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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2일 금요일

[러시아는 지금]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의 선두, 러시아

 


이인선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1/22 [19:01]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었다. 

 

북은 이번 당 대회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비롯한 국방 분야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번 북의 당 대회를 지켜보던 전 세계 사람은 원체 군사 분야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극초음속 무기가 무엇이냐며 관심과 궁금증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극초음속 무기 개발의 선두주자는 러시아로 알려져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3월 1일 6종의 차세대 무기로 극초음속 무기, 수중 드론,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을 공개했다. 

 

이번 글은 극초음속 무기가 무엇인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해 여러 나라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다루고자 한다. 

 

▲ 아방가르드  

 

1.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의 서막

 

최근 러시아, 중국, 북한, 미국, 일본 등의 국가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다. 극초음속은 기본적으로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인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말한다. (마하 1은 공기 중에서의 음속인 시속 1,224km에 해당한다. 따라서 마하 5는 시속 6,120km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최소 5배 빠른 데다 낮은 궤도와 궤도 수정 가능 등의 이유로 현재 지구상에 있는 미사일 방어망으로 감지하기에 매우 어렵다.

 

미국은 2013년 극초음속 미사일 X-51A 웨이버라이더가 마하 5의 속도로 210초간 날았다고 발표했고, 인도는 2016년 극초음속 미사일을 마하 6의 속도로 5초간 가동하기도 했다. 이때 미국의 X-51A는 B-52H 전략 폭격기에 실려 쏘아졌다.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등장하자 서방 언론은 “극초음속 전투기에 적용하면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몇 시간 내에 폭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식으로 전쟁을 염두에 두는 보도를 했다. 전쟁으로 세계 패권을 유지한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위협으로 되고 있다.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빠르게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3월 국정연설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를 비롯한 차세대 여섯 종의 전략무기를 공개하면서 러시아는 미국보다 훨씬 앞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두 달여 뒤 러시아는 최대 속도 마하 27인 아방가르드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8년 11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은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마하 10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둥펑-17 미사일을 공개했다.

 

현재 러시아,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부문의 선두권으로 알려져 있다.

 

2.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선두로 된 이유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 비행체(HGV)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대부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에 극초음속 비행체를 탑재해 발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 궤적을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원하는 방향으로 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로지 중력을 이용한 기존의 탄도 미사일보다 미사일 방어 체계를 쉽게 꿰뚫을 수 있다.

 

러시아는 1980년대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를 진행했지만 무기로까지 개발하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소련의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 규제 조약에 따라 서로의 요격미사일과 발사대의 숫자를 제한하기로 한 약속 때문이었다. 이로써 미국과 소련은 두 나라 간 발생할 핵전쟁 위험을 막고 서로의 전략적 균형을 이루고자 했다. 그런데 미국은 유럽, 한국 등에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2001년 탄도탄요격미사일 규제 조약(ABM)’ 탈퇴 발표, 2017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발표 등을 일방적으로 감행했다. 미국은 자국에 위협이 되는 나라들을 겨냥해 무기와 방어체계 개발을 시작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극초음속 무기를 비롯한 첨단무기 개발과 무기 현대화에 힘을 쏟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이때를 “미국이 2002년 ABM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우리는 미국의 전략적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응하여 이러한 무기를 만들어야 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모든 핵 잠재력을 무력화하고 무효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6년 연말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을 누구도 반박하지 않는다. 미국에 미사일, 잠수함, 항공모함 등이 더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 현대화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2016년 기준 50%의 무기를 현대화했으며 2021년까지 70%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미사일 방어망 극복 시스템을 포함한 핵전력 현대화에서 진전을 봤다”라며 “러시아가 개발한 미사일 방어망 회피 시스템(공격 미사일)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시스템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언급했다. 단지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군비 경쟁에서 러시아 경제 사정에 맞지 않는 무리한 예산은 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르콘 발사장면  

 

▲ 수중드론 포세이돈  

 

3. 러시아의 대표적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와 킨잘, 지르콘

 

푸틴 대통령은 2018년 3월 1일 연례 국정연설에서 핵추진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마하 20 이상의 극초음속 비행체 아방가르드, 대기권에서 마하 10 속도로 내리꽂는 항공모함과 벙커 공격용 순항미사일 킨잘, 한 발로 미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마트, 핵탄두 탑재 대륙간 수중 드론(자율 어뢰) 포세이돈, 대륙간탄도미사일 탑재 차량급 8축 16륜 이동식 차량에 장착된 신형 레이저 무기를 공개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2018년 12월 26일 최대 마하 27(시속 3만 3,048km)의 아방가르드가 최종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아방가르드는 극초음속으로 비행해 수천km 떨어진 극동 캄차카에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라고 설명했다. (발사 영상 : https://ria.ru/20181227/1548769692.html)

 

러시아 국방부는 2019년 11월 24~26일 러시아를 방문한 미 군사사찰단에 아방가르드를 공개했다. 당시 국방부는 미-러 신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뉴스타트)을 따른 투명성 강화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미국과의 불필요한 군비경쟁 가속화를 우려하며 2021년 종료되는 뉴스타트의 연장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러시아는 2019년부터 킨잘 순항미사일과 아방가르드를 대량생산, 실전배치하고 새로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을 개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9년 2월, 마하 9의 속도와 1,000km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수상함 및 잠수함에 배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2019년 12월에는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육상용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타스 통신은 지난해 4월 11일 러시아 해군의 스크램제트 기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지르콘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여러 차례 공개하면서 군 당국이 2022년 애드미럴 고르쉬코프함에 이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통신은 군 당국이 2021년부터 야센급 1번함인 세베로드빈스크 핵추진 공격 잠수함에서 지르콘 발사시험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1년 내 4,700여 개의 군사 장비를 군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 한다. 현재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 부문에서도 가장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다.

 

4. 러시아와 중국, 인도, 북한과의 과학 교류

 

중국과 러시아의 IT 기술 협력과 국방 협력은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 지정으로 본격화했다. 2019년 6월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0년과 2021년을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로 정했다.

 

풍전매(風傳媒) 통신은 2020년 8월 27일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비핵 잠수함을 공동 설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통신은 러시아가 주력 전투기인 S-35를 중국에 판매할 계획이며, 중국이 러시아와 체결한 S-400 미사일 구매 계약이 무기 전달과 함께 최종 완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미사일 공격 예보시스템 기술도 지원하기로 했다. 2019년 10월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미사일 예보 시스템 구축에 러시아 기술이 지원된다고 밝힌 바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스푸트니크뉴스 등은 2020년 10월 18일 인도가 아라비아해 상의 스텔스 구축함 첸나이 함에서 해상발사형 브라모스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브라모스는 러시아와 공동 개발해 지난 1989년부터 실전배치하고 있는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인도는 러시아와 2017년 브라모스의 사거리를 800㎞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한 후 육상, 해상, 공중 발사시험을 해왔다. 현재 두 나라는 마하 2.8(시속 3,427㎞)인 브라모스를 이르면 5년 이내에 늦어도 8년 이내 마하 5(시속 6,120㎞) 이상의 극초음 미사일로 성능을 개량할 계획이다.

 

▲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최근 북의 노동신문은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신형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전투적 사명의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19일 러시아 최고 지도자로서 사상 처음 북한을 방문하여 2일간 공식 일정을 진행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10여 개의 협의 내용을 담은 북·러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특히 금속 분야 협정을 비롯한 협력협정을 북한과 체결했다. 이날 이후로도 북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통해 공식적으로 과학기술, 외교, 군사, 경제 등 교류협력 사업을 확대해왔다. 

 

과거 북의 노동신문은 러시아 첨단무기 기술의 국산화 비율이 매우 낮다며 ‘푸틴 대통령은 2017년 첨단무기 기술 국산화율을 30%까지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90%, 더 나아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예정웅 북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는 러시아가 짧은 기간 동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이유를 북의 뛰어난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의 기술과 특수금속 등의 군사 부문이 러시아에 유입되었다고 주장한다. 현대 첨단무기 가격의 70~80% 이상을 소프트웨어가 차지한다. 북이 매번 컴퓨터 코드쉐프대회 등 소프트웨어 분야 국제경기에서 우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노동신문 기사에서 러시아 첨단무기의 기술의 국산화율을 평가, 분석한 것을 미루어 보아 북이 북러 간의 과학 교류, 군사 교류를 통해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를 비롯한 첨단무기 개발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참고 자료 : http://m.jajusibo.com/a.html?uid=38341)

 

5. 글을 마무리하며... 러시아의 국방정책과 군사전략

 

러시아의 총병력은 2020년 기준 상비군만 1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지상군 35만 명, 해군 14만 명, 공군 16만 명, 전략미사일군 8만 명, 항공우주방어군 4만 명, 공수부대 3.5만 명, 기타 병종 및 직할부대 19.5만 명이 이에 해당한다.

 

러시아의 국방정책에서 주목해볼 사항은 군사력 사용과 관련한 부분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국가방위를 위한 방어목적의 충분한 군사력을 갖추는 것을 군사력 건설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 간 분쟁은 정치적 해결을 우선으로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에만 군사력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핵 보유 및 사용이 침략의 억제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가 앞으로 나라의 방어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해 어떤 무기들을 선보일지 관심을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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