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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31일 목요일

한덕수, ‘홍범도함 논란’ 질문하는 야당 의원에 사상 검증 역공

 


한덕수, 기동민 의원에게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빼려는 거 아니죠? 아니시죠?”

기동민 의원 질의에 답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방송 화면 갈뮐

홍범도 장군

홍범도 장군이 봉오동전투 등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뒤, 일본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독립군은 물론이고, 민간인까지 무차별로 살해했다. 홍 장군은 수천 명이 죽는 간도참변을 겪은 후 러시아로 향했다. 타국에서 한인사회를 건설하여 독립운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소련 공산당에 입당해야 했다. 그는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레닌 이후 최고지도자가 된 스탈린은 한인들을 반사막지대인 지금의 카자흐스탄으로 쫓아냈다. 홍 장군은 1943년 10월 일본 패망과 독립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홍 장군의 공산당 입당은 소위 ‘친일파’로 거론되는 이들처럼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독립과 한인사회 건설을 위한 일이었다. (▶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무장독립투쟁의 전환기’와 ‘강제이주와 쓸쓸한 말년’ 참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입당 경력을 문제 삼아 해군 잠수함인 ‘홍범도함’의 함명 변경을 시사했다. “극우적 역사관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라고 비판하는 야당 국회의원에게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자 하는 것 아니냐?”라며 사상을 검증하려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 총리는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국체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의원 사상검증
“자유 빼려는 거 아니지?”


이날 예결위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범도함 개명 논란에 관해 질문했다.

홍범도함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건조된 신형 잠수함이다. 그런데 최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홍범도함 함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과거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었다는 이유를 문제 삼았다.

이날도 한 총리는 당연히 잠수함의 함명을 변경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변했다.

▷ 기동민 : 정부 입장에서 홍범도 잠수함 개명 문제 검토하고 있습니까?
▶ 한덕수 : 국방부에서 검토하리라 생각하고요. 군함에다가 그 전 소련에 공산당원의 자격을 가진 사람을 ... 저는 그거는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기동민 :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잠수함을 개명한 사례가 있습니까?
▶ 한덕수 : 글쎄요. 전 세계 사례가 어떤지는 저희한테 중요할 게 없습니다.
▷ 기동민 : 중요하죠.
▶ 한덕수 : 우리의 주적과 전투해야 하는 그 군함을 상징하는 ..
▷ 기동민 : 사례가 두 가지가 있는데, 나라가 망했거나, 히틀러 같은 독재자들이 마음대로 잠수함의 명칭을 개명하는 거죠. 대한민국이 망했습니까?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8.31. ⓒ뉴스1


‘민생을 챙겨야 할 시기에 극우적 역사관으로 이념문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우리 국가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와 홍범도함 개명 등을 검토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역사관과 이념이 “우리의 국체”라며, “어떻게 국체를 극우라고 표현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 기동민 : 국방부 설명에 의하면 창군 이후 사람들로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1910년 돌아가신 안중근 의사의 탑이 거기 세워져 있어요. 어제 운영위에서도 논란됐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논란과 지적이 반복될 때마다 기준이 추가돼요. 전향됐기에 상관없다, 경제발전에 이바지했기에 상관없다, 도대체 무엇이 윤석열 정부의 기준입니까?
▶ 한덕수 :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확한 국체는 자유민주적기본질서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헌법 제1조에 의한 민주공화국에 맞지 않는 일은 당연히 고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 대답입니다
▷ 기동민 : 그게 기본신념에 맞지 않는다?
▶ 한덕수 : 주적과 싸워야 하는 군함이!
▷ 기동민 : 한쪽의 지극히 편협한 보수적이지 못해 극우적 역사관에 기인하는 겁니다. 왜 그걸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까지 그런 극우적 인식을 국민에게 설파하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 한덕수 : 그걸,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우리의 국체를 어떻게 해서 도대체 극우라고 표현하는 겁니까!?

한 총리는 기 의원에게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자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며, 기 의원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기동민 : 독립투사 5인에 대한 흉상을 이전할 것인가 철거할 것인가 이런 걸 당장 백지화하는 게 맞습니다. 건의도 총리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한덕수 : 의원님 질문 들으면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자 하는 그런
▷ 기동민 : 전혀 그런 말씀 드린 적도 없고요.
▶ 한덕수 : 그건 아니죠? 그건 아니시죠? 자유를 빼고자 하는 건 아니죠~?
▷ 기동민 : 다시 질문드립니다. 민생이 중요한데, 국민을 이념 대립의 논쟁으로 비화시키는 잘못된 논쟁에 대해 백지화를 선언할 혹은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향 있습니까?
▶ 한덕수 : 우리의 국체를 지키는 일이라면, 그런 건 거의 할 생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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