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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6일 수요일

어버이연합의 이상한 '수요집회'

박근혜 잘했는데 아베가 나쁜 놈?
어버이연합의 이상한 '수요집회'

16.01.06 18:22l최종 업데이트 16.01.06 21:18l




▲ 전범기 찢는 어버이연합 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권우성
▲ 어버이연합, 아베 총리 규탄 퍼포먼스 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권우성
▲ '어버이연합'에 맞선 '효녀연합'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일본군위안부 한일협상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기 위해 종로구 일본대사관앞 소녀상(평화비)쪽으로 이동하자, 한일협상 무효와 소녀상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던 시민들이 '대한민국효녀연합' 피켓을 들고 가로막고 있다. 피켓에는 '애국이란 태극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것입니다'고 적혀 있다.ⓒ 권우성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관련 양국 정상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이들은 양국의 합의를 환영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추켜세우면서도, 같은 합의 당사자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두들겨 패고 욱일승천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어버이연합·탈북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은 6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자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모였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기자회견을 시작하기도 전에 시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들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연 1212회 수요집회가 마무리된 직후 소녀상 주변으로 이동하면서 소녀상 주변에 모여 있는 시민들에게 욕설을 해댔다.

한 회원은 "우리들이 일본국기 화형식도 하고 여태까지 열심히 해왔는데 너희들은 뭘 했다고 여기 모여 있느냐. 우리가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왔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에게 이 회원은 욕설을 섞어 입을 다물라고 대꾸했고, 이들과 수요집회 참여 시민들 사이에 대거리가 오갔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소녀상 옆에서 비켜달라는 요구를 반복하면서 이 같은 상황도 여러번 되풀이됐다.  
▲ 어버이연합, 소녀상 향해 사과 퍼포먼스 아베 총리와 그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사면을 착용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찾아 소녀상을 향해 사과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어버이연합 측은 "우리는 아베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하려고 왔다. 친일 매국노가 아니다. 오해하지 말라"고 거듭 외치면서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다. 회원들은 아베 총리와 아베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의 가면을 쓰고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어버이연합 측은 아베를 규탄하겠다는 걸 확인시키기 위해 "아베 규탄 적힌 피켓 가져와!"라면서 팻말을 내밀었지만, 이 팻말에는 "아베 신조! 책임인정! 사과! 적극 환영!"이란 말만 적혀 있었다. 이날 이들이 준비한 피켓은 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본에 독도를 내주고 위안부 문제 공론화를 막았다는 주장, 이번 한일합의를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경찰이 수요집회 참여 시민들과 어버이연합 회원들 사이에서 벽 역할을 하면서 기자회견 장소는 소녀상과 5미터 가량 떨어진 지점으로 더 가까워졌다.
▲ 보수단체 소녀상 난입 막는 시민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맞불집회를 벌이자, 청년예술인 홍승희씨와 시민들이 난입을 막으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유성호
▲ 보수단체 사과 퍼포먼스에 울분 토하는 시민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아베 총리와 그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가 소녀상을 향해 사과하는 퍼포먼스를 벌이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이 울분을 터트리며 손피켓을 들어보 있다. 이들은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하고 의견이 묵살된 이번 합의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며 "박근혜 정부는 부당하고 굴욕적인 한일 협상에 대해 국민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과하고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성호
"정대협 지도부는 종북세력"

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의 뜻은 받아들인다. 그러나 회피하려는 말뿐인 사죄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진정한 일본 정부의 사죄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위안부 문제타결에 있어 돈을 앞세운 일본의 처세는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대해선 "과거 어느 정부도 하지 못했던 외교적 결실이며 미래지향적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용단"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돈을 앞세운 합의'와 일본의 진심 없는 사죄를 비판하면서도 여기에 합의를 해준 상대방인 박근혜 대통령에겐 '잘 했다'고 칭찬을 늘어놓은 모순된 주장이었다.

급기야 어버이연합은 수십년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돌보면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국제여론 형성에 힘써온 정대협까지 종북세력으로 몰았다. 어버이연합은 "대한민국을 전복시키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이 정대협 지도부를 철저히 장악하고 있다"며 "정신대(위안부 문제) 타결이 마치 박근혜 정부가 잘못한 것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정대협의 교묘하고 비열한 전략에 맞서 그들의 정체를 밝히고, 대한민국을 종북세력으로 지켜내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외친 구호에서도 이들은 "대한민국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아베 사과 환영한다!", "종군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를 UN과 함께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이번 합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는 "위안부 합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대를 일삼는 종북세력, 특히 문재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날 어버이연합은 거듭 "우리는 친일파 매국노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들은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밟고 서서 아베 총리와 기시 노부스케의 가면을 쓴 한겨레청년단 회원들을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모습을 연출했다. 결국 욱일승천기도 칼로 찢었다.

이 과정에서 한 회원은 "우리는 일본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처럼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고 일본 놈들이 위안부로 끌고 갔듯이 우리도 (일본인을) 끌고 가서 그 짓을 하고 싶다"고 외치기도 했다.
▲ 비난하는 시민과 충돌하는 어버이연합 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자신들을 비난한 한 시민의 팔을 붙잡고 있다. ⓒ 권우성
▲ 어버이연합 "한일협상 환영한다" 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권우성
▲ 어버이연합 "한일협상 환영한다" 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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