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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8일 금요일

최악의 국정농단, '탄핵' 말고 '퇴진' 외쳐야 하는 이유


16.10.29 10:43l최종 업데이트 16.10.29 10:4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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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윈민 미얀마 하원의장을 접견하기 위해 무궁화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6.10.28
ⓒ 연합뉴스

대통령 탄핵 요구가 높다. 탄핵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 사항을 정리한다.

1. 탄핵은 무엇인가

'탄핵'은 일을 그만두게 하는 행위다. 일종의 해고다. 해고 중에서도 징계해고와 유사하다. 잘못 한 게 있으니 물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좀 더 있어 보이는 용어로는 '파면'이 비슷한 말이다.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 말이다. 

다만, 대통령 같은 고위직 공무원은 시도 때도 없이 파면할 수는 없는 일이므로, 좀 다른 절차를 만들어 놓고, 용어도 '탄핵'이라고 그럴듯하게 붙여 놓았을 뿐이다. 원래 단어의 뜻으로만 보면 '탄핵'은 '묻다, 나무라다'는 '탄(彈)'에 '죄상을 조사하다, 꾸짖다'라는 '핵(劾)'이 합한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시고..."라고 자주 말했었는데 이때 흉탄의 탄 자와 탄핵의 탄 자는 같다. 부녀가 모두 '탄'과 인연이 깊다. 

2. 하야와 탄핵을 구분하자

대통령 사퇴는 조선일보에서 한자 풀이를 해줬듯이 보통 '하야'라고 한다. '대통령 하야'는 무슨 절차를 안 거치고 대통령이 물러나기만 하면 그게 '하야'다. '희망퇴직'과 같다. 희망퇴직이 말이 자신이 원해서 퇴직하는 것이지 현실에서는 사측의 압력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대통령 하야도 현실에서는 비슷한 경로를 밟는다. 누군가의 압력을 받고 '자진 사퇴'하는 형식 말이다. 

하야와 탄핵이 다른 건, 탄핵이 좀 더 복잡하다는 데 있다. 탄핵은 법에 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역대 대통령 중 하야한 사람은 이승만, 윤보선, 최규하 셋이다. 이승만은 4.19혁명으로, 윤보선은 5.16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최규하는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물러났다. 역대 대통령 중 탄핵 당한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었다. 

우리 역사만 놓고 보면 탄핵보다 하야가 쉽다. 그러니 지금 당장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통령 탄핵'이라고 하지 말고 '대통령 하야'라고 하자. '하야'라는 말이 이 와중에 쓸데없이 예의 차리는 느낌이라면 그냥 '퇴진'이라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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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하야" 핏대세운 정의당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정당연설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3. 탄핵소추는 국회가 한다

탄핵 절차는 탄핵 소추과 탄핵 심판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대통령 탄핵 소추는 '소추'가 재판을 해달라고 요구한다는 뜻이므로 대통령 파면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이런 요구를 아무나 한다고 들어줄 순 없으니 절차를 복잡하고 어렵게 정했다. 대통령 탄핵 소추는 국회의원 2/3가 찬성해야 할 수 있다. 

국회의 임무 중 하나는 정부 견제와 감시다. 그래서 국정감사도 하고, 장관 인사청문회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이 도저히 그 자리에 더 있으면 안 될 것 같을 때 국회는 '대통령 자르자'고 요구할 수 있다. 그게 바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권이다. 

국회가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면 결정은 헌법재판소에서 한다. '탄핵 심판' 절차다. 헌법에는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워낙 중차대한 임무를 하는지라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형사상의 소추를 안 받도록 되어 있다. 죄를 저질러도 검찰이 기소를 못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처럼 대통령이 헌법을 심각하게 어기는 일이 벌어지면 그 헌법은 누가 지키나. 그래서 탄핵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한다. 대통령으로부터 헌법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기관이 아닌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파면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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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가 보도한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아이디
ⓒ JTBC 캡처

4.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가

헌법은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탄핵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중요한 국정 자료를 넘긴 것이 사실이라면,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국가 기밀을 넘기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14조(누구든지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파기·손상·은닉·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반에 해당한다. 

법 하나 어긴 것 가지고 탄핵까지 가느냐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 때는 법 하나 어긴 것 가지고 탄핵까지 갔다. 공직선거법 9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규정 위반. 게다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통령의 사과가 있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축소 은폐 시도'라는 게 드러났다. 연설이나 홍보 분야에서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되기 전까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연설이나 홍보 이외의 분야에서도 최순실씨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완비된 청와대 보좌체계'는 최순실씨를 위해 가동됐다는 점도 확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의혹들과 연관된 헌법 및 법률 위반 가능성은 차고 넘친다. 

민변이 며칠 전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통령은 헌법 제1조 '민주공화국' 이념을 무너뜨렸고, 전경련과 정경유착으로 헌법 119조 2항 '경제 민주화' 조항을 짓밟았다. 이로써 대통령은 헌법 66조 2항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정면으로 어겼다. 

또한, 청와대에서 최순실씨에게로 각종 자료가 넘어간 것은 '외교상기밀누설죄' '군사기밀누설죄' 및 '군사기밀수집탐지죄', '공무상비밀누설죄',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죄'와 연관될 수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 모집 과정은 '포괄적 뇌물죄', '제3자 뇌물공여죄', '업무상 횡령죄', '업무상 배임죄' 성립을 논해볼 여지가 존재한다. 

그리고 대통령은 이 모든 범법 행위의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 말고도, 얼마나 큰 진실이 더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다. 이 정도면 탄핵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니, 현직에 있는 동안에는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수 없으므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을 '전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5. 그런데 탄핵이 가능할까?

탄핵이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려면 2/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데 새누리당이 반대하면 부결이다. 물론 국민의 분노가 커지면 그중에서 여론 눈치 보고 이탈하는 30명쯤이 생기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탄핵은 가능성이 낮다. 

국회에서 만약 탄핵소추안이 통과된다면, 헌법재판소는 6개월 이내에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 사이 대통령 권한은 정지된다. 이 때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집중력 있는 감시와 밀도 있는 행동이 없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지금 헌법재판관은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사람들이고, 보수적 성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러므로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6. 역풍은?

탄핵이 쉽지 않은 이유는 법적 절차의 걸림돌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적으로도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는 경우다. 탄핵이 추진됨에 따라 보수진영이 다시 결집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존재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시도 때 그랬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조선일보가 대통령의 반대편이고, 일베도 이건 아니라는 분위기니까. 게다가 만약 새로운 사실,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의 비밀' 같은 게 밝혀진다면 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역풍 걱정할 때는 아니다. 

둘째, 대부분의 야당은 탄핵 이후 국정 공백이 생기는 걸 우려하고 있다. 걱정도 팔자다. 지금은 국정공백이 아닌가? 대통령이 그대로 있으면 국정이 김장 배추처럼 속이 꽉 차게 되나? 야당이 정말 국정 공백을 걱정한다면 한심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사실 야당이 걱정하는 건 국정 공백이 아니라 대통령 사퇴 후 시나리오가 아직 가닥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계산 덜 끝났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탄핵이 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아야 한다. 그렇다면 조기 대선이다. 내일 당장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을 의결한다고 치자. 길게 잡으면 헌재 결정까지 6개월, 후임 대통령 선출까지 지금부터 8개월이다. 애초 일정보다 6개월 앞서 대선을 치르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헌재 결정이 빨리 나면 그보다 일찍 대선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니 야당의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고민거리 중 하나는 이런 것일 테다. 선거가 앞당겨지면 '친박과 손잡지 않은 반기문'이 검증도 받지 않고 혼자 질주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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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국내각구성' 성균관대 교수 시국선언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27일 오전 종로구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박승희, 정현백, 김정탁 등 교수 30여명이 '거국내각구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서를 발표했다.
ⓒ 권우성

7. 거국내각론 

그래서 지금 유력하게 제기되는 안이 '거국중립내각'이다. 여러 정치세력이 함께 내각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대통령은? 대통령은 자리만 유지하라는 거다. 

이 정도가 어쩌면 야당과 조선일보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일지도 모른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은 내치는 개입하지 말고 북핵 문제 등 외치에만 신경 쓰라고 하는데, 이는 '비박보수'세력에게 가장 합리적인 안일 수 있다. 야당은 거국중립내각을 세우고, 아마도 일체의 국정에서 손을 뗄 것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조선일보와 조금은 다른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허수아비 대통령'을 명목상 세워놓고, 시간을 두고 대선을 준비하면서 정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자는 점에서 둘은 같은 계산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있다. '거국내각을 구성하라'고 주장하면 거국내각이 구성될까? 협상의 기본은 10을 요구해서 5를 따내는 것이다. 거국내각을 주장하면 청와대 참모진 총사퇴 정도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퇴진 요구가 거세졌을 때, 아마도 청와대는 거국내각쯤을 타협안으로 제시할 것이다. 아니면 '대통령 퇴진, 거국 내각'을 함께 주장했을 때, 청와대가 그중 하나 '거국내각'을 선택하든가.

8. 탄핵보다는 퇴진

그러므로 지금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게 맞다. 

국회가 아니라 거리가 정치의 현장이어야 한다. 국민의 분노가 한 데 모여 분출할 곳은 거리다. 이럴 땐 원내 정당 중 어딘가는 대통령 물러나라는 대중의 목소리를 정확히 대변해줘야 한다. 

탄핵 절차로 들어가더라도 국민이 광장에 모이는 게 먼저다. 그 과정 없이 시작되는 탄핵절차는 광장에 모여야 할 대중이 TV 앞에 결집하도록 만들 것이다. 정치적 동력은 그만큼 감소된다. 대중은 정치변혁의 생산자에서 또 다시 소비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탄핵보다는 퇴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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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하야' 집회장에서 'JTBC뉴스룸' 단체시청 26일 오후 광화문네거리 동화면세점앞에서 2016청년총궐기 추진위 주최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분노의 버스킹’에서 참석자들이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를 다룬 'JTBC 뉴스룸(손석희 진행)'을 함께 시청한 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권우성

9. 퇴진 요구와 탄핵소추의 상호 작용

그렇다고,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무조건 퇴진 요구만 하면 만사 오케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퇴진 요구와 탄핵 절차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일단 퇴진 요구, 퇴진 안 하고 버티면 더 큰 대중적 결집, 그 분위기 속에서 야당의 탄핵안 발의, 탄핵 추진 과정에서 대중은 더 크게 결집.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국민적 퇴진 요구와 탄핵 절차가 반드시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인지 지금 상황에서 속단할 순 없다.

그러나 광장과 거리에 모인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민중의 에너지가 분출하면 분출할수록 상황은 국민과 야당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점점 많아지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모든 '공학'을 압도하는 역사의 물결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진보세력 모두는 미리 계산하고 사태를 관리하려 들 게 아니라, 분노를 최대한 모으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이 며칠 전에 개헌을 얘기했다. 그때 87년 체제를 넘어 2017년 체제를 만들자고 했었는데, 87년 체제를 만들어낸 건 시청 앞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과 7,8,9 노동자 대투쟁을 벌였던 노동자들이었다. 2017년 체제 역시 마찬가지다. 시민이 광장에 모여야 한다. 민주노총이 정치총파업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체제를 만들자. 대통령이 꺼낸 말, 국민과 노동자가 실현하자. 적절한 때가 되면 개헌 고민도 그때 가서 하면 된다. 

10. 대통령만 물러나면 끝인가?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기만 하면 끝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대통령이 퇴진으로 자기 책임을 다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사태의 진실은 끝까지 밝혀져야 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은 퇴진 그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 

실제로 대통령이 물러났다고 해서 잘못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검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이번 기회에 곧 박근혜 체제에 부역했던 모든 사람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새누리당, 검찰, 기재부·문체부·교육부 등 정부부처, MBC․KBS 등 언론, 이화여대 같은 대학 등이 최순실-박근혜에 도움을 줬던 것이 확실히 밝혀진다면, 이들 역시 각자의 행위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제야 적극 수사에 나서는 검찰, 지금에 와서야 보도하기 시작한 언론, 느닷없이 반성하는 듯한 정부 부처와 대학을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이렇게 해야 시스템이 바뀐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새누리당 해체 요구도 함께 하는 게 어떤지 고민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만장일치로 특검을 의결했고, 일부는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데 자기들은 공범이 아니라는 태도다. 91년 강경대 열사 국면에서 울려 퍼졌던 구호가 '타도 노태우, 해체 민자당'이었다. 지금은 '박근혜 퇴진, 새누리 해체' 정도가 쓸만해 보인다. 이참에 새누리당의 토대를 확실히 무너뜨리자. 필요하다면 새누리당 자체를 붕괴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어쩌면 탄핵 카드는 유용하다. 새누리의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눈앞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동요·분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국회는 대규모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정부 부처 전체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얼마나 엉망진창이 됐는지 일일이 점검해야 한다. 

세 번째, 이를 토대로 박근혜 정부 하에 벌어졌던 온갖 기괴한 일들을 모두 본래대로 돌려놔야 한다.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 장관 인선안을 비롯하여 남북관계 관련 극비문서, 한일 외교 관련 문서 등까지 최순실에게 사전 보고 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굴욕 회담, 사드배치 결정 등을 포함하여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등 온갖 악행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어쩌면 '거국내각'의 역할이 바로 '비정상의 정상화'일 수 있겠다. 또한, 거국내각 이전이라도 필요한 선조치들이 있을 수 있다. 

지난 8월 야3당은 국회 내 검찰개혁 특위 및 사드대책 특위 구성,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 누리 과정 대책 요구, 백남기농민·어버이연합·서별관 회의 청문회 등 8개 사항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야3당 합의는 곧 거대 야당과 새누리당 사이의 밀월 속에서 유야무야됐었다. 이 과정을 아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그 후 몇 가지는 청문회를 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가습기살균제 특위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연장되지 못하고 끝났다. 대부분의 요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요구들을 야당이 전열정비하여 밀어붙이자. 야당이 못 하면, 시민사회가 비상시국회의 등을 통해 요구안을 결집하자. 그래야 대통령 탄핵 요구가 빗발치는 데 한쪽에선 경찰이 백남기 농민 부검을 시도하려는 일 따위가 벌어지지 않는다. 그래야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대한민국이 어느 길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넓고 깊게 고민할 수 있다. 

이제 결론이다. 87년 6월 항쟁,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대한민국을 바꿀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준 최순실-박근혜 두 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두 함께 광장에 모이자. 모든 변화의 원천은 거리에 모인 시민들, 퇴진을 외치는 민중들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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