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5/09/13 [21:20]
미국 당국에 쇠사슬로 묶여 구금됐던 우리 국민 316명이 귀국한 다음 날인 13일. 3,200여 시민(주최 측 추산)이 주한 미국 대사관과 가까운 촛불광장에 모여 미국에 분노를 쏟아냈다.
© 이호 작가
이날 촛불행동은 저녁 6시에 주한 미국 대사관 근처 대로에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57차 촛불대행진’을 주최했다.
본대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미국이 우리 국민을 감금하고 아무런 사과도 없는 점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3대 특검법 개정안 야합 시도를 언급하며 “오로지 주권자 국민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싸워야” 한다며 “내란 청산 국민주권 실현의 한길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이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우리국민 체포감금 미국을 규탄한다!”, “조셉 윤 미국 대사대리 즉각 추방하라!”, “주권모욕 경제침탈 700조 투자 철회하라!”, “안하무인 주권모욕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등의 구호를 우렁차게 외쳤다.
권오민 강북촛불행동 대표는 격문을 낭독하며 미국을 향해 “한미동맹 강화만이 한미 양국에 번영과 안정을 가져다준다고 고무 찬양을 강요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강제 구금과 쇠사슬! 미국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리타향에서 땀 흘리던 우리 국민은 불시에 불법체류자가 되었다”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미국은 들어라! 대한민국 진짜 주인, 주권자 국민은 깡패 국가 미국의 쇠사슬 동맹을 완전히 끊어버릴 결심이다. 선량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주권을 모욕하는 미국을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는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 “트럼프와 미국은 주권자 대한국민, 그 존엄 앞에 무릎을 꿇어라!”라고 외쳤다. (아래 격문 전문)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미국은) 한미동맹 발전 운운하면서 수탈을 더욱 노골화하고 대한민국 군대를 제국주의 패권 유지를 위해 전 세계 전쟁터로 몰아넣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함께 투쟁”할 것을 강조하며 “광장에 10만의 시민이 모이고 촛불이 모여서 6개월을 투쟁하면 미국을 꺾을 수 있지 않겠는가! 능히 승리할 수 있다!”라고 역설했다.
김수진 남양주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미국에 아부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에게 미국에 공장 지으라고 압박하고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뺏은 건 윤석열이다. 이런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건 국힘당”이라며 “미국에는 슬슬 기고 정부만 탓하는 국힘당은 해산하라! 노예근성 매국 집단 국힘당은 해산하라!”라고 외쳤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정진우 목사는 “(윤석열 정권에서) 패악질에 앞장섰던 이들 중에 유독 통일교니 신천지니 하는 이단 사이비들, 거기에 손현보니 전광훈이니 하는 극우 기독교 아류들, 사이비 무속인들이 많았다”, “분단과 독재 아래서 그들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신의 능력이 아니라 패권국 미국의 뒷배” 덕이었다고 일갈했다.
이날 미국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이사벨 디 카를로 께로 주한 대사 대리도 발언했다.
카를로 대사 대리는 “미국 정부는 최근 전함 8척, 핵잠수함 1척, 그리고 군사 물품을 카리브해, 특히 베네수엘라 북쪽 해안에 증파했다. 이는 국제 관계에서 위협을 가하거나 무력을 행사하는 것을 분명하게 금지하는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의 행태는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국가에 대한 전례 없는 군사적 위협이며 이는 강제적인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려 1,000건이 넘는 경제 제재로 베네수엘라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들어 왔다”, “이제는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워 베네수엘라를 몰아붙이고 있다”라며 “하지만 마약 소비와 자금 세탁이 정작 만연한 곳은 바로 아메리카 북부, 미국이라는 것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 따라서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려면 그곳에서부터 시작해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매년 발행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는 마약의 원료인 코카잎이 재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마약 밀매 카르텔의 우두머리”라는 미국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밖에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정치권에 국힘당과 타협하지 말고 국민의 명령에 따라 빠르게 정치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 손익찬 변호사는 윤석열 내란세력에 동조한 사법부 기득권세력을 배제한 내란특별재판부를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대형 현수막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 얼굴 사진을 찢은 시민들이 행진을 시작했다. 카를로 대사 대리와 베네수엘라 대사관 관계자도 행진에 함께했다.
시민들은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멈춰서 “협상압박 인질극 미국을 규탄한다!”, “안하무인 주권모욕 트럼프는 무릎 꿇고 사죄하라”, “한국 국민 모욕하는 조셉 윤 대사 대리 추방하라!”, “내정간섭 국제깡패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분노를 쏟아낸 시민들. © 김영란 기자
본대회장으로 시민들이 돌아온 뒤 정리집회가 진행됐다. 극단 ‘경험과상상’의 정도훈 배우가 「트럼프 꺼져라」, 「검찰개혁 5적 사퇴」, 「국힘당 해산 찐이야」를 열창했다.
한편 이날 촛불행동은 시민들에게 ‘노 아메리카 운동’을 제안했다. 먼저 미국산 소고기 불매운동부터 시작한 뒤 불매운동 품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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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민 대표. © 김영란 기자
▲ 카를로 대사 대리. © 김영란 기자
▲ 왼쪽부터 김재하 공동대표, 김수진 공동대표, 정진우 목사. © 김영란 기자
▲ 왼쪽부터 김은진 공동대표, 손익찬 변호사.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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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송희태 씨가 「친구가 아니야」, 「내일을 향해서」, 「우리의 세상」을 노래했다. © 김영란 기자
▲ 상징의식 © 이호 작가
▲ 시민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국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쳤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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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훈 배우의 공연.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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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촛불행동이 발표한 격문 전문이다.
[격문] 한미 쇠사슬 동맹을 끊자!
망해가는 미국을 살리기 위해 미국 땅에 공장을 지으라고 협박하지 않았는가? 미국의 요구에 복종하는 것! 그것이 한미동맹이라고, 한미동맹 강화라고, 한미동맹 강화만이 한미 양국에 번영과 안정을 가져다준다고 고무 찬양을 강요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강제 구금과 쇠사슬! 미국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리타향에서 땀 흘리던 우리 국민은 불시에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헬기와 장갑차, 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이 마치 테러범을 진압하듯, 마약과의 전쟁에서 갱단을 소탕하듯, 그렇게 짓밟았다. 쇠사슬로 묶고 끌고 가 수용소에 감금했다. 이것이 동맹이고, 미국이 투자자를 대하는 방식인가?
아무 죄 없이 감금당한 이들은 우리 아버지, 우리 친구, 우리 아들, 우리의 이웃이었다. 그중엔 임산부도 있었다. 통신도 두절된 감옥, 햇살은 없고 곰팡이는 무성한 감옥에 동맹국의 선의와 헌신을 처박은 미국은 이제 동맹을 강요할 자격을 잃었다. 전 세계 인권 감시자를 자처하던 미국의 가면 역시 벗겨졌다.
미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떠든 트럼프! ‘추방당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일하고 싶다면 제대로 하라’, 여전히 빈정거리고 협박하는 미국의 각료들은 그 건방의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불법 감금 사태에 대한 사죄 한마디 없이 이내 노예 협정을 들이미는 미국이다. 한국은 돈만 내고 미국이 모든 권한을 갖는 노예 협정에 서명하든지 관세를 맞든지 선택하라고 협박이다. 이것이 미국이 벌인 인질극의 목적인가?
우리 노동자를 향해 불법체류자라 했는가? 대한민국 곳곳에 널린 미군기지와 종로 한복판 미대사관을 제 멋대로 쓰면서도 돈 한 푼 내지 않는 미국, 너희가 불법체류자다. 서류를 똑바로 구비하라 했는가? 그 기준이라면 관광비자로 들어와 돈벌이를 하고 있는 무수한 미국인들이야말로 불법체류자다. 관광객으로 들어와 가짜뉴스를 살포하며 폭동을 선동하는 미국의 극우들이야말로 불법체류자다.
트럼프와 미국은 들어라! 대한민국 진짜 주인, 주권자 국민은 깡패 국가 미국의 쇠사슬 동맹을 완전히 끊어버릴 결심이다. 선량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주권을 모욕하는 미국을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미국은 제힘으로 공장 하나 짓지 못해 협박하고 손 벌리는 처지를 자각하고 무릎 꿇어 진심으로 사죄하라!
트럼프는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 트럼프와 미국은 주권자 대한국민, 그 존엄 앞에 무릎을 꿇어라!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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