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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5일 목요일

“한국, 북미의 중재자 넘어 평화설계자 되어야”

극동문제연구소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과제’로 통일전략포럼 개최
임재근 객원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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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6  09: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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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제61차 통일전략포럼이 5일 개최됐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이관세)는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극동문제연구소 대회의실(1층)에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통일전략포럼을 개최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을 대변하듯 학자를 비롯해 언론사 관계자 등 많은 이들이 포럼장을 찾아와 대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이관세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박종철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남북한 간 교류‧협력 활성화와 관련해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방향 및 과제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와 관련,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연철 인제대학교 교수,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이 각각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조성렬 연구위원은 5월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합의는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1972년 상하이 공동성명에 이어 동아시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3번째 기회라고 설명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군사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 보장을 교환하고, 주한미군의 주둔과 한미군사연습을 인정하는 내용의 ‘북미 공동선언’ 또는 ‘남북미 공동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관계 정상화와 북중관계 복원의 범위와 심도에 따라 북한의 완충지대 역할이 소멸되는 등 급진적 현상변경이나 한반도 냉전구조가 해체되는 점진적 현상변경의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북한이 북미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선 정책변화의 요인에 대해 “미국 주도의 대북 경제제재 및 군사공격 위협이 영향을 미치기는 했으나 이는 부차적 요인일 뿐 북한 자체의 전략적 구상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미국이 기대하고 있는 조속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의 어려움과 대북 제재로는 트럼프 임기 중에 북한의 굴복이 불가한 상황에서 대안 마련의 필요성 대두었고, 북한의 ‘비핵화’ 수용에 따른 ‘기회의 창’을 활용하기 위해 ‘최대 압박’에서 ‘최대 관여’로 전환하기 위해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수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에 비핵화 완료를 목표로 설정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이에 상응한 미국의 대북 제재의 단계적 해제 및 관계 정상화 등 체제안전 보장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오는 미 중간선거 결과 및 2020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에 대한 확실한 담보 없이 조기 비핵화를 완료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계적·동시적 해결’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북한에 대한 군사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 보장(CVIG) 방안에 대해 “먼저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긴장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남북미 군사회담을 통해서는 주한미군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군사구조 문제와 대북 군사적 안전보장을 협의하는 등 대북 군사위협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협정은 한국전쟁의 법적 종식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고 있지만 새로운 전쟁 가능성까지 막아주기에는 한계가 있고, 북미관계 정상화도 북한의 체제 안전을 완전히 보장할 수는 없다”며, “남북차원에서 국회의 동의를 거친 남북기본협정을 발효하거나, 남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종전선언 채택으로 준국제법적 효과를 부여해 국제차원의 대북 안전보장 체제를 마련하는 등의 평화공존의 제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61차 통일전략포럼 발표 및 토론자로 나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박종철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김연철 인제대학교 교수,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에 대한 토론에서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동맹’ 문제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쉽지만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갑우 교수는 “평창 임시평화체제는, 한국정부가 한미동맹을 수정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국가행동의 변화를 촉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미동맹의 지속은 한국정부가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정책목표인, 불가능한 삼위일체 즉 삼각모순(trilemma)이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한반도 안보딜레마의 탈출방법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상정할 때, 한반도 딜레마의 양 축 북핵과 한미동맹 가운데 한 축만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남북미 평화공존의 제도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북한이 한미동맹을 인정하면 삼각모순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때의 한미동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동맹으로 형태변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박종철 연구위원은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핵 개발 정도, 국제사회의 대북수단, 정부 임기와 추진 동력 등 1, 2차 정상회담 때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전략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종철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북, 미의 중재자 역할을 넘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를 설계하는 그랜드 디자이너이자 담대한 구도를 실현하는 창안자, 해결자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박 연구위원은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평화체제, 남북관계 발전의 기본방향 정립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비핵·평화프로세스와 직접 연계되지 않는 남북관계 발전의 동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교류협력, 인도적 지원 등의 구체적 문제는 이후 비핵·평화프로세스의 전개상황을 고려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 북미정상회담 등 양자회담뿐 아니라 3자·4자·6자회담을 병행하여 다층 회담에 의해 한반도·동북아의 평화구조 창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연철 인제대학교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스피드 스케이팅의 ‘팀추월’ 경기에 비유하며 “미국은 국무장관의 의회 비준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국가안보보좌관도 정식으로 임명되기에는 몇 가지 법적 절차를 밟고 있고, 장소 및 의제 등 여러 가지 차원에서 실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연철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팀추월 경기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주인공을 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가능하면 그 성과를 한반도 평화정착에 활용을 하면서도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든가 여러 가지 비핵화의 단계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 다자 정상회담에 남겨두는 지혜도 중요하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의제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또한 “남북 정상회담을 자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상회담을 언제든지 후속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합의문에 너무 많은 것을 넣기보다는 때에 따라 나누어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남북 경제협력 추진 방안 발표에 나선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4월 27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의제 내에 남북 교류협력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경제분야 교류협력은 다루어지기 어렵고, 인도적 지원 및 사회문화분야 교류협력이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협문제는 다음 단계 의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경제협력의 재개, 발전을 위한 방안을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 둘 필요성은 충분하다”며, “북한의 시장화 경험과 시장화의 진전과 함께 북한의 경제적 분권화도 진전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하는 등 변화된 여건을 점검해 남북경협 추진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문수 교수는 또한 “정세가 급격하게 호전되면 한국이 북한에 갖게 되는 독점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남북 경제협력은 한편으로 기회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김정은 체제에서 내세우고 있는 경제-핵 병진노선에서 이제는 경제 쪽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며, “북한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려고 전략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북 제재 강화 국면에서 우리가 남북 경제협력에서 큰 합의를 하고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진행에 따라 대북 제재 강화, 대북 제재 완화 내지 유예, 대북 제재 해제 등의 시나리오에 따른 추진 가능한 남북경제협력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단계별, 다자간, 상생발전, 지속 가능, 시장경제, 건강한 생태계, 민간 주도의 남북경협 등 새로운 경제협력지도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개최된 통일전략포럼은 제61차로, 극동문제연구소는 1995년부터 매년 수차례씩 연구소 연구위원들을 비롯하여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통일전략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극동문제연구소는 1972년 경남대학교 부설로 설립된 이래, 북한・통일문제를 비롯한 중・소 등과 관련해 한반도 안보 문제를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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