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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8일 목요일

'은반지' 낀 20대 여성 손가락뼈 발굴..."이런 건 처음"

18.03.08 22:16l최종 업데이트 18.03.08 22:16l




 아산 폐금광 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반지를 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의 손가락뼈가 발굴됐다.
▲  아산 폐금광 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반지를 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의 손가락뼈가 발굴됐다.

충남 아산 폐금광 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은반지를 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의 손가락뼈가 발굴됐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22일부터 아산 배방읍 중리마을 뒷산 폐금광에 암매장된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박선주 유해발굴단장은 8일 "오후 4시께 반지를 끼고 있는 손가락뼈가 발굴됐다"며 "아직 나머지 유해가 발굴되지 않아 정확한 감식은 어렵지만 대략 20대의 젊은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나이는 나머지 뼈를 발굴해 봐야 알 수 있다"며 "오랫동안 수많은 유해를 발굴해 왔지만, 한국전쟁기 희생자 유해에서 반지를 낀 손가락뼈가 그대로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왼손 약지(넷째 손가락)에 걸려있는 반지는 다소 두꺼운 것과 가느다란 것 등 2개다. 재질은 녹과 이물질을 제거해 봐야 하지만 은가락지로 보인다.

반지를 끼고 있는 손가락뼈는 당시 경찰과 우익단체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마구잡이로 끌고 와 살해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증언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배방면 10여 개 마을 주민들로 1951년 1월 7일과 8일 '마을 회의' 또는 '도민증을 발급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가 인민군 점령 시기 부역 혐의로 경찰과 대한청년단(청년방위대, 향토방위대)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

박 유해발굴단장은 "지금까지 수습된 유해와 드러난 유해는 모두 약 40구에 이른다"며 "대부분 어린아이 또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3살 아이와 노인의 유해도 발굴됐다"고 밝혔다.

지난 6일과 7일에는 불에 탄 옷감이 달라붙은 새까맣게 그을린 유해가 발굴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확인사살을 하기 위해 살아 있는 사람들을 불에 태워 죽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m 60m...그래도 드러나지 않는 바닥
 표면에서 1m 60cm를 파 내려갔지만, 아직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해가 좁은 면적에 층층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  표면에서 1m 60cm를 파 내려갔지만, 아직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해가 좁은 면적에 층층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 한국전쟁기민간인희생자유해발굴공동조사단

유해발굴을 본격 시작한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바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발굴팀은 이달 말까지 발굴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박 유해발굴 단장은 "표면에서 1m 60cm를 파 내려왔지만, 아직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유해가 층층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이곳 아산시 배방읍 중리마을 뒷산 폐금광에는 약 200~300명의 시신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기구인 진실 화해위원회는 지난 2009년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과 관련 "단지 부역했다는 이유로, 또는 그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적법한 절차 없이 살해한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반인권적, 반인륜적 국가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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