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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8일 토요일

아웃링크가 대안? 언론이 네이버보다 잘할 수 있나


아웃링크가 대안이라는 주장 쏟아내는 언론, 전재료 포기할 각오도 ‘뉴스캐스트’ 시절 클릭장사 반성도 없다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018년 04월 28일 토요일

4%. 지난해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놓은 ‘디지털 뉴스 리포트’ 조사 결과 한국 이용자 가운데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방문해 뉴스를 본다고 답한 비율이다. 77%. 검색과 뉴스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본다고 답한 비율이다. 한국은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포털 의존도는 가장 높고, 언론사 방문 비율은 가장 낮은 나라다. 
언론은 네이버라는 ‘가두리양식장’에 종속된지 오래다. 사람들은 자신이 읽은 뉴스가 어느 언론사의 뉴스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매체 브랜드를 알리기 힘들어졌고, 이용자가 홈페이지에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충성독자를 만드는 것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도 무척 까다로워졌다. 네이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게 언론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의식이다. 
이 가운데 벌어진 드루킹 논란은 언론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웃링크’(뉴스를 네이버 내부 페이지가 아닌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자 23일 한국신문협회가 이를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고, 다음날 전국 24개 신문이 이를 받아썼다. 지난 25일과26일 이틀 동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세계일보, 국민일보, 매일경제 등 다수의 일간지가 사설을 내고 ‘아웃링크’를 하지 않는 네이버를 비판했다.
▲ 한국은 포털 의존도가 36개국 중 가장 높은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 직접 접속률은 꼴찌였다. 자료= '디지털 뉴스리포트 2017'(한국언론진흥재단)
▲ 한국은 포털 의존도가 36개국 중 가장 높은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 직접 접속률은 꼴찌였다. 자료= '디지털 뉴스리포트 2017'(한국언론진흥재단)
“구글 등 세계 검색시장의 90% 이상이 아웃링크 방식인 것은 댓글·순위 등의 조작 가능성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동아일보) “아웃링크 방식 도입만으로도 네이버의 폐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세계일보) “미국 구글이나 중국의 바이두처럼 네이버에 올라있는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경향신문)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해 포털에서는 댓글을 쓸 수 없게 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만하다”(한국일보) 등이다. 
그러나 ‘아웃링크’만 도입하면 모든 게 해결될까. 아웃링크를 대책으로 요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재료를 포기할 수 있나. 네이버에 ‘인링크’로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는 연 단위로 수억에서 수십억 원 규모의 전재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웃링크’는 기사를 연결하는 것일 뿐 구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포털이 전재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한국신문협회는 ‘대가’를 주는 아웃링크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네이버는 27일 언론사에 보낸 설명글을 통해 “전재료는 네이버 인링크를 전제로 하는데 (아웃링크를 하면) 인링크가 없어지는 것이므로 전재료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사실 아웃링크는 이미 도입돼 있다. 중앙일보는 27일 “네이버는 300여개 언론사의 기사를 인링크 형태로 제공한다”고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인링크 제휴 매체는 124곳에 불과하고 다수 제휴매체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제휴심사 점수에 미달돼 아웃링크 상태의 제휴를 유지하고 있다. 아웃링크 매체는 전재료를 못 받는 것은 물론 모바일 메인, 뉴스면 편집에 노출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나오기 때문에 많은 언론사가 인링크를 원하고 있다.  
둘째, 뉴스캐스트 시절보다 나아질 수 있나. 언론은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 뉴스면 등에 뉴스 배열을 하면서 그 기사를 아웃링크로 전환하길 원한다. 사실상 과거 뉴스캐스트와 같은 방식인데 당시 온라인 저널리즘이 ‘바닥’이라는 비판을 받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메인화면에 노출돼 클릭을 받으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이용자가 몰렸다. 그러자 광고수익을 노리기 위해 저질 광고가 과도하게 붙고 ‘자극적 제목’을 통한 클릭 장사가 팽배해졌다. 당시 저널리즘의 질을 낮추는 데 앞장선 언론사와 그 언론사가 소속된 신문협회는 정작 자신들이 어떻게 달라지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셋째, 언론이 ‘댓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아웃링크로 바뀌면 네이버와 같은 독점적 플랫폼에서 이뤄지던 뉴스 소비가 분산되는 건 맞지만 적지 않은 댓글이 개별 언론사에 몰리게 된다. 특히, 메인화면에 걸린 기사는 네이버에 몰리던 만큼의 댓글이 작성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드루킹’과 같은 매크로 조작이 일어나면 언론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나. 
 
▲ 경기도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 연합뉴스
▲ 경기도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 연합뉴스
네이버가 비판 받을 이유는 충분하지만 네이버는 최소한 매크로 방지, 악성 댓글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정책개편을 위한 공론화 기구도 만들었다. 아웃링크를 요구하는 언론사들은 뉴욕타임스가 댓글을 선별적으로 골라 게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네이버에 본 받으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스스로에게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댓글을 거르는 건 악성 댓글을 골라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고, 전담 인력도 충분히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은 그럴 능력이 되는지 묻고 싶다.  
넷째, 독자를 위한 아웃링크인가. 아웃링크 요구가 쏟아진 배경에는 포털의 집중도를 떨어뜨려 댓글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가 언론사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독자는 고려사항이 아니다. 포털 뉴스는 로딩 속도가 빠르고 지저분한 광고도 없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선호한다. 구글이 AMP서비스를 만들고 페이스북도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인링크 모델을 두면서 이용자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는 로딩이 오래 걸리는 데다 기사 본문을 가리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선정적 문구의 광고가 넘쳐난다. 미디어오늘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조차도 포털을 통해 자신의 기사를 읽는 현실이다. 네이버의 독점이 문제인 건 맞지만 독자에게 “언론 독립이 중요하니 불편을 감수하라”고 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아웃링크가 대안이라는 언론에게 묻는다. 네이버보다 잘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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