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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서방전문가들, 중국은 북에 영향력 없다

서방전문가들, 중국은 북에 영향력 없다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0/23 [01: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6년 5월 4일 서울을 비공개로 방문한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외교안보부문 고위당국자에게 평화협정문제를 거론한 것은, 고래급 잠수함을 앞세워 조미군사대결구도를 뒤집어버리려는 조선의 마지막 강공에 질겁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최근 한반도 평화협정문제를 긴급대책으로 논의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난 시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궁지에 빠질 때마다 거론하였던 긴급대책이라는 것은 언제나 조선의 강공을 피해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 위의 사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하는 가운데 백악관에서 진행되는 국가안보회의 회의장면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이 사진은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특사자격으로 워싱턴 디씨를 출발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지난  2014년 11월 7일 저녁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는 직접 북을 방문하여 그래도 북에 대해 좀 아는 것이 있는 인물이다. 온그가 트럼프 당선자에게 가장 긴급한 사안이 북핵문제라며 오랜 시간 브리핑을 진행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악화일로에 있다. 원인은 트럼프의 대중국 의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그가 당선되자마자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로 파악한 것이 북핵문제였다.
오바마정부의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으로부터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사안으로 심층보고를 받은 내용도 바로 북핵문제였고 만 1년이 된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경써온 분야도 북핵문제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으며 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개발과 이를 탑재하고 미국 본토를 직격할 수 있는 능력까지 화성-14대륙간탄도미사일 고각발사를 통해 증명해보였다.
최근 미국의 폼페오 CIA국장도 몇 달 안에 북이 핵무장력을 완성할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내 놓았다.

▲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CIA 국장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모두 수조원을 북에 섬겨바치면서도 북핵문제 해결에 실패했다고 여러번 강하게 성토했지만 정작 자신도 처참하게 실패한 것이다.
이런 실패의 핵심 원인은 '중국이 강하게 압박을 가하면 북이 핵을 포기할 것'이란 기대였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 다른 수가 없으니 중국이라도 마지막으로 믿어보자는 것인지 그 속셈은 알 수 없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입만 열면 중국이 강한 대북 제재에 나서면 북이 굴복할 것이라고 말해왔고 중국의 대북 제재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중국 환율조작국 지정도 유보해주었다. 이는 사실 중국에게 주는 엄청난 선물이다.

이런 북핵문제 해결에 관한 중국 맹신은 비단 트럼프정부만이 아니라 우리 문재인정부도 마찬가지이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장관이 브뤼셀에서 가진 대담에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묘책은 없나."라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레버리지를 가진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은 계속 중국에 압력을 넣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에는 중국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라고 답했다. 

▲ 강경화 외교부장관

그런데 이런 한, 미의 대중국 의존 북핵해법찾기가 아주 허망한 것임을 낱낱히 까밝히는 서방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22일 ["中, 대북 영향력 있다고?"…美 대북정책 오산과 실패의 원인]이란 제목의 기사가 그것이다. 이 전문가들도 딱히 북핵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중국 과신이 결국 미국의 대북정책 실패의 핵심 원인이라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밴 잭슨 교수,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에너지안보 전문가인 피에르 노엘, 제임스 퍼슨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 소장 등 북·중 관계 전문가들은 22일 미국 AP통신에 "북·중 관계가 표면상으로는 우방으로 보이지만 과거부터 쌓여온 불신과 혐오로 인해 긴장관계에 있으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도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존 델러리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중국의 무역과 관광 발전을 저해하고 미군 아시아 진출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실험은 북·중 접경지역에 지진을 유발하고 방사능 오염의 우려도 부채질하고 있어 중국 지도부는 관영 언론들이 북한을 비판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에 동참해 북한산 석탄과 철강, 해산물, 섬유류 수입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기본적으로 북중 두 나라는 서로를 필요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밴 잭슨 교수도 "중국이 북한을 혐오하는 것은 사실이며 북한도 중국을 싫어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속마음이 정책을 바꾸게 하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안보 전문가인 피에르 노엘은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북한이 핵 개발 전략을 변경할 것으로 보느냐"고 반문하고 "북한은 원유를 대체할 탄화수소 매장량이 무궁무진하다"며 회의적 입장을 표명했다.
북에 탄화수소 매장량이 무궁무진하다는 진단이 특히 주목을 끄는데 영국은 북에 들어가 오랜 동안 석유탐사활동을 벌인적이 있는데 그 과정에 탄화수소 매장량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제임스 퍼슨은 "한국전쟁은 북·중 동맹관계의 근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은 남한 적화통일 실패의 원인이 당시 야전 지휘권을 가진 중국 때문이라고 비난한다"고 설명하고 "미국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의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아직도 중국에 북한 문제 해결을 의존하려는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을 도왔다면 휴전선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정전협정체결을 앞두고 미국은 더는 북과 싸울 여력도 의지도 없었다. 전열을 정비한 북은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 해병대를 괴멸시키고 전 전선에서 파죽지세로 밀고내려왔다. 곳곳에서 미군들은 배후에 나타난 최현의 제2전선군 매복에 걸려 무리죽음을 당했다.
결국 미국은 한반도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조건으로 북과 종전협상을 하려고 했는데 팽덕회가 지휘하던 중국인민지원군이 서부전서에서 갑자기 공격을 멈추었으며 중부 전선 중국 지원군은 어이없이 포위를 당해 괴멸적 참패를 당했다. 그때 김일성 주석은 다시 빠른 속도로 남진하자고 했는데 팽덕회는 보급선 문제 등을 거론하며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강력한 나라가 될 것으로 우려했던 것 같다. 사실 한국전에 참전한 것도 북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철저히 중국을 위해서였다. 미국과 언젠가는 한번 붙어야 하는데 건설을 한 후 중국 본토에서 붙는 것보다 다른 나라에서 붙는 것이 자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해서 지원군을 파병했던 것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모안영이란 중국 제작 영화에서조차 공개적으로 마오주석이 파병반대론자들을 설득할 때 썼던 논리이기도 하다.

결국 서방 전문가들은 이렇게 한국전쟁의 비화까지 꺼내들며 중국도 진심으로 북의 핵보유를 꺼려하고 있으면 어떻게든지 막으려 애쓰고 있는데 그럴 힘도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는 처지라는 것이다. 

▲ 한국전쟁 당시 중국지원군 저격수

이런 중국의 속마음을 당사자인 북이 모를리가 없다. 그래서 중국이건 소련이건 주변 동맹국들이란 나라들이 뭐라고 하건, 또 어떻게 나오건 자신들의 갈 길을 자주적으로 걸어갈 결심으로 늘 자력갱생, 자강력을 강조해왔으며 그 자강력과 자위력을 핵무장으로 완성하려는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중국 의존 북핵해법찾기는 애시당초 어불성설이었으며 앞으로도 이를 고집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자초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미국도 문재인정부도 이제는 새로운 대북접근법을 적극 모색해야할 때이다.

카터 전 미 대통령이 정세가 너무 무섭게 흘러가고 있다며 북이 태평양 상의 미국 영토에 핵공격을 가할 능력은 이미 확보했고 미국 본토도 곧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이라도 필요하면 방북길에 오르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진단이 정확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가 북에 간다고 해서 94년 북미제네바합의를 내왔듯이 이번에도 극적 타결을 이끌어 낼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그런 약속을 이미 백지화해버린 미국이기 때문에 이번엔 더 확실한 약속과 담보가 없다면 방북 자체도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대북정책을 그저 다시 짜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할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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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바로 가기 :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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