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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일 수요일

석달째 2%대 물가오름세…농작물 덮친 산불 복병

 장박원 에디터

jangbak6219@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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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5.04.02 17:05

  • 수정 2025.04.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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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에 3월 물가 2.1% 상승

영남권 산불로 사과 양배추 양파 마늘 수급 비상

소득 낮은 취약 계층일수록 고물가 충격 커

국회 예산정책처 올해 성장률 전망치 7p 내려

요즘은 경제 지표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불길한 전망치만 발표되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생산하는 부가가치와 활력을 상징하는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자꾸 떨어지고, 국민 지갑을 얇게 하는 소비자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 기업인은 “올해 경제는 끝났다고 본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성장이 멈추면 기업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의 수익이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만 오른다면 국민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해도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여파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석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과일 매장. 2024.4.22.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 석 달 연속 2%대

소비자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연초부터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3월 들어서는 가공식품과 공공서비스 물가도 눈에 띄게 오른 탓이 크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 중이라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와 생산자물가를 밀어 올리고, 시차를 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반영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12월 1%대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1월 2.2%로 올라서더니 2월과 3월 모두 2.0%대를 이어갔다. 지난해 서민들을 괴롭혔던 ‘밥상 물가(신선식품 지수)’는 1% 이상 내렸으나 농축 수산물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산물은 4.9% 오르며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축산물도 3.1%나 뛰었다.

3월에는 가공식품 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상승률이 3.6%로 2023년 12월(4.2%) 이후 1년 3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가공식품의 기여도는 0.30%포인트에 달했다. 김치(15.3%)와 커피(8.3%), 빵(6.3%), 햄과 베이컨(6.0%) 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식품기업들은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올린 바 있다.

소비자물가 추이. 연합뉴스

고환율에 산불 영향까지…물가 더 오를 수도

통계청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인건비·에너지 비용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가공식품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출고가 인상은 물가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지난달 1.4% 올랐다. 2월(0.8%)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사립대 납입금이 작년보다 5.2% 오른 효과”라고 설명했다. 외식 물가와 개인 서비스 물가도 3%대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은 “3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은 가공식품과 개인 서비스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영남권을 강타한 산불과 관련해 “3월 물가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재배 면적을 볼 때 사과·양배추·양파·마늘과 일부 국산 소고기 물가에 향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통계청 자료를 언급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지난달 23일 의성군 안평면의 한 마늘밭에서 주민이 을 살펴보고 있다. 2025.3.23. 연합뉴스

식료품 가격·주거비 급등에 등골 휘는 저소득층

이처럼 물가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 충격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최근 10년간(2014~2024년) 소득분위별 소비자 체감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체감물가 상승률이 23.2%로 고소득층인 5분위(20.6%)보다 2.6%포인트 높았다. 2분위 22.4%, 3분위 21.7%, 4분위 20.9% 등 나머지 분위도 소득이 낮을수록 물가 상승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식료품비와 난방비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크게 느꼈다. 저소득층일수록 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와 주거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당연한 조사 결과다. 지난 10년간 식료품 물가는 41.9%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21.2%)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주택·수도·광열 비용 역시 17.5% 상승했다. 한경협은 “최근 10년간 먹거리 물가가 크게 상승하며 취약계층의 체감물가 부담이 커졌다”며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농산물 수급 안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득분위별 소비자체감 물가 상승률. 연합뉴스

올해 성장률 0%대로 고꾸라질 수도

국민의 실질소득을 깎아내리는 물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데 성장률 전망치는 새로운 수치가 나올 때마다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직전 전망치보다 0.7%포인트나 내렸다. 지난해 10월에는 2.2%로 전망했는데 이를 1.5%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12·3 내란 사태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내수 경기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무역 전쟁의 확대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수정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까지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기관들은 대부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0%대 성장률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내란 사태 여파가 지속됐던 올해 1분기는 성장률이 최악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예상했다. 경제가 성장하지는 못하고 물가만 오르면 국민 삶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에 지친 서민들은 하루하루 삶이 힘들고 고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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