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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일 일요일

MBC “제주 4.3, 미군이 진압 독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미군정 군사기밀 문서’ 인용보도
▲ 사진 : MBC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제주 4.3 당시 무장대를 토벌하는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미군이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MBC가 지난 1일 보도했다.
MBC는 이날 저녁 ‘뉴스데스크’ 시간에 제주 4.3의 책임 문제를 짚은 <[제주4·3] 책임자는 누구인가?…“미군이 진압 독려”> 제목의 기사에서 당시 미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공개된 미군정의 군사기밀 문서를 찾아 “CIA를 제주에 상주시키고 강경 진압에 미군이 관여한 내용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MBC는 기사에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로 4.3이 발발한 지 한 달 뒤, 군정장관과 조병옥 경무국장 등 미군정 수뇌부가 제주도에 모였다”면서 “‘선거 상황’을 점검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무장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독려’하는 모임이었다”고 밝혔다.
MBC가 공개한 당시 미군정 정치고문이 미 국무부에 보낸 정보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운 대령이 수행하는 작전으로 제주도민 3000명이 체포됐는데 공산주의자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닥칠 것’이라고 건의했다. MBC는 이를 두고 “무장대를 토벌하는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미군이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MBC는 이어 “(기밀문서엔)미군이 주민들이 숨어있는 동굴을 찾았다는 보고도 있다”면서 “그 시기 실제로 많은 제주도민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존 메릴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는 MBC와 인터뷰에서 “우파 성향의 폭력배들을 진압에 가담시킨 미 군부의 결정은 옳지 않았다. 1차적으로 미군 측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또 “소련과의 냉전이 막 시작된 당시 미국은 남한 단독 선거를 통해 단독정부 구성이 필요한 때였다.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뒤인 1949년 3월, 주한미군 사령관은 제주도 상황을 보고한다”면서 기밀문서상의 “▲제주도에 CIA를 설치하고 새로운 사령관을 파견했다, ▲한국정부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합동작전으로 3월7일 23명을 사살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양조훈 제주 4.3평화재단 이사장은 MBC와 인터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주사태 등에 대해서 가혹하게 탄압하라 이렇게 지시를 해요.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적극적으로 받기 위해서라고 해요”고 말했다.
MBC는 “한국전쟁 시기 미군에 의해 200여 명이 사망한 ‘노근리 사건’에 대해 미국이 공식 사과한 적은 있었지만 제주 4.3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우리 정부 역시 미국 정부에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당시 미군정의 책임을 물은 적은 없다. 또 진실규명을 위한 자료나 조사팀 구성 등을 요구한 적도 한 번도 없다”고 제주 4.3 당시 미국의 책임 문제에 관한 입장 표명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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