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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0일 일요일

이렇게 해도 철군이고, 저렇게 해도 철군이다

[개벽예감 328] 이렇게 해도 철군이고, 저렇게 해도 철군이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12/31 [09:3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2년 6개월 전,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2. 미국이 책정협상 벌일 대상은 한국밖에 없다
3. 그는 왜 책정협상을 고의적으로 결렬시켰을까?
4. 저의는 더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다
5. 철군을 가로막을 권한이 없는 연방의회


1. 2년 6개월 전,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2016년 6월 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이 방영한 단독회견에서 당시 공화당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와 회견진행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회견진행자 - 지난 4월 3일 당신이 <팍스 뉴스(Fox News)>의 크리스 월리스와 회견하는 중에 남긴 이야기가 있다. 회견에서 당신은 “북조선은 핵을 가졌고, 일본에게 그것은 문제로 된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일본이 그것을 큰 문제로 여긴다는 뜻이다. 일본이 북조선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게 더 좋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크리스 월리스는 “핵무기로?”라고 물었다. 그러자 당신은 “핵무기, 그렇다 핵무기를 포함해서”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 그렇다. 하지만 당신이 모르는 게 있다. 나는 일본의 자기 방어에 대해 말할 때마다, 그들은 그들이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자기를 방어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는 일본을 방어해주고 있는데, 일본은 우리에게 매우 적은 비용을 지불한다. 나는 그들이 비용을 제대로 지불해주기 바란다. 
(서로 많은 말을 주고받아서 알아들을 수 없음)

회견진행자 - 그것(주일미국군 주둔지원금을 뜻함)은 약 50%다.

트럼프 - 실제는 5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장성 한 사람은 얼마 전에 50%라고 말했다. 그냥 50%라고 쳐준다고 해도, 그들은 왜 우리에게 100%를 지불하지 않는가?

회견진행자 - 당신은 100%를 받고 싶은가? 

트럼프 - 물론 그들은 100%를 지불해야 한다. 
(중략) 
트럼프 - 내가 일본 방어, 나토(NATO) 방어, 싸우디 아라비아 방어, 그리고 도이췰란드에 대해 말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심지어 우리가 일본과 도이췰란드를 방어해주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싸우디 아라비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처럼, 그 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돈을 가졌다. 그런데 왜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가?  

회견진행자 - 우리는 그 나라들에 기지를 두고 있다. 군사기지들을...
(서로 많은 말을 주고받아서 알아들을 수 없음)

트럼프 - 그렇다.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그 기지들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한다. 우리는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싸우디 아라비아에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들을 방어해주면서 사용료까지 지불하고 있다. 

회견진행자 - 하지만 어째든 내가 말하는 요점은... 

트럼프 - 아니, 그런 게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도대체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하는 거다. 왜 그들은 최소한의 경비도 지불하지 않는가? 잊어서 안 되는 것은 비용문제다. 우리는 엄청난 후원과 그 밖의 다른 일들을 해주고 있다. 우리는 (동맹국들을 위해) 엄청난 봉사를 해주고 있으나, 지금 우리나라는 파산상태에 있다. 우리는 19조 달러의 빚더미를 안고 있는데, 곧 21조 달러로 늘어날 것이다. (중략) 그래서 나는 일본이나 도이췰란드나 싸우디 아라비아에 대해 말할 때마다, 나는 그들이 전액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그들이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언제나 말하는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6년 6월 1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대선후보가 의 제익 태퍼가 진행하는 회견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이 회견은 2016년 6월 5일에 방영되었다. 그 회견에서 트럼프 대선후보는 미국군이 주둔하는 동맹국들이 주둔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동맹국들이 미국군 주둔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스스로 방어한다는 말은 미국군을 철수시킨다는 뜻이다.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6개월 전에 이미 트럼프가 동맹국들에게 전액부담이냐 자력방어냐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를 제기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의 회견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가 중동주둔미국군현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에 당선되어야 군사정보를 보고받을 수 있는데, 당시에는 대선후보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는 미국에게 주둔비용을 전액 지불해야 할 동맹국들을 열거하면서 중동에서 싸우디 아라비아를 지목했지만, 그 나라에 주둔하는 미국군은 고작 323명밖에 되지 않는다. 중동에서 미국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는 동맹국은 바레인이다. 바레인주둔미국군은 4,214명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는 주둔비용 전액을 지불해야 할 동맹국들을 지역별로 열거할 때, 아시아태평양에서는 일본, 유럽에서는 도이췰란드, 중동에서는 바레인을 각각 지목했어야 한다. 

어쨌든 지금으로부터 2년 6개월 전, 공화당대선후보였던 트럼프가 <CNN>과의 회견에서 미국군 해외주둔비용을 동맹국들이 100%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을 때, 사람들은 현실을 모르는 웬 떠버리가 후보경선마당에 나타나서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여기면서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았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뭐가 뭔지 몰라 횡설수설하는 떠버리가 아니었다. 위에 인용된 <CNN>과의 회견이 진행된 때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미국군 해외주둔비용 전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꺼내놓았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이고 파격적인 발언을 늘어놓아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지난 2년 6개월 동안 그가 펼쳐놓은 복잡다단한 행적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가 자기 결심을 언젠가는 반드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라는 또 하나 색다른 모습이 돋보인다.     


2. 미국이 책정협상 벌일 대상은 한국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액지불이라는 예리한 비수를 문재인 정부에게 겨누었다. 트럼프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통화 중에 종종 “재인아”라고 이름을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게서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을 왕창 뜯어내기 위한 사탕발림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서 말 쓰임새를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방위비분담금이라는 이상한 말을 거리낌 없이 쓰지만, 미국은 동맹국을 지켜주기 위해 미국군을 해외에 주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쟁도발위험과 핵위협을 불러일으키며 제국주의군사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군을 해외에 주둔시키는 것이므로 방위라는 개념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방위비분담금이라는 말 대신에 주둔지원금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    

위에 인용된 <CNN>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해외주둔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할 동맹국들을 열거할 때 일본, 도이췰란드, 싸우디 아라비아를 지목하면서도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었다. 이것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주한미국군 주둔비용 문제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러했던 그가 2018년 3월 해외주둔미국군들 가운데서 주한미국군의 주둔비용 문제를 가장 먼저 협상탁자에 올려놓았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을 벌인 첫 번째 상대가 문재인 정부였던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사연을 파악하려면, 우선 해외주둔미국군 배치현황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해외주둔미국군 배치현황을 세계지도 위에 표기한 것이다. 이 도표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177개 나라에 미국군을 배치해두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외부에 공개한 해외주둔미국군 병령수는 약 165,000명인데, 어느 나라에 주둔하는지 밝히지 않은 해외주둔미국군 비밀병력은 약 40,000명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약 205,000명에 이르는 대병력을 세계 각국에 주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미국군이 1,000명 이상 주둔하는 주요동맹국은 11개국인데, 일본, 한국,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영국, 바레인, 에스빠냐(스페인), 쿠웨이트, 뛰르끼예(터키), 오스트레일리아, 벨지끄(벨기에)가 그런 나라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국방부가 외부에 공개한 해외주둔미국군 병력수는 약 165,000명인데, 어느 나라에 주둔하는지 밝히지 않은 해외주둔미국군 비밀병력은 약 40,000명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약 205,000명에 이르는 대병력을 세계 각국에 주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가 외부에 공개한 해외주둔미국군의 대륙별 배치현황을 주둔병력수에 따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아시아태평양 7개국 - 82,677명 
유럽 12개국 - 63,985명
중동 6개국 - 9,510명
남북아메리카 5개국 - 2,425명
아프리카 - 1,234명 

전 세계에서 미국군이 1,000명 이상 주둔하는 주요동맹국은 11개국인데, 주둔병력수에 따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 - 54,281명
도이췰란드 - 35,116명
한국 - 25,813명 
이딸리아 - 12,703명
영국 - 9,137명
바레인 - 4,214명
에스빠냐(스페인) - 3,602명
쿠웨이트 - 1,863명
뛰르끼예(터키) - 1,695명
오스트레일리아 - 1,496명
벨지끄(벨기에) - 1,049명

위의 통계자료가 말해주는 것처럼, 오늘 미국은 각종 전쟁장비로 무장한 205,000명 대병력과 대규모 군사기지들을 세계 곳곳에 조밀하게 배치해두고 전 세계를 지배, 억압하고 있다. 아메리카제국은 로마제국이나 몽골제국보다 훨씬 더 견고해 보이는 제국주의세계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군이 주둔하는 여러 동맹국들 가운데서 이른바 주둔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현금을 미국에게 지불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미국군이 35,000여 명 주둔하는 도이췰란드는 미국군 주둔지원금을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간접비용만 지불한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미국군 주둔지원금에 대해 언급할 때 지불이라는 말을 쓰지만, 상납이라는 말이 적확한 술어다. 무릇 지불이라는 말은 상호대등한 관계에서 거래한다는 뜻인데, 한국과 일본은 각각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 있지 않고 하위종속관계에 있으므로, 주둔지원금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상납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근래에 진행된 주일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은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5년 12월 15일에 끝났다. 그 협상에서 일본 정부는 2016년부터 5년 동안 주일미국군 주둔지원금 16억3,357만 달러를 상납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군 주둔지원금을 현금으로 상납하는 두 나라 가운데서 일본이 2015년 12월에 주일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을 끝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을 벌일 대상은 한국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얼마나 많은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을 미국에게 상납해오고 있을까? 미국 의회조사국(CRC)이 2017년 8월 10일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에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8억2,336만 달러를 상납하였고, 2016년에는 8억1,441만 달러를 상납하면서, 130억 달러에 이르는 평택미국군기지 건설비 가운데 무려 97억4,000만 달러를 상납하였다고 한다. 2018년에 상납한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은 8억5,934만 달러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2018년에 상납한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이 6억 달러라고 보도하였지만, 그것은 상납금을 실제금액보다 줄여놓은 왜곡보도다. 


3. 그는 왜 책정협상을 고의적으로 결렬시켰을까?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8년 12월 7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을 현재 금액보다 두 배로 증액하라고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3월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에 파견한 미국 협상단을 통해 상납금을 연간 17억 달러 선으로 대폭 증액하라고 압박한다는 뜻이다. 한국이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을 연간 17억 달러씩 상납하면, 주한미국군 주둔비용은 한국이 전액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상기해야 하는 것은, 이미 2년 6개월 전에 트럼프가 공화당대선후보로 등장하였을 때, <CNN>과 회견하면서 전액부담문제를 분명하게 제기하였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을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한미국군 주둔비용 전액을 부담하라고 요구하였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상납요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러지 않아도 한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침몰위기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판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처럼 막대한 현금을 해마다 상납하라고 요구하였으니 누가 그런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줄 수 있겠는가!  

그래서 2018년 3월 7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문제를 논의한 제1차 협상은 아무런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되었고, 2018년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제10차 협상도 결렬되고 말았다.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상납기간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이므로, 올해가 지나기 전에 제10차 협상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았어야 하는데, 한국 협상단과 미국 협상단은 아무 것도 합의하지 못한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8년 3월 7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 제1차 협상을 시작하면서 장원삼 한국 협상대표와 티모시 베츠 미국 협상대표가 악수하는 장면이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무려 열 차례나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되고 말았다. 협상결렬내막을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협상단을 앞세워 문재인 정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전액부담요구와 책정유효기간 단축요구를 제기하는 바람에 결렬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고의적으로 결렬시킨 것이다. 그가 협상을 결렬시킨 내막에는 복잡한 사연이 얽혀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이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무려 열 차례나 진행되었으나 결렬되었다고 간단히 말하면, 결렬내막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지나치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8년 12월 27일 보도기사에서 책정협상이 결렬된 내막을 엿볼 수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 협상단은 2018년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제10차 협상에서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유효기간을 현행 5년에서 1년으로 줄일 것을 제의하였다고 한다. 책정유효기간을 정하는 문제는 주둔지원금액을 정하는 문제와 더불어 책정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쟁점으로 된다. 

지난날 오바마 행정부는 이전에 1년이었던 주일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유효기간을 5년으로 늘여주었는데, 오늘날 트럼프 행정부는 정반대로 현행 5년을 1년으로 줄이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책정유효기간을 현행 5년에서 1년으로 줄이자고 제의한 것은 책정협상을 해마다 벌여놓고 주둔지원금을 더 많이 받아내겠다는 ‘갈취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그런 의도를 뻔히 아는 한국 협상단은 책정유효기간을 1년으로 줄이자는 미국 협상단의 제의를 당연히 거부하였다. 

미국 협상단은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어온 아홉 차례 협상에서는 책정유효기간을 변경하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2018년 12월에 진행된 제10차 협상에서 느닷없이 그 문제를 들고 나왔다. 왜 그랬을까?   

한국 협상단이 거부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갈취의도’를 드러낸 것은 제10차 협상을 결렬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령에 따른 것이었다. 주둔지원금액을 정하는 문제와 책정유효기간을 정하는 문제는 미국 협상단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반드시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외교사안들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10차 협상에서 책정유효기간을 1년으로 줄이자고 제의함으로써 그 협상을 결렬시킨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흥미로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보도내용들이 눈길을 끈다. 

2018년 11월 13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제9차 협상에서 문재인 정부는 굴욕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주둔지원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협상내막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이 전해준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8년 12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협상단과 미국 협상단은 제9차 협상에서 의견차이를 상당히 좁혀 주둔지원금을 연간 9억 달러 안팎으로 정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제10차 협상에서 주둔지원금 문제가 연간 9억 달러 선에서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런데 제10차 협상에서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연합뉴스> 2018년 12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양측 협상단이 제9차 협상에서 합의한 9억 달러 책정안을 “미국 수뇌부”가 거부하는 바람에 그 동안 협상노력이 물거품으로 되었고, 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보도기사에 나오는 “미국 수뇌부”라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을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 협상단은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을 연간 9억 달러 선에서 합의하려고 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17억 달러 선을 생각하고 있는데, 연간 9억 달러 선에서 합의하려고 하였으니 그것을 어찌 용납할 수 있었겠는가!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9억 달러 책정안을 거부하였을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책정유효기간을 단축하자는 또 다른 제의를 느닷없이 꺼내놓았다는 사실이다. 9억 달러 책정안을 거부한 것도 협상을 결렬시킬 충분조건으로 되는데, 거기에 더하여 책정유효기관 단축제의까지 꺼내놓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고의적으로 결렬시켰음을 말해준다.  

위와 같은 협상내막을 알게 되면, 좀 심각한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협상을 고의적으로 결렬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저의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가 최근에 꺼내놓은 다음과 같은 공식발언에서 그 저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2018년 12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주둔 미국군기지를 방문하였을 때 미국군 장병들 앞에서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많은 경우에 아무런 배상도 받지도 못한 채 지구 위의 모든 나라들을 위해 싸워줄 수는 없다. 미국이 계속 싸워주기를 바란다면, 동맹국들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것은 금전적 대가를 뜻한다. 우리는 세계의 호구(sucker)가 아니다. 우리는 더 이상 호구가 아니다. 사람들은 우리는 호구로 보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는 이라크주둔 미국군기지를 방문한 직후, 동행한 취재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수리아 주둔 미국군 철수결정을 놓고 미국에서 제기된 비판론을 논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언제까지나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세계의 호구가 아니다. 우리는 더 이상 호구 노릇을 하지 않는다. 부유한 나라들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을 더 이상 이용해먹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점에서, 그 나라들은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중동에 대해서만 말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8년 12월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이라크주둔 미국군기지를 전격적으로 방문하여 미국군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이라크주둔 미국군기지를 방문하면서 미국은 언제까지나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할 수 없고, 세계의 호구 노릇도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동맹국들이 해외주둔미국군 주둔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가 해외주둔미국군 주둔비용 전액을 동맹국들에게 떠넘기려는 확고한 결심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인용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라크 현지 발언들은 그가 해외주둔미국군 주둔비용 전액을 동맹국들에게 떠넘기려는 확고한 결심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 결심을 지녔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전액부담요구와 책정유효기간 단축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상을 결렬시키라는 지령을 내렸고, 미국 협상단은 그 지령에 따라 제10차 협상을 결렬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령에 따라 행동하는 미국 협상단은 2019년에 재개될 제11차 협상에서 문재인 정부를 이전보다 더 강하게 밀어붙이며 전액부담요구와 책정유효기간 단축요구를 관철하려고 날뛰게 될 것이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친미굴종의 운명을 타고난 문재인 정부는 바로 그 불우한 운명의 사슬에 스스로를 칭칭 묶어놓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당한 요구를 변경시킬 그 어떤 수단이나 능력도 가질 수 없다. ‘한미동맹’이라는 허울을 쓴 친미굴종은 전혀 예상치 못한 미증유의 위험 속으로 문재인 정부를 떠밀어 버린 것이다. 

2019년 새해가 오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액부담이냐 자력방위냐 하는 양자택일의 궁지에 내몰리게 된다. 그렇게 믿고 따랐던 트럼프 대통령의 음흉한 계략에 걸려들어 딱한 신세가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어서 자력방위라는 선택은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하는 것이므로, 그가 철군에 따른 자력방위를 선택하는 것은 전연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액부담요구와 책정유효기간 단축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2019년에 제11차 협상이 재개되면,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두 가지 요구를 굴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4. 저의는 더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두 가지 요구를 굴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굴욕을 강요하는 두 가지 요구를 제기하여 제10차 협상을 고의적으로 결렬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저의는 더 깊은 곳에 있다.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의를 살짝 드러내 보인 사람은 2018년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한미실무단 2차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에 나타난 스티븐 비건(Stephen E. Biegun) 미국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였다. <중앙선데이> 2018년 12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내가 관여하는 일은 아니지만, 진행 중인 협상의 디테일(세부내용을 뜻하는 외국어)은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북핵 이슈(문제를 뜻하는 외국어)와 매우 연관된 사안”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고 한다. 이 중대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 주둔지원금 책정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서로 연관되지 않을 것 같이 보이는 주둔지원금 책정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연관시키고 있다는 비건의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공개한 사진 한 장에서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다. 

2018년 1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백악관 대통령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 비건 특별대표와 지나 해스펄(Gina C. Haspel) 중앙정보국 국장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읽고 있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 한 장을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공개하였는데, 그는 다음과 같은 사진설명까지 친절하게 덧붙였다. 

“북조선에 관련한 일을 맡아보는 실무단으로부터 성탄절 전날 보고를 받았다.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을 만나는 차기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1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 스티븐 비건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와 지난 해스펄 중앙정보국 국장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읽고 있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공개하면서, 조미협상에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낙관하는 사진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은 미국이 대조선제재를 완화하라는 조선의 요구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앞으로 조미 쌍방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동시적, 등가적, 단계적인 상응조치들을 추진할 준비를 끝내고 조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중대한 사실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무응답으로 조미협상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는 현 국면에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사연을 위에 인용된 짤막한 세 문장으로 단순명쾌하게 설명해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명쾌한 설명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들려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특별대표와 해스펄 국장의 보고서를 읽고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낙관하였다. 조미협상 교착상태가 전혀 변동되지 않고 여전한 데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이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비건 특별대표의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뚱딴지같은 낙관론을 폈는지 엿볼 수 있다. <동아일보> 2018년 1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보도당일 한미실무단 2차 회의를 마친 직후 취재기자들 앞에서 “북한과 비핵화 프로세스(과정을 뜻하는 외국어)에 착수하는 동안에 검토하고자 하는 몇 가지 새로운 계획(initiatives)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비건 특별대표는 비공식적인 발언을 통해 미국 국무부가 작성한 몇 가지 새로운 계획이 무엇인지 다음과 같이 그 윤곽을 드러내 보여주었다. <중앙선데이> 2018년 12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한미실무단 2차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에 나타난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은 비핵화 협상 로드맵(추진경로를 뜻하는 외국어)을 완성했으며, 북한에 설명할 기회를 찾고 있지만 아직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로드맵에는 북한의 단계적인 비핵화 조치와 연동된 미국의 상응조치가 담겨 있으며, 여기엔 대북제재이슈도 담겨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에 인용된 비건 특별대표의 발언은 미국이 대조선제재를 완화하라는 조선의 요구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앞으로 조미 쌍방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동시적, 등가적, 단계적인 상응조치들을 추진할 준비를 끝내고 조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중대한 사실을 말해준다. 바로 그런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24일 트위터의 사진설명에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낙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2019년 어느 시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주어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동시적, 등가적, 단계적인 상응조치들을 정식으로 제의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의할 상응조치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해온 상응조치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가 받아들일 상응조치들은 무엇인가? 

2018년 6월 12일에 성사된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선은 미국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동시적, 등가적, 단계적으로 실현할 때 미국이 취해야 할 상응조치들을 제시하였었다. <한겨레> 2018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조미실무접촉에서 조선은 미국에게 “미국 핵전략자산 한국에서 철수, 한미연합훈련 때 핵전략자산 전개 중지, 재래식 및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북미수교”를 제시하였다고 한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상응조치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라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다섯 가지 요구는 주한미국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기 위한 조치들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이제는 비건 특별대표의 서울발언으로 다시 돌아가서,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서로 연관되지 않을 것 같이 보이는 주둔지원금 책정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관시켰다는 비건의 말은 주둔지원금 책정문제와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관시킨다는 바로 그 뜻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전액부담요구와 책정유효기간 단축요구를 문재인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는 뜻이다. 2016년 6월 5일 <CNN>이 방영한 단독회견에서 당시 공화당대선후보였던 트럼프가 “나는 일본이나 도이췰란드나 싸우디 아라비아에 대해 말할 때마다, 나는 그들이 전액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그들이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언제나 말하는 것”이라고 역설하였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설령 문재인 정부가 굴욕적으로 전액부담요구와 책정유효기간 단축요구를 다 받아들여도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국군 철수는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체결과 조미국교수립이라는 철군의 충분조건을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철군을 두려워하고 극력 반대하는 문재인 정부가 어떤 묘수를 쓴다 해도 철군은 불가피하다. 이렇게 해도 철군이고, 저렇게 해도 철군이다.  

<연합뉴스> 2018년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2019년에는 한국군이 전구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초기작전능력(Initial Operation Capability)을 검증하게 된다고 한다. 이 검증은 주한미국군이 철수하기 전에 한국군에게 작전통제권을 반환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인다. 

그런데 검증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만일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녕변핵시설단지에 대한 검증을 허용하면,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준비를 지시할 것이다. 이렇게 해도 철군이고, 저렇게 해도 철군이다. 


5. 철군을 가로막을 권한이 없는 연방의회

미국 정치체제에 대해 무지한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2018년 8월 2일 연방상원 본회의에서 채택되고, 8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여 발효된 국방수권법(NDAA)이 마치 주한미국군 철수를 금지하는 법안인 것처럼 왜곡보도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국방수권법은 철군을 금지하는 법안이 전혀 아니고, 어떤 경우에도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저들의 상투적인 왜곡보도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 

(1) 미국의 수정헌법 제2조는 철군을 미국군 총사령관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명시하였으므로, 연방의회가 제아무리 철군을 가로막고 싶어도 헌법을 위배하면서 가로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9회계년도 국방수권법은 2019년 9월 30일에 효력이 정지되는 한시법안인데, 연방의회가 1년짜리 한시법안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계획을 가로막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헛소리다. <사진 6> 

(2) 2019회계년도 국방수권법은 주한미국군 철수가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안보동맹을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국방장관의 보증이 없이는 주한미국군을 22,000명 이하로 감축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주한미국군을 22,000명 이하로 감축한다는 말은 전면철수 제1단계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연방의회는 철군 자체를 금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철군에 필요한 예산을 트럼프 행정ㄹ부에게 배정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방의회가 철군예산을 배정해주지 않아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되지도 않는 철군경비를 특별비로 마련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국군 철수가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안보동맹을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서를 연방의회에 제출하기만 하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국방장관의 보증서 한 장이면 전면 철수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도 철군이고, 저렇게 해도 철군이다. 

(3) 2019회계년도 국방수권법에 따르면, 미국 국방장관이 보증서를 연방의회에 제출하지 않아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6,500명을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 이것은 주한미국군 3단계 철수계획에서 제1단계 철수에 해당하는 6,500명 철수를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도 철군이고, 저렇게 해도 철군이다.     

희망과 기대를 싣고 밝아온 새해 2019년은 주한미국군 3단계 철수의 문이 70년 만에 열리는 대망의 철군원년이다. 점령군이 한반도에서 떠나가면, 8천만 우리 민족은 위대한 자주통일강국을 세계가 보란 듯이 이 땅에 건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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