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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6일 목요일

주목되는 남북군사당국자 접촉


<분석과전망> 남의 ‘북방한계선’과 북의 ‘서해 경비계선’의 대립전선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10/16 [22:2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사진, SBS에서 캡쳐 군사현안을 다 다룬 남북당국자 접촉 15일 판문점에서 가진 남북군사당국자 접촉은 남북 군부 간에 대두해있는 현안의 대부분이 다루어졌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대북전단 살포, 상호비방 중지 등이 주요의제였다. 비록 비공개접촉이었지만 크게 주목을 받았다. 2차고위급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는데 있어서 그 길을 닦는 의미가 있는 만큼 더 그랬다. 물론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다는 것으로 치부해도 될 터였다. 양상만으로만 보면 팽팽했다. 북측은 접촉에서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2004년 남북 간에 합의한 심리전 중단 합의를 상기시키고 강조하는 등 강력했다. 항의성 요구라 할만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특성상 전단 살포 행위를 통제할 수 없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를 막을 법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한 것이다. 정치적 문제인 것을 한껏 좁혀서는 법적인 문제로 접근한 것이었다. 대표단의 권한을 뛰어넘는 즉, 정부의 정치적 소관사항임을 밝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언론을 포함한 비방중상 중지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측은 비슷한 논리를 동원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을 통제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북한의 요구에 동원되고 있는 우리측의 그 논리들에 대해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식상해했다. 익히 수도 없이 접했던 것들이어서였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군사당국자들의 접촉 자체에 대해서까지 식상해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1년 2월 군사실무회담 이후 3년 8개월 만에 이루어진 접촉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지금의 접촉이 단순히 제기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2차남북고위급회담과 관련성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 주목성은 더욱더 높아져있었다. ‘NLL’ 대 '서해 경비계선’의 대립전선 그에 걸맞게 이날 접촉은 크게 주목할 만한 내용 하나를 포함하고 있다. 북한이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소위 '서해 경비계선' 내에 우리 측 함정이 진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서해 경비계선’은 북한이 지난 1999년 9월 일방적으로 선포한 해상분계선이다. 북한이 칭하는 정식 이름은 '조선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이다. 북측의 '서해 경비계선' 준수 요구에 우리 측은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맞섰다. 우리정부는 북한의 ‘서해 경비계선'을 인정하지 않는다. 북한 역시 우리정부의 NLL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접촉은 남북군사문제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측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닥뜨린 셈이다. 대단히 중요하다. NLL 대 ‘서해 경비계선'의 대립전선이 쳐지고 있는 것이다. ▲ 사진, 취키백과에서 펌 NLL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은 위기백과에 잘 설명되어있다. 이에 따르면 NLL은 남북 간에 합의된 해상경계선이 아니다. 마크 웨인 클라크 UN군 총사령관이 일방적으로 그은 선인 것이다. 1953년 7월 27일 UN군과 북한 인민군이 정전협정을 발효했을 때 육상경계선은 합의되었지만 해상경계선은 합의되지 못했다. 해상 경계선에 대해 UN군과 북한군의 입장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었다. 연안수역의 범위를 둘러싼 문제였다. UN군은 3해리를 인민군은 12해리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UN군은 '연해의 섬 및 해면'에 관한 통제권은 1950년 6월 24일 이전을 기준으로 하되,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는 UN군 사령관 관할 아래 둔다는 단서규정을 두었다. 북한과 합의된 단서규정은 물론 아니었다. 일방적이었던 것이다. 이로부터 한달 뒤인 8월 30일, 클라크가 직접 나섰다. 그때 NLL은 설정되었다. 이 또한 설정일 뿐 합의가 아닌 일방적인 것이었다. 그 일방성은 북한에 대한 것이었지만 그러나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행태 때문에 나온 것이었다. 휴전협정이 조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북한 황해도를 공격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이는 NLL이 이 대통령의 황해도 침공을 막기 위해 클라크가 취한 군사적 조치라는 것을 보여준다. NLL이 설정된 뒤 그것이 우리 해군에게만 전달되었을 뿐 북한에 대해서는 통보조차도 되지 않았던 이유이다. 북한의 '서해 경비계선'문제 제기는 남북관계개선 전망 속에서 나온 것인가? NLL의 남쪽까지도 포괄하고 있는 것이 '서해 경비계선'이다. 서해 5개 도서의 광범위한 남단 해상 모두가 이 분계선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정부가 '서해 경비계선'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적 이유이다. 서해 5개 도서의 남단 수역을 고스란히 북한에 내어주는 꼴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서해경비계선문제는 이번 접촉에서야 처음으로 나온 것이지만 현장에서는 익숙한 문제로 되어있다. "남측 함정이 경비계선 안으로 진입하면 발포하겠다"라는 부당한 무선통신을 북한은 올해들어 계속 보냈다고 군 당국자가 언론을 통해 밝혔던 것이다. 알려진 것에 따르면 이번 접촉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서해 경비계선'에 남측 함정이 진입하는 것을 계속해서 두고 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고 했다. 이는 지난 7일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에 대해 즉각 응사를 해온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데에 있다. 이후 북한군이 NLL 일대에서 더욱 공세적으로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SBS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군 당국에서는 NLL 일대에서의 북한 경비정 화기 사용이 잦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서해 경비계선’문제를 부각시킨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른바, NLL 무력화 전술로 보고 있다. 이어 북한이 이번 접촉을 통해 '서해 경비계선'을 이슈화하려는 것으로 보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한 이슈화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2007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평화수역 지정 문제를 제기했을 때 내놓았던 것이 바로 이 문제였다. NLL과 ‘서해 경비계선’을 아우르는 범위 내에서의 해상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하자고 요구했던 것이다. 이것들은 북한에서 남북군사당국자 접촉을 제안했던 것 그리고 북측의 김영철 수석대표가 ‘서해 경비계선’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던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결국 북한의 ‘서해 경비계선’문제는 단순히 NLL침범 중지를 제기하는 우리정부의 주장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2차고위급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그에 기초해서 진전되게 될 남북관계개선사업에 대한 전망 속에서 제출된 것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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