 유무죄와 양형을 판단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의견을 구하는 자리였다. 이날 증인석에는 모두 16명이 앉았다. 아직 차가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을 잃고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한다는 누나, 살아나온 죄인이라며 눈물 흘린 생존자가 그들이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 죄책감에 시달리는 생존자의 눈물 이들이 4월 16일과 그 이후를 증언하는 약 3시간 동안 법정 곳곳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어렵게 피해자 진술을 마친 단원고 이승민 학생 어머니는 자리로 돌아가던 중 긴장이 풀렸는지 쓰러지기까지 했다. 꼭 들어야 했고, 말해야 했지만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 있는 모두에게는 힘겨운 시간이었다. 재판이 끝날 무렵, 임정엽 부장판사는 "마지막 절차는 단원고 2학년 8반 학생들의 동영상 시청"이라고 소개했다. "원래 동영상을 보고 재판을 마친다는 인사를 드린 뒤, 다음 재판 안내를 해야 하는데... 재판부에서 준비를 하느라 동영상을 먼저 봤다. 너무 슬퍼서 다시 인사드릴 자신이 없어서 먼저 말씀드린다.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 몸과 마음을 다친 분은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길 빈다. 멀리 오셔서 진술해주신 것 감사드린다. 도와주신 변호사와 지원단체도 감사드린다. 다음 재판은 10월 27일 오전 10시, 마지막 재판이다." 재판부가 인사를 마친 뒤 재생된 5분 30초짜리 동영상의 첫 화면은 다음 문장이었다. '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텅 빈 2학년 8반 교실, 책상 위에 놓인 꽃들이 지나가자 4월 16일 전 웃고 떠들고 운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화면에는 이제 평소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사진이 등장했다. 뒤이어 진도 팽목항에 세워진 '하늘 우체통'과 팽목항을 찾은 사람들 사진이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이 된 아이들이 묻습니다'란 자막이 나타났다. '엄마 아빠, 지금은 안전한가요.' [관련 기사] [세월호 피해자 진술①] "제 남편은 왜 아직도 못 나오는 걸까요?" [세월호 피해자 진술②] "어머니를 못 안아드렸는데... 기회마저 뺏겼다" [세월호 피해자 진술③] "옷 못 입게 한 것 후회... 언니가 보고 싶어요" [세월호 피해자 진술④] "아들 잃은 엄마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세월호 피해자 진술⑤] "아침마다 바다에서 학생들 헛것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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