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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9일 목요일

'∼에 관하여'만 안 써도 공공언어-시민 더 가까워져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2021년 09월 10일 금요일 댓글 0

  • 조례 쉽게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곳곳에 번역투·한자어
    창원 버스 준공영제 조례안에도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
    문장 필수성분 빠져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등도 고쳐야

    어떻게 하면 조례를 읽기 쉽게 바꿀 수 있을까요? 제정을 추진 중인 '창원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조례안'을 살펴봤습니다. 조례안에는 여전히 번역 투와 어려운 한자어 등이 있었습니다. 조례안 속 표현을 어떻게 바꾸면 조금이나마 읽기 쉬울지 전문가에게 맡겨 고쳐 봤습니다.

    창원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효과를 높이고자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공 기관에서도 우리말로 쉽게 쓰기 바람이 불고 있지만, 조례안을 뜯어보니 여전히 번역 투와 어려운 한자어가 곳곳에서 보여 아쉬움이 컸다.

    조례안을 김정대 경남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에게 맡겨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의견을 물었다. 김 교수는 "이전보다는 쉽게 고쳤다 하나 여전히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 정확하지 않은 문장 등이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일본어 '∼について'의 직접 번역 투이며, 영어 'about'의 번역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에 대하여(대해서), ∼에 관하여(관해서)', '∼에 대한, ∼에 관한' 등이 26차례 나타났다.

    이것은 아예 빼 버려도 되고, '∼을(는)' 등으로 바꾸면 된다. 예를 들면 조례안 2조 5항에 표현된 '서비스의 질에 대하여'는 '서비스의 질을'로 고쳐야 한다.

    어려운 한자어도 적지 않다. '체결, 호선(互選), 개의(開議), 소관' 등이 그 예다.

    '협정을 체결하여'는 '협정을 맺어'로 바꾸면 된다. '호선'은 '선거로 뽑는다', '투표로 뽑는다' 등으로 바꾸면 이해하기 쉽다. '개의'는 회의를 시작한다는 뜻으로, 조례안에서는 문맥에 맞춰 '열고'로 바꾸면 자연스럽다. '업무 소관'은 '업무를 맡은'이 적절하다.

    말을 배배 꼬아 어렵게 하거나 문장의 필수 성분을 빠뜨려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도 있다.

    조례안 2조 1호에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란 ∼(중략) 운송 적자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대중교통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는 제도를 말한다'고 적혀 있는데, '운송 결손에 따른 재원을 지원하여 대중교통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고 해야 이해하기 쉽다.

    여기서 '적자'는 국립국어원에서 일본식 한자어로 판단한 것이다. '결손'으로 순화해야 한다.

    같은 조 3호 '수입금 공동 관리란 운송 사업자가 공동 운수 협정을 체결하여 운송 수입금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에는 운송 사업자가 누구와 협정을 맺는 것인지가 드러나 있지 않아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렵다. 운송 사업자 뒤에 '창원시와' 또는 '시와' 같은 표현이 들어가야 한다.

    조례안 속 '과반수', '위반하거나 미이행하는' 등 어려운 표현도 각각 '절반 이상', '어기거나 이행하지 않은'으로 바꾸면 쉽다.

    또 '각 호의', '∼에 관한 사항' 등은 아예 필요가 없다. '∼할 때', '∼하면'으로 고쳐 쓰면 되는 '∼경우'도 6차례 나온다. 틀린 띄어쓰기는 수두룩하다.

    창원시 신교통추진단 관계자는 "최대한 어려운 표현은 없애려고 했는데도 일부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입법 예고 기간을 거친 조례안은 조만간 창원시의회에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감수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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