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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일 수요일

미국의 위상 추락을 보여준 미 부통령의 동남아 순방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9/02 [08:02]

 

 

전 세계의 이목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패퇴에 쏠려있던 8월 말, 동남아시아에서도 미국이 망신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8월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8월 22일(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를, 8월 24일 베트남을 각각 방문했다. 대 중국 압박 및 포위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미국 해군이 주둔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외교’ 노선을 취해왔다. 베트남은 사회주의권 국가이지만 중국과 남중국해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동남아 순방 외교는 미국의 세계적 위상 추락을 보여준 외교무대가 되고 말았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8월 23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일이 미국 대외정책 신뢰도에 영향을 줬느냐’라는 질문에 “앞으로 미국이 무엇을 하는지가 (우리) 지역을 향한 미국의 헌신과 결의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리셴룽 총리는 “각국은 때때로 계산을 다시 한 뒤 입장을 조정한다”고 강조했다.  

 

리센룽 총리는 “아프간 이후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위치를 어떻게 재정립하는지”라면서 이를 보고 각국이 인식을 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싱가포르 총리가 미국 부통령을 앞에 두고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며 미국의 태도에 따라서 기존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미-베트남 회담에 앞서 베트남과 중국이 기습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관계강화를 강조한 일이 벌어졌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회담에 앞서 베트남 주재 중국대사인 슝보와 회담을 가졌다. 

 

애초 해리스 부통령은 8월 24일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미 외교관이 ‘아바나 신드롬’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도착 일정이 재조정됐다. 이 사이에 중국과 베트남은 기습회담을 진행한 것이다.  

 

<뉴스1>보도에 따르면 팜 민 찐 총리는 “양국의 개혁과 개방 사업은 모두 중요한 단계”라며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양국 관계는 사회주의 사업을 추진하는 데 결정적이며 지역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팜 민 찐 총리는 “베트남은 베트남 민족해방과 사회주의 건설사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기억 한다”며 “베트남은 중국과 관계 발전을 중시한다. 이는 베트남 대외 정책의 전략적 선택이자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오는 손님을 두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우선순위’라고 밝힌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보여준 실패와 패퇴는 전 세계 국가들에게 ‘미국의 위상’을 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는 세계의 정치적 지형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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