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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일 금요일

[의학]백신 거부에 대해서 : 잔말 말고 백신 맞아라






오늘은 ‘백신 거부’에 대한 이야기다. 백신을 거부하고 기피할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아직도 이 위험한 생각이 아직도 일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천천히 뜯어보자. 

현대 의학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한 것 같지만, 몇 가지만 빼면 사실 그렇지도 않다. 병원에서 병을 다 낫게 해주는 것 같아도,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좋아지는 거다.

치료제라 할 수 있는 약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건 맞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인류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면, 그건 진짜 경기도 오산이다. 의학의 발전보다 더욱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다음과 같다.

1)영양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 우리는 조선시대 임금에 버금가게 잘 먹고 있다. 실제 조선시대 일반 농민 중 하루에 세 끼는커녕 두 끼라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나머지 절반 이상은 하루에 한 끼만 먹고 버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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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이르러 영양 상태가 좋아지자, 우리의 면역력이 좋아졌다. 잘 먹으니 항체 등 유익한 균도 잘 만들어 나쁜 균이 들어와도 몸에서 이길 수 있게 됐다.

2)위생

오늘 경기도 어디선가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봤다. 뉴스로 다룬다는 건 그만큼 비중 있는 사건이라는 뜻인데,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전염병들이 유행하는 건 뉴스거리도 되지 않았다. 너무 많았으니까.

많은 경우 마시는 물을 통해 병이 전염됐다. 깨끗한 물을 얻기가 힘들었던 과거에는 같은 우물을 쓰다 마을 전체로 병이 퍼지기도 했다. 상하수도 시설이 생기고 나서야 이런 병균들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예전 방식으로 살면 친환경적이고 알러지나 공해물질로부터 벗어나 우리 몸을 건강하고 저항성 있게 유지 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현대 기술은 2,000만이 수도권에 모여 살면서 서울과 경기도를 관통하는 한강을 똥덩어리로 만들지 않을 정도로 친황경적이다. 과거에 이 정도 인구가 한강에 모여 살았다면 전염병으로 다 죽었을지도 모른다.


백신의 중요성에 관하여

서론이 길었다. 위 두 가지 이유와 더불어 우리가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된 진짜 중요한 요소가 있으니, 그것이 오늘의 주제 '백신'이다.

백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어째 too ~ to 용법을 써야 될 것 같은). 다른 거 다 필요 없다. 아래 사진 한 장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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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orbes>

홍역의 경우 1958년 미국에서 76만 명이 걸리고 552명이 목숨을 잃었으나, 백신이 보급되고 이 사망자가 150명까지 떨어졌다. 2008년엔 6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중 63명은 백신을 안 맞았거나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확실하지 않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호환마마보다도 무섭다는 천연두(small fox)는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평생 곰보로 괴롭게 살아야 했지만, 백신 이후 지구상에서 천연두는 걸릴 래야 걸릴 수 없는 과거의 병이 되었다.

나이 40줄이 된 사람들은 기억할 테지만 학교 다닐 때 1, 2명쯤 봤던 소아마비도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백신이 이토록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백신이 잘 보급되어 있다. 나라님 말씀을 잘 듣기도 하고(군사 문화의 잔재가 남아서 인가?) 예방 접종 프로그램도 잘 되어 있다. 프로토콜도 좋고. 게다가 의식 수준도 높아 백신의 필요성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어 주사를 잘 맞는다. 작년 여름 메르스처럼 관리에 폭망한 일도 있지만, 사스의 경우처럼 전염병을 잘 대처해서 국제적으로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맨날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다 꼴지라고 자책하지만 의료 분야만큼은 선두권이다).


백신 거부?!

그럼에도 아직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의 선택인데 그걸 왜 간섭하느냐 하겠지만, 문제는 이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거다.

‘Herd immunity’라는 말이 있다. 번역하면 '군중 면역'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다음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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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건강하지만 면역이 없는 사람
노랑색: 건강하고 면역도 있는 사람
빨간색: 면역도 없고 병에 걸린 사람

첫 번째 그림은 면역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 전염병이 걸린 사람이 출연했을 때다. 병이 삽시간에 전파된다. 특히 이러한 경우 의사를 대면하는 환자가 감염돼 다른 환자에게 퍼트리기도 한다.

두 번째 그림은 면역력이 있는 사람이 몇몇 생겼지만 대부분 면역이 없는 경우다. 역시 빠르게 전염된다.

세 번째 그림 약 70% 이상이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병이 쉽게 퍼지지 않는다. 면역력을 갖춘 사람에게는 병균이 머물 수 없어 전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신종플루가 막 확산 되다가 어느 시점에서 수그러든 것도 이런 이유였다. 감염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항체가 생기고 또 백신을 맞아서 항체가 생기자 많은 사람들이 항체를 획득하게 되었고, 신종 플루가 전염되지 않아 점차 수그러든 것이다.

자신 혹은 우리 자식이 예방주사를 맞으면 사회에 병이 떠돌아도 걱정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론적으로는 맞다. 허나 예방주사를 맞지 못하는 예외의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학적 이유에서 말이다.

1. AIDS 에 걸렸거나 림프종 혈액암 환자 혹은 비장이 파괴되어서(이미 가졌던) 면역력을 잃어버린 사람.

2. 백신에 들어 있는 성분에 알러지가 있어서 백신을 못 맞는 사람들 혹은 몸이 안 좋아서 제 때 백신을 못 맞은 사람.

3.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려서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길 것 같지 않은 어린 아이.

(정부 프로토콜에는 백신을 맞는 시기가 있다. 그러니까 백신을 맞기 전 그 병에 걸리는 것이다. 옛 말에 아이들 어릴 때 밖에 데리고 다니지 말라고 하는 것 다 근거가 있다. 참고로 생후 6개월 까지는 배 안에서 엄마에게 받은 항체로 그럭저럭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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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좀 불편하지만 뇌수막염에 걸렸던 Charlotte Cleverley-Bisman
(인터넷 검색해 보면 지금은 많이 컸고 보조 기구를 사용해 잘 살고 있는 듯하다)

뉴질랜드 아이로 하필이면 뇌수막염이 유행하던 시기에 백신 접종 전 병에 걸렸다. 다행히 병은 나았다고 한다. 집단 면역이 떨어져 발생한 감염이었다. 대다수 집단이 예방주사를 맞았다면 이러한 병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집단 면역은 매우 중요하다(우리나라에서 이 병이 흔치 않아서 필수 접종은 아닙니다만 예방주사는 맞을 수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14만 원쯤 하네요).

그러니, 제발 예방 주사 잘 맞자. 필수 접종은 보건소에서 공짜로 해준다. 내가 보건소 근무해 봐서 아는데, 일반 병원에서 쓰는 약이나 보건소 약이나 똑같다. 웬만하면 보건소 이용하시라.


백신의 부작용?

백신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얼마 전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 일본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된 것처럼 보도되었으나, 실제로는 그냥 주사 맞고 아픈 것이었다. 주사 맞고 아픈 게 무슨 큰 부작용인지, 그걸 보도하는 언론도 그렇고(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도 이미 국가 면역으로 지정하고 백신을 맞고 있었다).

의외로 예방 주사를 맞은 후 열성 경련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흔치 않으니 그냥 맞도록 하자. 한 가지 더, 가끔 예방 주사가 자폐증이랑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거 아니라고 2011년 미국 질병 예방 본부 (CDC) 에서 이미 발표했다(링크). 혹시 누가 예방 주사 자폐증 이야기하면 이 사이트 알려 주시면 된다. 영어로 돼 있어서 은근히 권위도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잘못된 신념으로 아이들 고생 시키지 말자. 게다가 그 피해는 자기 자식을 넘어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퍼질 수 있다.

혹 아직도 백신을 거부하려는 분이 있걸랑 과학을 조금만 더 믿어보고 거대 음모론에 빠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전 세계 모든 의사, 과학자를 속일 수 있을 음모 따위는 없다. 세상이 그리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거든.





raks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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