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내란 정당 해산 연설에 대다수 신문 비판 사설...한겨레만 “내란문제 외면할 수 없었을 것”
중앙일보 “친여 유튜브는 징벌적 손배 봐주기? 기성 언론은 옥죄면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힘 의석을 향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더 강화한 3대 특검법 처리 의사도 밝혔다. 검찰·사법·언론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집단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아침신문들은 이날 정 대표 연설 중 ‘내란’은 26번, ‘청산’은 19번 나왔지만 ‘협치·통합’이란 말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교섭단체 연설 전날 장동혁과 악수 하룻만에 ‘내란정당 해산’
동아일보는 6면 기사 <정청래 “국힘 과거 단절 못하면 해산 대상” 내란 26회 언급, 협치는 ‘0’>에서 국민의힘이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대표의 오찬 회동에서 협치를 강조한 지 하루 만에 야당을 향한 날 선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여야의 극단 대치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내다봤다. 한국일보도 1면 기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대표 연설 내내 고성으로 항의하며 가시밭길 정국을 예고했다”고 썼다.

조선일보 “정청래 정말 여의도 대통령인가”
조선일보는 사설 <정 대표는 정말 ‘여의도 대통령’인가>에서 정 대표가 하루 만에 국힘 전체를 ‘내란 세력’으로 몰며 특검 수사와 정당 해산을 압박했다며 “이재명 대통령 말대로 ‘더 내어 준’ 게 아니라 국힘을 말살시킬 수 있다는 연설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24시간도 안 돼 정반대 말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좋은 말’을 하고 민주당 대표는 ‘악역’을 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인지, 정 대표가 대통령을 제치고 독주하는 것인지 국민은 알 수가 없다. 야당은 정 대표를 ‘여의도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사설 <협치 기대 하루 만에 찬물 끼얹은 정청래 대표>에서 “정 대표의 독단적인 언행이 우려스러운 까닭은 정책 전반에서도 독선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정부의 권한마저 침범하려는 태도가 감지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7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는 검찰 개혁 문제를 놓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맞서는 일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정 대표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극소수의 가짜뉴스를 추방함으로써 다수 언론인의 명예를 지켜드리자는 것”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궤변을 반복한다”며 ”진보 언론조차 비판하는 이유를 되새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정 대표가 검찰과 언론을 향해 던진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을 자신에게 되돌려 보길 바란다”고 쓴소리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정치복원 악수 하루 만에 ‘국민의힘 해산’ 운운한 정청래>에서 “야당을 존중하지 않는 과도한 ‘정치적 발언’은 진영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며 “‘상대를 무너뜨려야 내가 산다’는 식으로는 의회정치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죽이는 정치를 그만하자”는 이 대통령 발언에 여당 대표가 거듭 어깃장을 놓는 이유가 궁금하다고도 했다.
세계일보도 사설 <협치 약속 하루 만에 야당 해산 겁박한 與 대표>에서 “정 대표가 야당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국민은 그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뺨을 맞은 기분”이라며 “다수 국민이 불안한 마음으로 거대 여당의 일방통행을 지켜보고 있다. 지지층만 보고 가다가는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겨레 “정청래, 내란 문제 외면할 수 없었을 것”
다만 한겨레만 유일하게 정 대표의 입장을 이해하는 의견을 냈다. 한겨레는 사설 <정청래 대표 국회 연설, 내란청산·민생회복 같이 가야>에서 “겉으로만 보면, 전날 대통령실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지 하루 만에 정 대표가 첫 국회 연설에서 ‘위헌정당 해산’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헌정질서를 파괴한 ‘12·3 내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가로막는 것은 민주국가의 공당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썼다.
한겨레는 “정 대표로서는 첫 국회 연설에서 이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본다”고 진단하면서 “진정한 협치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전향된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의 단절이라는 상식의 문턱을 넘기만 한다면 정치 복원과 민생을 위한 협치의 가능성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고 주문했다.

동아일보 “광고에 의원 파는 유튜버”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유튜브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 <광고에 의원 파는 유튜버… 알고도 출연하는 정치인>와 12면 기사에서 “강성 지지층이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들이 정치인들을 출연시킨 뒤 광고에 노골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권력이 된 정치 유튜브가 규제 공백을 틈타 정치인들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 동원하는데도 정치인들은 강성 팬덤의 눈치 때문에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그 사례로 △구독자 수 63만 명의 친여 성향 유튜브 ‘박시영TV’에 지난 2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출연했을 때 진행자가 대화 도중 돌연 2분간 기능성 화장품 광고 방송에 나서고 △구독자 131만 명의 친야 성향 유튜브 ‘고성국TV’도 같은 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연 때 20여 분간 대담 내내 흑염소 진액, 건강식품 광고 방송에 나선 점을 들었다.
이 신문은 “정치 유튜브 채널들이 정치인을 광고에 동원하는 것은 방송 광고와 달리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이라며 “국회법은 국회의원이 직무 외 영리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치인들이 유튜브 광고에 동원되는 것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강성 지지층이 즐겨 보는 일부 유튜브 채널들이 사실상 권력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민주당 김어준 방송도 징벌법 대상이면 진정성 의심 안 해”
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과 관련해 유튜브를 언론중재법 대신 정보통신망법으로 규율하기로 잠정 결론을 냈다. 이에 조선일보는 사설 <‘가짜 뉴스 징벌법’ 대상에서 김어준 제외해주나>에서 “민주당이 명백한 가짜 뉴스에 징벌적 배상 책임을 물리는 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라면서 “문제는 그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인데, 이를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내용이 발표됐다. 민주당이 언론 징벌법 적용 대상에서 유튜브를 제외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김어준씨는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라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가짜 뉴스 피해를 막기 위해 징벌법을 만들고 김어준씨를 그 대상으로 한다면 법을 만드는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의 움직임으로 볼 때 이 법은 비판 언론을 옥죄고 나머지 언론을 겁주려는 겁박용일 뿐인 것 같다”고 썼다. 이 신문은 “민주당은 유튜브를 봐주는 게 아니라 다른 법으로 규제하겠다고 했지만 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입법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6면 기사 <친여 유튜브는 징벌적 손배 봐주기?…여당, 언론중재법 규제서 제외 방침>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허위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추진하면서 기성 언론과 유튜브를 별도의 법령으로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기성 언론은 옥죄면서도 친여(親與) 성향의 유튜브 방송엔 규제를 피할 구멍을 내주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언론개혁특위 간사는 9일 밤 페이스북에 해당 보도가 허위조작보도에 해당한다며 “민주당은 유튜브의 허위조작은, 친여든 친야든, 규제하기로 했는데, 용산 출입 친여 유튜브만 봐주는 것으로 오인케 제목과 기사를 작성했다(악의)”고 반박했다.
제2의 조지아 체포사태 나오나
경향신문 3면 기사에 따르면,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을 자진 출국 형태로 가장 이른 시일 내 귀국시키기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그들은 추방될 것이다”라며 “소수는 단지 최종 퇴거명령 시한을 넘겨 여기(미국)에 있는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놈 장관이 사용한 ‘추방’이 이민법상 강제 추방을 뜻하는 것인지, 송환을 단순히 추방으로 통칭해 표현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국경 차르’로 불리는 톰 호먼 국경안보 총괄책임자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많은 단속 작전을 수행할 것이다. 불법 체류는 범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1면 <“미, 구금 한국인 ‘불이익 없는 재입국’ 약속”>에서 “정부가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이 자진 귀국하더라도 추후 재입국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9일 한겨레가 접촉한 정부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이번 석방 교섭의 최대 쟁점이었던 구금자들의 추후 미국 재입국 문제와 관련해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약속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아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신문은 1면 기사 <“35명 합법 비자에도 구금됐다”>에서 “미국 이민법 위반 혐의로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수용 중인 한국인 300여명 중 35명가량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단속 당시 이를 증명하지 못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들 중 일부는 현지에 남아 재판 등을 통해 신원을 증명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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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령 기지국 해킹 의혹 수사
동아일보는 12면 <KT 소액결제 피해, 유령 기지국 세워 해킹 의혹 수사>에서 “KT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서 무더기로 소액결제 피해를 본 사건은 해커가 세운 유령 기지국이 활용돼 발생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피해 지역 일대 가입자 통화 이력에서 미상의 기지국 ID를 발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누군가 일시적으로 가상 기지국을 세워 개인정보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액결제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는 조사 및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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