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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1일 화요일

백남기 진료기록 두 번의 압수수색, 검찰의 의도는?

[단독]백남기 진료기록 두 번의 압수수색, 검찰의 의도는?


최명규, 남소연 기자
발행 2016-10-11 23:35:12
수정 2016-10-11 23: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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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이 숨지기 전인 지난 9월 6일 검찰이 서울대병원을 압수수색했던 사실이 1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정작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은 압수수색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충격적인 것은 따로 있다. 검찰이 9월 6일 압수수색(1차)을 실시한 뒤, 백남기 농민이 숨진 다음 날인 9월 26일 또 한 번의 압수수색(2차)을 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압수수색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이미 처음 압수수색에서 백남기 농민 진료와 관련된 모든 의무기록을 확보했기 때문에 2차 압수수색은 불필요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을 감행했다. 왜 그랬을까?
검찰의 의도는 두 번의 압수수색검증영장에 기재된 '피의자'와 '범죄사실'에서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11일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9월 6일자 1차 압수수색 영장에서 피의자는 ▲강신명 경찰청장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신윤근 서울경찰청 제4기동단장 ▲배찬희 서울경찰청 제2기동단 경비계장 ▲성명불상의 서울경찰청 제4기동단 중대장 ▲한석진 충남경찰청 제1기동대 살수요원 ▲최윤석 충남경찰청 살수요원(이상 사건 발생 당시 기준 직위)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범죄사실로는 '살인미수'와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두 가지가 명시됐다. 이는 강신명 전 청장 등을 상대로 한 백남기 농민 가족들의 고소·고발 사건 관련 수사를 위한 영장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제출받은 9월 26일자 2차 압수수색 영장에서 피의자는 '성명불상'으로, 범죄사실은 '기타의죄'로 바뀌었다. 9월 6일자, 9월 26일자 압수수색 영장은 모두 같은 검사가 청구했음에도 내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물대포를 직사한 경찰의 책임 대신 '불특정 다수'가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끼친 인과관계를 수사할 수 있게 된다. 일각의 어이없는 극우적 주장이라고 치부했던 이른바 '빨간 우의' 등도 수사 선상에 올리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국가 책임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겠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전 사법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는 11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처음 압수수색을 할 때는 (영장에서) 피의자를 특정했는데, 두 번째 영장에서는 이를 철회하고 원점에서 출발한다는 것이고 죄명 자체도 특정을 안 했다"며 "기존 사건 수사하고는 다른 증거를 확보해서 다른 방향으로 틀겠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사 출신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더민주) 의원도 "수사의 방향이 바뀐 것 같다. 9월 26일 압수수색 영장의 경우에는 가해자 및 사망 원인을 완전히 열어 놓은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서 (검찰은) 물대포가 아닌 다른 원인에 착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빨간 우의' 관련된 고소고발장이 접수됐고 새누리당도 '빨간 우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빨간 우의'를 염두에 두고 그쪽으로 몰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가 책임을 면하려는 수사의 방향 및 의도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백남기 농민에게 계속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백남기 농민에게 계속 물대포를 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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