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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6일 금요일

헬조선 청년들, ‘월세 10만원’에 도전하다


박소영 기자 psy0711@vop.co.kr
발행 2017-10-06 09:27:15
수정 2017-10-06 13: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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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원룸
대학가 원룸ⓒ제공 : 뉴시스

1인가구 520만 시대. 높은 월세 장벽에 시달리는 청년 1인가구 수는 그 중 190만 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혼자 사는 청년들 대다수는 목돈이 드는 전세보다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를 살고 있다. 1인 청년가구의 평균 월세는 관리비를 제외하고도 34만원. 이마저도 대학가 근처 원룸은 평균 월세가 49만원으로 더 비싸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청년 주거정책을 제안한 이들이 있다.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산하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월 임대료의 80% 또는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해 청년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월세를 10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조례발의 운동에 나섰다. 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손솔 운동본부장을 지난 27일 만났다.
기존 청년주거정책 많지만 효과는 '글쎄'
운동본부가 추진하는 ‘월세10만원’ 청년주거비 지원조례는 20세 이상 39세 이하 무주택자 청년 중 50㎡(15평) 이하의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는 주택에 사는 1인 청년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소득분위와 같은 경제력을 자격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 운동본부장은 청년주거문제에 대해 주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주거 문제가 청년의 숨통을 트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 “청년들이 월세 벌려고 알바를 2~3개 하고, 진로나 학업에 시간도 들이고 싶은데 발목 잡히는 게 너무 많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1인 청년가구는 전체 1인가구 비율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지원정책은 미흡한 상황이다. 게다가 기존에 있는 청년주거지원 정책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에 집중되어 있어 자격이 안 되거나 대출 금액 지원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거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 운동본부의 판단이다.
또한 청년들은 높은 월세를 감당하기 버거워 싼 집을 찾다보니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야 해 ‘주거 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빈곤 해소를 위한 맞춤형 주거지원 정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1인가구 중 최저주거수준 36㎡(11평)미달인 주택에 생활하면서 임대료가 가처분소득 20%를 넘는 주거빈곤가구가 47.0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는 몇 해 전 비가 많이 오던 여름날 생각하면 너무나 아찔합니다. 지리산 산행 다녀와서 늦은 밤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제가 살던 곳은 좁고 창문이 없어서 환기가 잘되지 않았고 평소에 습해서 벽에 곰팡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방 사이로 희미하게 들어오는 빛으로 바닥을 보는데 물이 흥건했습니다. 휴대전화 불빛으로 방을 비춰봤는데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제 방 천장이 무너져 내려있던 것입니다. 제가 집에서 자고 있었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난달 12일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 당시 소개된 월세방 피해 사례)
운동본부는 주거비를 지원받아도 집주인이 맘대로 월세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공정월세제도’ 도입 등과 같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서울시 청년 1인가구 수는 약 41만 가구로 이중 60%가 지원 대상에 해당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밖에도 주거비 지원 외에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주거문제전담기구를 설립하고, ‘주거 코디네이터’와 같은 주거 복지 전문가를 양성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25일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가 서울시청에 제출한 조례안
25일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가 서울시청에 제출한 조례안ⓒ제공 :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
‘청년 월세 10만원’ 현실이 될 수 있다
손 운동본부장은 ‘청년 월세10만원’은 결코 꿈이 아니‘라고 말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청년주거지원정책 제안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산이 많이 드는 정책인 건 맞다”면서 “하지만 이것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으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년 주거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겠다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고, 주민들의 발의서명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5일 청년 월세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서울시청에 제출했다. 이후 조례 발의대표자로 지정이 되면 향후 6개월간 서울시 유권자 인구의 1%, 즉 8만 명을 대상으로 조례발의 주민 서명을 받아야 한다. 서명이 제출되면 지방 의회에서 안건으로 제출이 되고 통과시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운동본부는 조례 제정을 목표로 최근 청년 1인가구가 밀집된 대학가 등을 돌며 서명을 받는데 집중하고 있다. 높은 월세 장벽에 공감하는 청년들이 많다보니 자발적으로 서명을 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도 서명을 받도록 권하는 경우도 많단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 전국적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대학가에 높은 월세 지역이 밀집해 있는 만큼 청년단체는 물론 대학 학생회와도 연대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가 서울 관악구 고시촌에서 청년들로부터 조례 제정 서명을 받고 있다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가 서울 관악구 고시촌에서 청년들로부터 조례 제정 서명을 받고 있다ⓒ제공 : 청년월세10만원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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